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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의 계절 – 문수봉,매두막,하설산,어래산
1. 문수봉에서 조망, 앞은 큰두리봉, 오른쪽 멀리는 황정산, 멀리 가운데는 도락산
나는 한 가지 야망 혹은 결심을 품은 채 성장했다. 그것이 없었더라면 나는 훨씬 더 행복하게 지냈으리라. 나는 늘
생각에 골몰하느라 몽상가 특유의 몽롱한 눈빛을 하고 지냈다. 머나먼 고장에 있는 그 높은 산들은 항시 나를 사로
잡았고 그들의 영혼 속에 나를 끌어들였으니까. 나는 끈기라는 자산과 그 밖의 사소한 장점들로 내가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표적은 이미 높이 설정되어 있었으며, 한 차례씩 좌절을 겪을 때마다 적어도 한 가지
큰 꿈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루고야 말겠다는 결심은 더욱더 굳어졌다.
―― 얼 덴멘, 『에베레스트에 홀로 오르다(Alone to Everest)』(존 크라카우어 지음, 김훈 옮김, 『희박한 공기
속으로』(황금가지, 1997)에서)
주) 얼 덴멘(Earl Denman, 1914~1994)은 1947년에 에베레스트 단독 등정을 시도한 캐나다 산악인인데, 에베레스
트 정상에 오르는 데는 성공하지는 못했다.
▶ 산행일시 : 2025년 12월 7일(일), 맑음, 미세먼지 심함
▶ 산행인원 : 2명(광인, 악수)
▶ 산행코스 : 건학마을,문풀골,등곡지맥,문수봉,1,010m봉,956m봉,오두현,매두막,하설산,어래산,안부,임도,느티재
▶ 산행거리 : 도상 12.2km
▶ 산행시간 : 7시간 28분(09 : 26 ~ 16 : 55)
▶ 갈 때 : 청량리역에서 KTX 열차 타고 단양으로 가서, 버스 타고 벌천에서 내려 명전2리 지나 운수암으로
가서, 버스 기다리다 당곡(당골)까지 다시 걸어가서 트럭 히치하여 건학마을로 감
▶ 올 때 : 느티재에서 택시 타고 수산면 남제천농협 앞으로 가서(택시요금 18,200원), 저녁 식사하고 택시 타고
청풍교 건너 학현마을 입구로 가서(택시요금 19,400원), 버스 타고 제천역으로 가서, KTX 열차 타고
청량리역으로 옴
▶ 구간별 시간
05 : 45 – 청량리역
07 : 06 – 단양역, 벌천 가는 버스(07 : 47)
08 : 13 – 벌천
08 : 18 – 명전(鳴田)2리
08 : 35 – 옥수동(玉首洞)
09 : 02 – 차갓교
09 : 20 – 당곡(당골)마을, 트럭 히치
09 : 24 – 건학(乾鶴)마을, 산행준비, 산행시작(09 : 26)
10 : 20 – 등곡지맥 안부
11 : 03 – 문수봉(文繡峰, △1,167m), 휴식( ~ 11 : 18)
11 : 53 - 956m봉
12 : 05 – 오두현(烏頭峴), 점심( ~ 12 : 20)
13 : 10 – 매두막(鷹頭幕, 1,115m), 휴식( ~ 13 : 20)
13 : 50 – 안부
14 : 29 – 하설산(夏雪山, △1,035m), 휴식( ~ 14 : 42)
15 : 45 – 어래산(御來山, 817m), 휴식( ~ 16 : 04)
16 : 28 – 안부, 임도
16 : 55 – 느티재, 산행종료
17 : 10 – 수산면 남제천농협 앞, 저녁( ~ 17 : 55), 택시(18 : 19)
18 : 34 – 학현마을 입구, 제천역 가는 버스(19 : 05)
19 : 35 – 제천역, KTX 열차 출발(19 : 53)
20 : 56 - 청량리역
2. 산행지도
▶ 문수봉(文繡峰, △1,167m)
엊그제 서울은 오후 퇴근시간 무렵 기습적인 강설로 교통대란을 겪었다. 눈이 내린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지만
저간의 기상청 일기예보로 미루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호되게 당한 꼴이었다. 그 대신 서울 근교 산들은 일제히
설산으로 탈바꿈하여 보기에 아주 좋았다. 금년 겨울 들어 모처럼 첫눈 산행이 될 거라 예상하고 준비를 철저히 했
다. 스패츠이며 아이젠을 점검했고, 고글도 넣었다. 내복 입고 핫팩과 털장갑도 여유 있게 준비했다. 이러면 에베레
스트인들 못 가랴 싶다.
