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줍쇼(2) / 드루와
서울에서 살아온 지도 어언 반세기 지났다. 고슴도치 같던 녀석이 70 중반 다 됐으니 어지간 인생에 때를 묻혔다 봐야할 것이다. 혹여나, 되바라져서 약삭빠르기 이를 데 없을 거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마는 여태 촌티를 벗지 못했다.
‘드루와‘ 늘그막에 촌스런 별명 하나 얻었다. 비아냥대는 별명이지만 고향의 뿌리문화 같아서 되레 정겨운 위안을 받는다. ’드루와‘는 ’들어와‘다. 얼마 전 jtbc 방송국 ’한끼 줍쇼‘ 프로그램 진행자 강호동씨가 요리사 최현석씨와 함께...
예고도 없이 초인종을 누른다. 마침 떡국을 먹고 있던 중인데, 강호동씨라고 하기에 웬일인가 싶어서 대문 밖을 나가보니 ‘한기 줍쇼’ 여차저차 한다. 뜬금없는 일이라서 정리가 되지 않았으나 불문곡직 도리라 생각하여 어서 ‘드루 와!’ 했던 것.
추운데 안으로 들어 와서 얘기 하자는 말이 급하게 터져 나온 바람에 우수개소리 별명이 생긴 것이다. ‘드루 와’는 인간미가 넘치는 정감의 토속어다. 밥 한 끼가 대단한 것도 아니지마는 요즘같이 각박한 물질문명사회에서...
‘어서 두루 와!’ 이 얼마나 반갑고 다정한 말인가. 방송을 본 둘째딸이 하는 말, ‘엄마는 눈썹이라도 좀 그리고 나오시지’ 그런다. 그러자 아내의 대답이 ‘밤에 눈썹 그릴 일이 없어서’ 한다. 허, 결혼 46년차 우리 사이에 그렇기도 하겠다.
아내의 명답은 노상 듣는 말이다. 우수가 지났으니 봄인데 마음은 춥다. ‘법’ 법하면서 마음을 닫아버리는 불신의 이웃관계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법이 우리에게 필요하긴 하지만 군림하는 태도의 ‘법대로’는 곤란하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살고 싶다면 남들도 그렇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에는 긍정적이면서 남의 일 못마땅하게 여긴다면 남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결국 누워서 침 뱉는 꼴이 된다. 하찮은 이익 앞에 연연하지 말고 마음 비우자.
좋은 세상 혼자 이끌어갈 수는 없다. 그러나 좋은 세상 만드는데 나의 역할이 있으므로 빠져서는 안 된다. 아무리 유능한 대목수라 할지라도 혼자서 집을 지을 순 없다. 거기에는 품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이 사회의 착한 놉이 되자.
첫댓글
감사합니다
늘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