2023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등 요인과 향후 흐름
담당부서조사국 물가고용부 물가동향팀 박창현 팀장, 임웅지 차장등록일2023.09.05 조회수9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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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이후 둔화 흐름을 이어가며 지난 7월 2.3%까지 낮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기준)이 8월중 3.4%로 크게 높아지면서 물가 오름세가 다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8월 소비자물가 반등의 배경과 향후 흐름을 점검해 보았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큰 폭 반등은 석유류 및 농산물 가격 변화에 기인
8월중 전월 수준의 상승률(3.3%)을 유지한 근원물가와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7월중 2%대에서 3.4%로 반등하였다. 이는 8월 경제전망 당시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최근 석유류 및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 석유류가격이 예상대로 그간의 기저효과(base effect)가 반대로 크게 작용한 가운데 최근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대비 상당폭 올랐으며, 농산물가격도 집중호우·폭염·태풍 등의 영향[1]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1.1%p 높아졌다.
특히 최근의 소비자물가 움직임은 에너지가격의 기저효과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석유류가격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중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하는 데 기여한 반면, 작년 8월중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을 상당폭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상승률 반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2], 유로지역, 영국 등에서도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나타날 것으로 예상[3]된다.
그림 1.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한국)
자료: 통계청
(유로지역·영국)
자료: Eurostat, ONS
(미국·캐나다)
자료: BLS, BEA, STATCAN
그림 2.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동 요인
(물가상승률 변동 요인)
(농산물가격)
(석유류가격)
자료: 통계청, 한국은행
9월 중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진 후 4/4분기 중 3% 내외에서 등락할 전망
1년 전과 최근의 물가 흐름에 비추어 볼 때,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석유류가격의 경우 지난해 9월 전월대비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최근에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가격도 기상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추석 수요 등으로 상방압력이 커질 가능성[4]이 있다.
그러나 10월 이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낮아져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근원물가 오름세가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등으로 개인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5]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도시가스요금 상승률도 작년 10월 큰 폭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6]
향후 물가 경로가 평탄하지 않더라도 기조적인 둔화 흐름은 이어질 전망
이러한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향후 유가 및 국제식량가격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한 가운데 그간 누적된 비용상승압력의 파급영향, 공공요금 및 유류세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물가 움직임이 평탄하지 않을(bumpy) 수 있지만, 지난 2년에 비해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되면서 기조적으로는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물가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겠지만 한두 달의 움직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7] 추세적인 물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림 3. 근원물가 오름세1)2)
주: 1) 전년말대비 상승률 기준
2) 점선과 음영은 2016~19년 평균과 범위를 나타냄
자료: 통계청, 한국은행
그림 4. 국제유가 전망1)
주: 1) 브렌트유 기준 분기 전망
2) 점선은 3개 기관(EIA, IHS, OEF) 및 6개 IB(GS, JPM, Citi, BoA, Barclays, MS) 전망 평균, 음영은 전망 범위
자료: 한국은행, 각 기관
[1] 최근의 국내 기상여건 악화, 이상기후에 따른 국제곡물가격 상승압력 증대 등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2023년 8월 경제전망보고서 <I. Box3> 을 참고하기 바란다.
[2] 지난해 6월 정점을 기록하였던 美 CPI 상승률은 올해 6월 3.0%까지 낮아졌다가 7월에 3.2%로 반등한 데 이어 8월에도 오름폭이 확대(3.8%, Cleveland 연준의 9.1일 Nowcasting 기준)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유로지역과 영국은 러우전쟁의 영향으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점 시점이 여타 주요국에 비해 늦었던 만큼 올해 연말경에야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상승률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4] 다만 정부의 추석 물가안정 대책 등은 농산물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5] 올해 중반 이후 근원물가는 2021년 중반 이후 물가 급등을 야기한 팬데믹과 러우전쟁에 따른 충격의 영향이 완화되면서 지난 2년간에 비해 상승모멘텀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6] 올해 10월에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이 없을 경우 작년 10월중 인상(전기 +7.4원/kWh, 도시가스 +2.7원/MJ)에 따른 기저효과만으로도 올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p 정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7] Powell 美 연준의장도 올해 7월 FOMC 기자회견에서 6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호전되었지만 이는 한 달치 데이터(only one month’s data)에 불과하며 기조적인 물가 흐름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실제로 앞서 기술하였듯이 美 CPI 상승률은 올해 6월 3.0%에서 7월 3.2%로 높아졌으며 8월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