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증도, 임자도 답사 2023. 5. 21 광주민학회
하늘은 구름으로 덮히고 날씨는 가을 같이 선선하다. 광주민학회 5월 답사는 신안군 증도와 임자도이다. 8시 30분에 출발한 차는 우선 지도로 가기위해 무안군 해제로 달린다.
務安郡 野景致 (무안군 들판의 경치)
務安通走向新安 무안을 통과 신안으로 향하며
窓外難言勝景觀 창 밖의 경치는 날로 표현 못하겠네.
連續丘陵兼彩畫 낮은 구릉 연속하고 채색화를 겸했으니
赤黃土色樹靑漫 붉고 노한 황토색에 푸른나무 어울렸네.
신안군은 지금은 섬이라 말할 수 없다. 섬들은 연도교로 연결되어 육지와 같은 생활권으로 지도,증도,임자와 자은,임태,팔금,안좌와 비금,도초와 장산,신의,하의와 4개 구역이 되고, 멀리 흑산도, 홍도, 가거도로 된 1천 25개 섬인 군이다. 오늘 우리는 지도읍을 통과하고 사옥대교를 지나 사옥도로, 증도대교를 지나 증도로, 제1임자대교와 제2임자대교를 지나 임자도로 가게 된다.
過連島橋(연도교를 지나면서)
何想棄船尋島光 어찌 상상했으랴. 배를 버리고 섬을 찾을 줄
乘車遊覽滿人當 차를 타고 유람을 모두가 하고 있네.
滄波眺望於焉渡 푸른 파도 바라보다 어언간에 건너오니
昔日伴鷗今有忘 옛날 갈매기 벗하던 때를 지금은 잊어야지.
증도는 원래 2개의 섬이었는데 제방으로 두 섬을 합하여 증도(增島)라 부르다가, 물이 귀하다 하여 증도(甑島)로 부르다가 지금은 증도(曾島)라 부른다고 한다. 두 섬이 합해진 중앙에 1953년 한국동란 후 염전을 만들어 피란민을 수용하였다. 지금도 그 가옥이 있고, 고 손만철씨가 이 업전을 인수하여 태평염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입구에 영전 박물관을 만들어 소금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曾島太平鹽博物館(증도 태평염 박물관, 등록문화재361호)
白雪紛鹽何處來 백설 같은 소금이 어느 곳에서 왔을까
入誰一目細知開 들어가면 누구나 자세히 알수있네.
勸君歎息無看所 그대는 탄식 말게 볼 것이 없다고
最大重要隱密堆 중요한 것은 은밀히 쌓여 있다네.
증도면 서편 짱뚱어다리로 향했다. 아득한 뻘 벌판에 목교가 뻗어있는데 가랑비가 바람에 뿌리고 시간에 쫓겨서 50미터쯤 걸어가면서 짱뚱어는 보지 못하고 농게와 칠게무리만 보고 돌아섰다. 다리 입구의 짱뚱어 조형물이 멋이 있다.
彈涂魚橋(짱뚱어 다리)
退潮無際布泥田 해수 물러가니 끝 없는 뻘밭
其上木橋雲下穿 그 위로 나무다리 구름밑을 뚫었다.
細雨風飛稀觀客 가는 비 바람 날려 구경꾼은 적은데
散群籠蟹只娛安 흩어진 롱게들의 즐김이 편안쿠나.
12시 30분에 임자대교를 건넜다. 중식을 위하여 전장포로 가는 도중 끝없이 넓은 밭들이 한참 정리되고 있다. 모두 대파를 심는다고 한다. 이 넓은 밭에--
荏子島大葱田(임자도 대파밭)
車窓廣闊細耕田 차창에 광활한 갈아논 밭 보이니
意外島中良土連 의외로 섬가운데 좋은 땅이 많구나.
人語葱苗今揷植 사람들이 대파묘를 지금 심는다 하니
民生豐富眼前邊 백성들의 풍부한 삶을 눈 앞에 모인다.
