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인가 네이버에 올렸던 글입니다.
딴에는 짧게 압축해서 적어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던 글이네요.
큰 가감 없이 이 쪽에도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바흐의 이 아름다운 곡을 대할 때면 언제나 벅찬 감동을 느끼기 마련인데...
그런 의미에서 보다 많은 분들이 접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이 곡을 "처음 대하시려는 분"들을 위한 글이기 때문에 많은 연주를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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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어떤 녹음을 선호함에 있어서 연주의 호불호를 떠나 개인적 취향이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연주에 치명적인 결함이 없는 한, 본인이 좋으면 좋은 겁니다. 물론, 연주평을 "참고"하는 것은 수많은 녹음을 들을 수 없는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결국 그 녹음을 듣고 평가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제 추천은 그저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무척 좋아하는 음악이라 많은 녹음들을 구해서 들었는데요..대략 20-30여 종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 주우욱 나열하는 것은 약간 우스운 일이고,
대신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구입 용이하고, 가격 저렴하고..
그럼에도 최고의 연주를 자랑하는 녹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헨릭 셰링의 신구녹음은 모두 좋습니다.
신녹음은 DG, 구녹음은 Sony.
장엄하고 아름다운 연주입니다. 구녹음쪽은 모노이지만 더 깊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신 신녹음은 스테레오로 진정한 바이올린 소리는 바로 이것이다.. 라는 것을 들려줍니다.
두 녹음 모두 2-for-1 발매되고 있어 무척 이익입니다.
(참, 신반에는 두 군데 뾰로롱 소리가 나는 미스 부분이 있는데... 대가도 실수를 하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
(구녹음, Sony) (구녹음, Sony) (신녹음, DG)
나탄 밀스타인의 녹음도 최근 DG의 The Originals 시리즈로 재발매되었습니다.
소리가 퍼석하긴 하지만, 현란한 비르투오조 기교가 뛰어난 정신세계로 승화된 연주입니다.
2-for-1.
(DG, The Originals)
요한나 마르치는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연주입니다.
EMI에서 라이센스 발매했습니다. 2-for-1.
마르치는 헝가리 태생의 고귀한 여류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이 녹음의 가장 큰 특징은 과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교가 넘치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자신을 과시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지극히 수수하고,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샤콘느가 특히 감동적.
(EMI)
재작년 요제프 시게티의 연주가 재수입되었더군요.
구하기 힘든 녹음이었는데. Vanguard에서 2-for-1 재발매했습니다.
예전부터 유명한 녹음으로 연주자의 노쇠로 인한 부분적 기교의 결함이 깊은 정신으로 승화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만.. 음질이 좋질 못하고, 처음 들으면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후에 곡에 익숙해진 후 구입하시면 좋을 듯.
(Vanguard)
마지막으로 정격연주의 살아있는 전설 지기스발트 쿠이켄의 연주를 말씀드립니다.
20년 간격으로 두 차례 녹음했습니다. 둘다 DHM에서 발매.
모두 1700년 밀라노산 Giovanni Grancio를 사용했습니다.
연주 성향은 비슷합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정확히 연주합니다.
물론 간간이 들어보면 약간의 즉흥성도 들어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반에서 파르티타 3번의 전주곡 시작부분의 미묘한 템포변화 등 입니다.
소리 자체는 거트현이어서 무척 아름답습니다. 기교야 두말할 것도 없지만, 연주의 깊이 또한 뛰어납니다.
구반은 Top 두 장짜리인데, 2000년 경 쿠이켄 내한공연에 맞추어 BMG에서 2-for-1재발매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음질의 차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
신반은 슬림 케이스로 Top 두 장 가격입니다.
샤콘느 시작화음의 분산처리는 쿠이켄 만의 독특한 것입니다.
(DHM) (DHM)
이상입니다.
하지만 제 어설픈 글에 큰 신경 쓰지 마시고..
아무쪼록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의 깊은 세계에 빠져드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투명한 마르치, 아름다운 쿠이켄, 현명한 셰링, 마음으로 연주하는 시게티..하지만 밀스타인은 손이 안 가더라구요. 너무 잘 해서..(썰렁) 밀스타인은 너무나 완벽한 기교가 오히려 흠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이페츠에 정이 별로 안 가는 것처럼요. 처음 듣는 분들은 대개 셰링 좋아하시던데..(아닌가요?)
저도 제일 첨에 들었건게 셰링이네요.
마르치 씨디 잘듣구 있어요 ㅎㅎ 항상 진맹이형한테 감사하구 있답니다.ㅋ
엄군.. 얼릉 가져오시게나. 단, 의국동문으로 남는다면야 선물로 줄수도 있지..
저하고 기호가 비슷하시네요! 에네스코 것도 음질은 나쁘지만, 그 두텁고 애수에 깃든 소리는 들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게티음반은 인터넷으로 7000원의 헐값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곳 주소를 적어 놓을게요. 근데 저는 아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얼마전에 웹을 여행하다 거의 두배되는 가격의 음반을 보고 좀 충격받았습니다. http://oasisrecords.co.kr/products/content.asp?jong=뱅가드/오메가%20클래식&ca2=독주곡&idx=1051&page=5 제 블로그에 실어 놓았지만, 3500원짜리 명반이란 글을 실어 보고 싶습니다.
와~ 저와 기호가 비슷하네요 ㅎㅎㅎ셰링과 쿠이켄 정말 전설이죠!몇해전부터 올레그 카간도 추가했습니다 필청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