청량리역에서 05시 45분발 단양역을 경유하는 안동행 KTX 열차를 탄다. 해 뜨는 시간이 07시 30분께이다. 캄캄한
밤중이다. 열차에 오르니 광인 님이 먼저 왔다. 같은 호실에 같은 열 각각 양 창쪽 좌석이다. 광인 님과 예매일자를
달리했고 좌석지정도 하지 않았는데 KTX 열차가 절묘하게 배정했다. 5개 호실 중 4호실의 67개 좌석에서 나란히
앉게 되었으니 확률을 계산하면 1/5 × 1/66 = 1/330이다. 산행 중에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열차는 밤으로 간다. 차창 밖 풍경은 시커멓다. 이따금 도로 가로등 불빛만 명멸한다. 김기림의 「북행열차」
그 시절이 그립다. 특히 마지막 구절이 눈에 선하는 절창이다.
移民들을 태운 시커먼 기차가 갑자기 뛰어들었음으로 명상을 주물르고 있던
강철의 철학자인 철교가 깜짝 놀라서 투덜거립니다. 다음 역에서도 기차는
그의 수수낀 로맨티시즘인 기적을 불 테지. 그렇지만 이민들의 얼굴은 차창에서
웃지 않습니다. 기관차에게 버리운 연기가 사냥개처럼 검은 철길을 핥으며
기차의 뒤를 따라갑니다.
단양역에 도착하자 아침은 어슴푸레하게 밝아온다. 벌천 가는 417번 버스가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역사 밖으
로 나가 아침이 오는 풍경을 살핀다. 미세먼지가 심하다. 그래도 강 건너 우뚝한 천주봉(579m)과 망덕미(526m)가
반갑다. 벌천 가는 버스의 승객은 우리 둘뿐이다. 강변도로를 택시처럼 달린다. 하방리에서 여자 한 분이 타더니
신선암휴양림 입구에서 내린다. 들판 길을 달린다.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지나고 벌천이다.
우리는 버스에 내려 걸어간다. 명전2리에서 건학마을 가는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이른 아침 들판의 풍경이 고즈넉
하다. 오가는 사람이나 차가 없어 조용하다. 골짜기 옅은 안개는 몽환적이다. 이런 분위기에 취했음이다. 명전2리에
서 환승할 (동로에서 오는) 버스가 오려면 시간 여유가 있어 한 정류장쯤은 더 걸어가기로 한다. 들판 길을 가면서
바라보는 도락산 연릉 연봉이 새롭다. 옥수동(玉首洞)이다. 버스에 내린 벌천에서 1.5km 정도 걸어왔다.
광인 님은 문수봉의 들머리인 건학마을을 갈 버스의 운행상태를 휴대폰 카카오버스 앱으로 계속 관찰한다. 우리가
방금 지나온 명전2리에 그 버스가 도착했음을 확인했는데 갑자기 카카오버스 앱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별 수 없다.
걸어간다. 옥수동에서 건학마을까지 5.7km 정도 된다.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다. 설악산 갈 때 용대리에서 백담사까
지 6km 되는 길도 걸었고, 덕유산 백련사에서 구천동주차장까지 6.4km도 여러 차례 오갔다.
3. 단양역 앞 아침 풍경, 멀리 가운데는 천주봉(579m)과 망덕미(526m)
4. 서편 하늘의 둥근 달이 포인트이다
5. 명전2리 지나 옥수동 가는 들판 길의 아침풍경
7. 앞에서부터 검봉, 채운봉, 도락산
8. 명전2리 지나 옥수동 가는 들판 길의 아침풍경
차갓교 지나고 언덕배기 오르막이다. 은근히 땀난다. 이러다 혹시 시간에 쫓겨 어래산을 오르지 못할까 조바심이
난다. 당곡마을 근처다. 1톤 트럭이 온다.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트럭이 멈추자 우리의 사정을 설명하고 짐칸이라도
좋으니 부디 태워주실 것을 간청하였다. 타시라고 한다. 앞좌석이 3개에 나란히 탄다. 사장님 말씀, 그 버스는 명전2
리에서 건학마을 쪽으로 가는 손님이 있으면 가고, 없으면 버스를 돌려 동로로 간다고 한다. 헛웃음이 난다.
당곡마을에서 건학마을까지 3.3.km이다. 약간의 오르막도 있으니 걸어서는 1시간 가까이 걸릴 거리다. 트럭으로
4분 걸린다. 우리를 태워주신 이분 사장님이 하시는 일마다 일익번창하기를 빈다.