왜 전장포라 했을까. 의문을 했더니 포구 앞의 모래사장이 펼쳐있어 장불이라 하다가 일제 강점기부터 전장포라 했다고 한다. 전장포는 새우젓 산지의 대명사라고 하며. 전국의 60~70%가 이곳에서 4~9월에 잡히는데, 신안 천일염으로 절여서 솔개산 토굴(4곳)에서 숙성한다고 한다. 지금은 새우 철이 아니어서 새우는 없고 솔개산을 찾아서 4개의 토굴을 밖에서 보았다. 전장포 젓갈 판매장 2층 항구식당에서 황석어 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광장 변에서 새우상과 바다를 구경하느라 공판장에 백여 개의 드럼통에 가득 들어있는 황석어 처리를 물어보지 못해 아쉽다.
前場浦(전장포)
荏子北端臨海沙 임자도 북쪽 끝에 모래 사장있으니
細蝦名勝國中誇 작은 새우 명성이 나라에 이름 낫네.
只今未節雜魚見 제철 아닌 지금 잡 고기만 보았지만
松鶻山尋土窟佳 솔개산 찾아서 좋은 토굴 보았네.
임자면 이흑암리 우봉 조희룡 선생 적거지를 찾았다. 우봉 조희롱(1789-1866)선생은 추사의 제자로 예송논쟁에 휘말려 63세에 임자도에서 3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였는데 조선에서 매화를 가장 잘 그렸다고 하며, 위로운 유배 생활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하였다. 신안군에서는 그를 기념하기 위하여 이곳 적거지 마을을 단장하고 초 집을 재축하고 당호를 만구음관(萬鷗吟館)이라 걸어 놓았고, 주변에 홍매를 많이 심어놓았다. 마을 앞 도로변에 우봉적거 안내비 2기와 기념비가 있다, 기념비에는 천진해 보이며 수염이 난 우봉과 밑에 유명한 홍매도를 새겨놓았는데 최교수의 설명으로 우봉에 대하여 깊이 알게 되었다.
又峰趙熙龍謫居地(우봉 조희룡 적거지)
流配當時窮僻居 유배 당시엔 벽지에서 궁색하였지만
丹粧謫所歎稱餘 적소를 단장하여 놓으니 감탄을 한다.
詩書畵裏飛鷗伴 시와 서예 그림으로 백구와 벗하였던 곳
訪客紅梅滿栽墟 나는 홍매 가득 심은 집터를 방문하도다.
대광해수욕장을 찾았다. 우선 대형 민어조형물과 4마리 말 조각이 살아있는 듯 압도한다. 곁에 있는 우봉미술관에 들어가 유명한 홍매도 등 미술을 감상하고 해수욕장을 바라보았다. 해수욕장에는 사람이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이곳은 튜립 축제가 유명하다고 한데 철이 지났다 한다.
大光海水浴場(대광해수욕장)
又峰美術館先尋 우봉 미술관을 먼저 찾아서
觀覽高高梅竹林 고고한 매화 대의 그림을 감상하고
近外沙場馳造馬 모래밭에 달리는 말 조형물에 취하고
遊波千古海潮音 파도와 놀며 천고의 해조음을 듣는다.
5시 20분 귀로에 토끼섬목교를 구경하고 광주 오니 6시 50분 정도 되었다. 금일 답사에서 우 봉 선생을 알게 되었고, 지도에 명성황후시해사건으로 6년간 유배 온 구한말의 정치인 雲養 金允植(1835~1922)도 있으나 일제에 협력한 부분으로 현창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고, 위정척사로 귀양 온 重菴 金平黙(1819~1891)도 있다. 구양수 선생이 추성부에서 「만물은 불평하면 운다」라고 했다. 많은 학식을 가진 선비들이 유배된 적소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학문을 닦고, 예술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