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의 유쾌한 상상, 250만 관객 사로잡은 정치 코미디
2009년 개봉한 장진 감독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세 명의 가상 대통령을 통해 정치와 삶의 축소판을 재치 있게 그려내며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 작품은 임기 말년의 대통령 김정호(이순재 분), 외교적 결단력을 갖춘 젊은 대통령 차지욱(장동건 분), 그리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 한경자(고두심 분)가 각각 정치적 결단과 윤리적 선택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장진 감독다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44억 복권'에 속앓이하는 대박 대통령, 김정호
영화의 문을 여는 인물은 이순재가 연기한 김정호 대통령이다. 작중 시작 시점에서 임기 말년을 맞이한 그는 진보 계열의 정치인으로 묘사된다. 김정호는 월드컵 개최 복권 발매 행사에서 구입한 복권이 1등 244억 원에 당첨되면서 남모를 속앓이를 시작한다.
구매 당시 "당첨된다면 좋은 복지재단에 기부하고 국민을 위해 쓰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작중 민주화 투사 출신 설정과 전직 대통령 사면 등의 행보는 실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을 일정 부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카리스마와 인간미 사이, 꽃미남 싱글 대통령 차지욱
김정호의 후임으로 등장하는 차지욱(장동건 분)은 세 대통령 중 가장 젊은 인물이다. 서울대학교와 뉴욕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정치인으로, 김정호 정부 시절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활동한 보수 계열 대통령이다. 취임 후 북한과 일본, 미국 간의 국제적 갈등 해소라는 외교적 난제와 신장 이식이라는 개인적·윤리적 과제에 동시에 맞닥뜨린다. 전임 김정호 대통령을 사석에서 '아저씨'라 부를 만큼 친밀한 사이이며, 그의 딸 김이연과는 소꿉친구 관계다. 또한 사별 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싱글 대통령이기도 하다.
고두심이 연기한 한경자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차지욱의 뒤를 이어 집권한다. 김정호 정부 시절 대법관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진보 계열 정치인이다. 이러한 이력은 개봉 당시 참여정부 시절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연상시켰으며,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추미애 전 장관의 행보와도 닮은 점이 있다. 한경자는 집권 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지역 개발 계획에 남편이 대책 없는 내조로 얽히면서 정치적 이혼 위기에 처하게 된다.
개봉 2주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250만 관객 사로잡은 비결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청와대 내부의 인간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위트 있게 다루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개봉 첫 주에만 7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개봉 2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이후 개봉 31일째에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 흥행을 마무리했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대통령들의 재치 있는 일상을 담은 이 영화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한국 정치 코미디 작품으로 꼽힌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터무니없는 평점 때문에 10점 줌…. 뛰어난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낮은 평점 먹을 이유는 없음", "이순재는 역시 대통령 연기도 참 잘하는 만능의 신이다", "복권 얘기하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음", "모든 정치가 이렇게만 된다면 정말 행복할 텐데.. 요즘 같은 시기에 너무 기분 좋게 본 영화다. 평점이 왜 이렇게 낮지", "이 정도로 저평가 받을 영화는 아니다. 신선했다", "지극히 인간적인 영화. 대부분일지 아닐지는 몰라도 내가 바라는 수장은 영화에서 표현한 대통령들처럼 인간적인 수장이길 원한다는 것이다.'굴욕의 역사는 있을지 몰라도 굴욕의 정치는 하지 않는다", "그닥 현실성은 없는 내용이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소소한, 잔잔한 드라마로 보기엔 괜찮음. 임하룡 선생의 팬으로, 대배우들 사이에서 임하룡 선생의 연기도 꽤 좋았음"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