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위원장 첫 연임… 양경수, 대정부 투쟁 예고
3년 임기… “尹정권 퇴진 운동”
강성 기조에 산하노조 탈퇴 이어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에서 현 위원장인 양경수 후보(사진)가 민노총 역사상 첫 연임에 성공했다. 두 번째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 양 당선인은 “윤석열 정권 퇴진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민중의 요구”라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28일 민노총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를 뽑는 결선투표에서 기호 1번 양 후보가 36만3246표(56.61%)를 득표해 20만1218표(31.36%)를 얻은 박희은 후보를 제치고 위원장에 당선됐다. 양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태환, 고미경 후보는 각각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양 당선인은 민노총 내 최대 계파인 전국회의(민족해방·NL 계열) 출신으로, 강성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추진, 노조 회계 공시 등 노동개혁 정책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지휘했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대정부 투쟁을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양 당선인은 2021년 5월 1일 노동절 집회를 주도한 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고 올 2월 벌금 4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양 당선인은 당선 뒤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자의 새로운 희망을 세워냅시다”라고 말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민노총 지도부의 강경 일변도가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동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민노총의 반대 탓에 공익위원 중재안보다 60원 낮은 최저금액이 결정됐는데,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이 돈은 연간 15만 원 수준”이라며 “대정부 투쟁만 강조하는 지도부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하노조의 탈퇴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 안동시청 공무원 노조(안공노)가 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를 탈퇴했다.
이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