건학(乾鶴)마을. 문경시 홈페이지의 문화탐방 ‘배교자의 밀고로 순교자를 낸 문경시의 최북단 교우촌’이란 제하의
내용 중 일부이다
“문경시의 최북단에 위치하여 충북 단양군 대강면과 제천시 덕산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곳에 건학 교우촌이 있
었는데, 병인박해 때 배교자의 탐욕과 밀고로 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이 시몬이 순교하고 교우촌 마을에 살던
신자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피난을 떠났다. 건학 교우촌이 있던 문경시 동로면 명전리 점터는 원래 예천군 동로면 지
역으로 1895년 문경군으로 편입되었다. 건학(乾鶴)이란 마을 이름도 마을 주위에 있는 산의 형상이 마치 학이 하늘
로 올라가는 형상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 주민들은 보통 거느기라 부르고 있다. 신자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박해 초기부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 이때 잡혀 간 부녀자와 아이들을 구하고자 이 마을에 살고 있던 전 하비에르와 여우목[狐項里] 성 이윤일 요한
회장의 아들인 이 시몬이 이들을 뒤쫓다가 오히려 포졸들에게 잡혀 예천 관장에게 잡혀 갔다. 공주 감영으로 이송
후 관장은 곧 사형 선고를 내렸고 복잡한 절차와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옥중에서 교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곧 1865년 12월 10일경(음)에 두 순교자는 치명하니 전 하비에르는 나이 49세요, 이 시몬은 24세였다.”
그 교우촌의 흔적일까? 골짜기 옆의 널찍한 묵은 임도를 잠시 오르면 허물어진 건물이 나오고 그 뒤로는 아무런 인
적이 없다. 이곳저곳 들락날락하다 계류 건너 묵은 임도를 만난다. 묵은 임도는 폐축사에서 끝난다. 폐축사도 한때
교우촌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골짜기 따라 오른다. 인적은 있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낡은 표지기
(산꾼의 표지기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험로에서는 사라졌다가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나타나곤 한다.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자락 오금저리는 비탈을 트래버스하다 계류의 얼음 낀 암반을 살금살금 오르기도 한다. 어디고 눈은 없다. 바람도
한 점 불지 않는다. 이때는 오뉴월 비지땀 흘린다. 내복 벗고 겉옷도 벗는다. 이렇게 홀가분한 것을. 날 것 같다.
광인 님은 아예 반팔차림 한다. 어느덧 잴잴거리던 계류는 밭고 넙데데한 사면을 오른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헤치자니 쉬운 길이 아니다. 등곡지맥 주릉 안부에 올라선다. 김기림이 「關北紀行」에서 그랬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어느새 寒帶가 코를 깨문다”고. 능선에 오르자마자 스치는 찬바람이 날카롭다.
왼쪽은 대미산, 오른쪽(북쪽)은 문수봉이다. 북진한다. 문수봉까지 0.85km, 고도 350m 정도를 높여야 한다. 줄곧
가파른 오르막이다. 등곡지맥을 오가는 사람들의 색 바랜 산행표지기가 나풀거리며 반긴다. 팍팍한 오르막이다.
조망 가린 키 큰 나무숲속 길이거니와 어차피 미세먼지가 심하여 원경은 흐릿하다. 그저 낙엽 쓸어가며 오른다.
검은 땅을 지난다. 광인 님은 석탄 탄광을 개발하려다 수익성이 없어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한다.
10. 느티나무
11. 오른쪽이 도락산, 앞은 식기봉 능선
12. 앞은 대미산, 왼쪽은 황장산, 멀리 오른쪽은 천주산, 그 앞은 공덕산
13. 맨 뒤는 운달산
14. 황장산
15. 멀리 흐릿한 산이 도락산
등곡지맥 갈림길과 만나고 가파름은 한결 수그러든다. 등곡지맥은 오른쪽(동쪽) 큰두리봉(1,079m)으로 간다. 하늘
이 잠깐 트인다. 미세먼지가 산 그리매까지 가리지는 못한다. 흑백농담의 실루엣이다. 황장산은 여전히 숨차게 보인
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공덕산과 천주산을 카메라 눈으로 본다. 다시 숲속 길을 조금 더 가면 문수봉 정상이다.
조그만 정상 표지석과 그 앞은 낡은 삼각점은 거의 13년 전 그대로다.
문수봉에 대한 디지털제천문화대전의 설명이다.
