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2 11:31
2007년 한국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6일 6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각 팀 전력 평준화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 팀들은 간판 선수들을 주장으로 내세워 올 시즌은 ‘주장 파워’가 팀의 운명을 가늠할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8개 구단 주장은 진갑용(삼성). 정민철(한화). 이숭용(현대). 이종범(KIA). 홍성흔(두산). 김원형(SK). 손민한(롯데). 이종열(LG)이다. 어느해보다 화려한 멤버인데다 나름대로 독특한 색깔도 갖고 있다.
정민철 김원형 손민한은 투수고. 진갑용과 홍성흔은 안방마님.포수다. 이숭용 이종범 이종열은 야수로 투수 3명. 포수 2명.야수 3명 등 황금분할을 이뤘다.
이 중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찬 이도 반이다. ‘영원한 주장’으로 꼽히는 KIA 이종범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해를 보냈던 아쉬움을 털어냄을 물론이고 ‘V 10’을 목표로 선수단의 최선봉에 또 한번 나섰다. 팀의 궂은 일을 맡는 진갑용과 홍성흔. ‘명가 부활’을 노리는 현대 이숭용도 2년 연속 주장의 책임을 맡았다. 8명 중 4명이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케이스.
투수 출신 세 명 모두 올 시즌 처음으로 캡틴을 맡은 것도 이채롭다. 통상적으로 야수들과 움직이는 스케줄이 다른 투수들은 그동안 주장 역할을 좀체 맡지 않았다. 2005년 시즌 MVP를 차지했던 롯데 손민한은 지난해 유력한 주장 후보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다 올 시즌 뒤늦게 주장을 맡아 팀의 구심적 역할을 하게 됐다.
각 팀 주장은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지역 스타’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광주에 뿌리를 둔 이종범. 부산 출신인 손민한은 물론이고 홍성흔도 서울 중앙중~중앙고~경희대를 졸업한 대표적인 서울 토박이다. “한화에 뼈를 묻겠다”고 했던 정민철도 마찬가지. 이름값에서 다른 7개 구단 주장들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1991년 프로 입단 후 18년째 LG에서 활약 중인 이종열도 ‘영원한 LG’맨이다.
8개 구단 중 유일한 ‘비 프랜차이즈 주장’은 삼성 진갑용 뿐이다. 부산고를 졸업한 그는 97년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99년 삼성으로 이적했다. 숱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제치고 2년 연속 주장의 중책을 맡은 건 그 만큼 그의 리더십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야구는 단체 경기이고.어느 종목보다 팀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팀의 정신적 리더인 주장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
8개 구단 주장들을 통해 본 2007년 페넌트레이스는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김도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