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이틀 연장 합의… 美 “교전중단 계속 추진”
美CIA-모사드 국장, 카타르 회동
‘반유대주의’ 논란 머스크, 이 찾아
“하마스 제거 나도 돕고 싶다” 맞장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가 2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와 함께 방탄조끼 차림으로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를 둘러보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추가 인질 석방 및 휴전 이틀 연장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24일 오전 7시부터 발효한 4일간의 휴전은 30일 오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인질을 최소 10명씩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 기간을 연장한다는 기존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이틀의 휴전 연장을 위해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20명을 추가로 석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당시 약 240명의 인질을 붙잡은 하마스는 24∼27일 나흘 동안 이스라엘인 50명과 외국인 19명 등 총 69명을 돌려보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했다.
그간 이스라엘에 휴전 연장을 압박해 온 미국은 양측의 이번 결정을 반겼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7일 “모든 인질이 석방될 때까지 교전 중단 연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남성과 군인 석방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질 협상을 위해 28일 카타르에 도착해 다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전쟁 발발 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아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인질을 모두 돌려받으면 하마스 궤멸에 나서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군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휴전이)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전투로 복귀할 것이고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전역에서 전력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공세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지원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집권 민주당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지원에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대가로 휴전 연장, 민간인 피해 최소화 등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유대인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글에 동의하는 댓글을 달아 ‘반(反)유대주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이스라엘 현지를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지난달 전쟁 발발 당시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남부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 등을 둘러봤다. 그는 ‘하마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도 돕고 싶다”며 적극 맞장구를 쳤다. 반유대주의 논란 후 월트디즈니 등 많은 미국 기업이 항의 차원에서 X에 광고를 중단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워싱턴=문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