“문수봉(文繡峰)은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 한가운
데에 있는 최고봉(월악산 영봉은 1,095m이다) 이다. 높이 1,162.2m. 제천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문수봉의 형태
는 풍수상 소가 엎드린 우복형국(牛伏形局)을 띠고 있다. 문수봉은 백두대간 소백산맥의 주능선에서 제천과 경상북
도 문경의 접경 지역에 위치하며, 북서쪽으로 흐르는 성천(城川)과 광천의 발원지로 생태 보존 지역이다. 남쪽으로
대미산과 마주하여 솟아 있으며 문경 방면의 남동향을 빼고는 대부분이 급사면을 이루며, 동쪽으로 지맥이 뻗다가
북쪽으로 회절하여 모녀치로 향한다.”
그럼에도 문헌에 문수봉이 文殊峰이 아니라 文繡峰인 유래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아마 문수(文殊)의 오기일 것으로
보인다. 문수는 복덕과 반야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준말로 보현보살과 더불어 비로자나불의 양 협시보살로
등장하거나 대웅전 좌측에 봉안하는데, 대체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다.
박성태의 신산경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한에 문수봉(또는 문수산)은 10개인데 충남 서천군의 문수산(紋秀山,
311.2m)과 이 문수봉의 한자 쓰임이 특이하다.
문수봉이 오늘 4좌 산행 중 유일한 경점이다. 오늘로 문수봉을 세 번째 오르지만 조망이 명료한 때는 없었다. 배낭
벗어놓고 잠시 숨 고르고 정상주 탁주 대작한다. 그러고서 북서진한다. 길고 가파른 내리막이다. 눈이 희끗희끗하고
땅은 얼었다. 아주 미끄럽다. 설설 긴다. 한 차례 길게 내리다 멈칫한 955.8m봉에서는 무심코 북동쪽 능선으로
잘못 가기 쉽다. 쭉쭉 내리다 야트막한 안부를 두 차례 지나고 너른 초원일 오두현(烏頭峴)이다. 오른쪽으로는 도기
리 양주동이, 왼쪽으로는 용하계곡이 가깝다. 점심밥 먹는다. 도시락이 아닌 간편식이다. 나는 샌드위치이고 광인
님은 찹쌀떡이다.
▶ 매두막(鷹頭幕, 1,115m), 하설산(夏雪山, △1,035m)
매두막 오르는 길도 어지간히 길고 가파르다. 세 피치로 오른다. 거친 숨에 낙엽이 들썩이고 입가에는 게거품이
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얼마간 오르고 덕순이와 함께 간다. 그리 힘 드는지 모르고 오른다. 낙엽 한 장 한 장 들어내
면 그 만리발청향(萬里發淸香)에 정신이 맑아진다. 그러니 더 오를 수 없어 조금은 아쉽다. 매두막 정상도 13년 전
그대로다. 나무에 매단 매두막 판자 표지판도 그대로다. 나는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비칠거리는데 ……. 조망은
사방 키 큰 나무숲으로 가렸다.
매두막(鷹頭幕)에 대한 디지털제천문화대전의 설명이다.
“산세가 매의 머리 형상이어서 매두막산이라 하였다. 달리 매두막봉 또는 응두봉이라고도 한다. 매를 산 채로 잡기
위한 움막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매를 이용하여 짐승을 잡는 매 사냥터로 보는 것이 타당한
듯하다.”
하설산을 향한다. 서진한다. 오를 때와는 다르게 완만하게 내린다. 수렴 사이로 보이는 하설산이 반공을 가린 장벽
이다. 지레 주눅이 든다. 안부에 내려서고 곧장 오른다. 땅만 굽어보며 오른다. 정상에 가까워서는 가쁜 숨이 턱에
차오는데 북사면으로 도는 등로가 갑자기 사나워진다. 곧추선 오르막 험로다. 얼기도 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무척
조심스럽다. 낙엽 헤집어 돌부리나 나무뿌리 움켜쥐고 오른다. 미끄러지면 그야말로 저 깊은 골로 간다.
