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차림으로 벤치에 앉아 있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스태프 한 명이 다가와 '좀 똑바로 앉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 내 뱃살이 접히는 것(belly roll)이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는 거냐고 반문했다. '절대 안 된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해줬다."
'타이타닉'의 배우 케이트 윈슬렛(49)이 8일(현지시간) BBC 선데이 위드 로라 쿠엔스버그를 통해 오는 13일 영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리'(Lee) 촬영 도중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며 여성들이 "진짜 몸매인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퍼스 바자 영국판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얘기를 들려줬다.
윈슬렛은 패션 모델로 일하다 2차 세계대전에 종군 사진기자로 활동한 엘리자베스 리 밀러를 정직하게 표현하려고 운동을 그만뒀다고 했다.
"그녀(리)는 역기를 들거나 필라테스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치즈와 빵을 먹고 포도주를 마셨다. 그리고 그런 것을 크게 괘념하지 않았다. 그래서 물론 그녀의 몸은 부드러웠을 것이다. 여성들은 부드럽고, 어쩌면 뱃살도 두어 번 접힐 수 있는 진짜 몸매인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말도 보탰다. “우리는 그것(진짜 몸매)를 보거나 즐기는 일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 본능적으로 기이하게도 보면 비판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여성을 낙인찍는 일을 좋아하는지 재미있을 정도다." 윈슬렛은 그 주제를 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생은 너무 짧아 뒤돌아보고 싶지 않다. 그딴 일에 왜 걱정하지 싶고 더 이상 걱정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퍼스 바자 인터뷰를 통해선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싫지 않냐'는 질문에 "오히려 반대"라며 "얼굴에 있는 것이 내 삶이기 때문에 자랑스럽다. 그게 중요하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가리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주름 없애는 시술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며 "나는 해가 지날수록 스스로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사라지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윈슬렛은 과거에도 자연스러운 몸매를 보여주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윈슬렛은 2021년 6월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미국 HBO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Mare of Easttown) 촬영 당시, 감독이 뱃살이 카메라에 잡혔다며 삭제를 권했을 때 "절대로 삭제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윈슬렛은 "드라마 포스터의 보정이 너무 심해 '내 눈 옆에 주름이 얼마나 있는지 다 안다. 원래대로 돌려달라'며 두 차례나 돌려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윈슬렛은 1990년 데뷔한 배우로, 1997년 영화 '타이타닉'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거듭났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리틀 칠드런',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로 2005년, 2007년, 2009년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2016년 '스티브 잡스'로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