17. 왼쪽 멀리는 용두산
18. 앞 오른쪽은 대미산, 뒤는 황장산
19. 문수봉 정상
2019년 3월 23일 오지산행
2013년 1월 12일 오지산행, 뒷줄 왼쪽부터 스틸영,가자산,대간거사,달님,제임스,해마,자연,메아리,
앞 왼쪽부터 하늘재,승연 님
19.4. 매두막 가는 길에서
20. 매두막 정상
21. 하설산 오르다 뒤돌아본 문수봉(뒤쪽)
22. 월악산 만수릿지, 뒤쪽 흐릿한 산은 포암산
달달 기어오르고 느슨해진 숲속 길을 약간 더 가면 억새 숲이 무성한 헬기장이 하설산 정상이다. 삼각점은 ‘덕산
307, 2003 재설’이다. 하설산 정상 조망도 나무숲으로 캄캄 가렸다. 디지털제천문화대전은 여름에도 눈을 볼 수
있는 산이므로 하설산(夏雪山)이라 하였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설산은 월악산국립공원의 용하구곡 동쪽에 육중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여름에 구름이 항상 끼어
있고 초여름에도 얼음이 얼 정도로 춥고, 겨울이 일찍 시작된다. 북서쪽으로 이어진 능선이 어래산(814.5m)을 거쳐
멀리 다랑산(591.2m)으로 이어지며 낮아지고, 서쪽에 월악산, 월악산 남쪽에 만수봉과 포암산, 포암산 동쪽에 백두
대간을 가로지르며 대미산이 솟아 있다.”
▶ 어래산(御來山, 817m)
이제 어래산이다. 멀리 어래산이 첨봉으로 보인다. 북서진한다. 가파르게 내리다 잠시 주춤한 920m봉에서 오른쪽
(북쪽)으로 직각방향 틀어 내린다. 넙데데한 능선이다. 수렴 사이로 월악산 만수릿지가 감질나게 보인다. 수렴 걷을
데는 어디에도 없다. 바닥 친 안부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긴 한 피치(0.55km)로 오른다. 울창한 소나무
숲 지나면 참나무 숲이다. 어래산. 돌탑이 반긴다. 찬바람이 일어 돌탑을 등지고 휴식한다.
어래산에 대한 디지털제천문화대전의 설명이다.
“옛날 임금이 피난을 한 산이기 때문에 어래산(御來山)이라 하였다. 앞으로 임금이 오거나 나갈 산이라서 이렇게
이름 붙였다고도 한다. 한편 산 북쪽의 도전리 달롱실(月弄谷)이 풍수상 옥녀가 달을 희롱하는 형국을 띄고 있기
때문에 어래산을 달맞이하는 산으로 여긴다.”
정서진하여 어래산을 내린다. 오를 때와는 달리 내리막이 매우 가파르다. 주춤하는 데가 없이 급전직하 곧바로 떨어
진다. 제동하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산판도로 지나고 안부다. 당초 산행계획에는 △609.2m봉도 오르려고 했으나
그럴 기력이 없거니와 서울 갈 열차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그만 하산하기로 한다. 안부 바로 아래가 임도다. 임도 따
라 산자락을 돌아내린다. 고개 돌려 바라보는 어래산이 수려하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의 산이 또 있을까 의문
이다. 열 걸음이 멀다 하고 바라본다. 이어 월악산을 본다. 느티재로 내리는 농로에서다. 이로써 오늘 산행 조망의
갈증은 해소되었다.
느티재는 달롱실(月弄谷)과 나실(羅谷)을 오가는 고갯마루다. 아스팔트 포장도로다. 덕산 택시 부른다. 금방 달려온
다. 제천역 가는 953번 버스가 지나는 남제천농협 앞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버스시간이 약간 여유가 있어 버스정류
장 앞에 있는 음식점(삼대냉면)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고 있는 데 제천역 가는 버스가 우리 예상보다 일찍 지나간다.
낭패다. 택시를 불렀다. 청풍에 가면 제천역 가는 버스가 많다고 한다. 청풍교 지나 학현마을 입구로 갔다. 30분
정도 기다려 청풍에서 오는 953번 버스를 탔다. 제천역에 도착하니 당초 예상했던 시간계획에 정확하게 맞았다.
서울 가는 길. 밤 열차다. 열차는 새벽과는 딴판으로 만원이다. 저녁 때 반주한 덕순주의 달콤한 여운과 얼근한 졸음
에 기분이 좋다. 김기림의 시 「關北紀行」의 ‘1. 夜行列車’가 생각난다. 청량리에 들어서면 그럴 것이다.
샛바람에 달이 떠는
거리에 들어서자
기차는 추워서 앙 울었다
23. 어래산 내린 안부에서, 멀리 가운데는 등곡지맥 유덕산(494m)
24. 어래산
28. 월악산

첫댓글 몸이 회복되셨군요. 산행기가 반갑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하며, 살살 다닙니다.ㅎㅎ
눈이 별로 없네요.
산촌 오지 가서 대중교통 맞추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겠지요.
박무 속에서도 월악산 영봉이 멋집니다.
저쪽 가본 지도 오래 되었어요...
설산을 기대했는데, 눈이 다 녹았더군요.
문수봉이 월악산국립공원에서 가장 높다는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