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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빅오입니다.
시즌 개막과 함께 『 다섯개의 시선 』을 시작한 것이 며칠 전의 일인 것 같은데, 벌써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는군요.
이제 열흘 남짓이면 정규시즌이 끝나게 되지요. 이번 회가 저로서는 이번 시즌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들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시리즈를 함께 했던 Dream Time님과 프랜시스님, Jeffrey23님, Sonic44님께도 우정의 인사를 보냅니다.
오늘은 리바운드라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제 글에는 통계와 숫자가 많이 등장해서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을텐데, 마지막인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숫자가 좀 나오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1. 덩치 큰 친구(Big Fella), 대형 선인장(Big Cactus)이 되다
이번 시즌 중에는 엄청나게 많은 블록버스터 트레이드가 벌어져서 정신이 없었지요. Dream Time님이 칼럼을 통해 잘 정리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만... 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피닉스와 마이애미의 트레이드였습니다. 피닉스로서는 공수의 핵인 매리언을 보내고, 늙었지만 아직은 무시할 수 없는 샤킬 오닐을 맞아들였습니다. 마이애미는 큰 재정적 부담이었던 오닐의 거대 장기계약을 처분하고 홀가분하게 리빌딩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지요.
매리언이 선즈를 떠난 것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웠지만, 전성기는 지났어도 여전히 리그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센터인 샥이 아마레의 골밑 파트너가 된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볼거리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선골동놀(선즈 골밑 동네 놀이터)'이라는 소리를 듣던 피닉스의 인사이드 수비가 튼튼해진 것은 큰 변화였지요. 더불어 팀 전체 리바운드 갯수도 늘어나서, 리바운드 마진이 늘 마이너스이던 선즈가 샥 영입 이후에는 상당한 폭으로 상대팀을 앞서게 되었습니다. 선즈 경기를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방송에서 아래와 같은 비교표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리바운드의 숫자를 결정하는 더 큰 요인은 상대편이 실패한 슛(야투와 마지막 자유투)의 숫자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한 경기에서 두 팀이 똑같이 100개씩의 슛을 던졌는데, A라는 팀은 그 중 30개만을 성공시키고 B라는 팀은 60개를 성공시켰다고 해 보지요. (계산을 편하게 하기 위해 자유투는 전혀 없었다고 가정합니다.) 실패한 슛의 리바운드를 모두 수비팀이 잡았다면, A팀의 리바운드는 40개, B팀은 70개가 됩니다. 리바운드 숫자는 무려 30개나 차이가 나게 되지만, 이것이 두 팀의 리바운드 실력의 차이를 말해준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 팀의 리바운드 능력을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 이것이 이 글의 주제입니다.
2. 리바운드 능력의 차이를 평가하는 방법
A. 공격권 평가(Possession Evaluation)
이 문제에 관해서 아마도 최초로 해답을 제시했던 사람은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감독이었던 딘 스미스(Dean Smith)였던 것 같습니다. 1981년에 출판된 Multiple Offense and Defense라는 책에서, 그는 "공격권 평가(Possession Evaluation)"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한 경기에 참여했던 두 팀의 리바운드 능력의 우열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공격권 평가가 어떤 것인지를 자세히 설명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여기서는 리바운드와 관련된 내용만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책에서, 딘 스미스는 "한 팀이 중단 없이 공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동안을 1번의 공격권으로 가정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편이 슛을 성공시킨 뒤 넘겨받은 공을 몰고 중앙선을 넘어가 슛을 던질 때까지를 1번의 공격권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공격을 하다가 턴오버를 범하는 경우도 그 때까지 1번의 공격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계산합니다. 슈팅 파울이나 팀 파울로 인해 자유투를 던지게 되는 경우도 그 시점에서 공격이 끝나므로 1번의 공격권입니다. 공격하던 중 헬드볼이 선언되어 점프볼을 하게 될 경우도 그 시점에서 공격권이 끝나는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상대편의 논 슈팅 파울이나 바이얼레이션으로 공격을 다시 시작하는 경우는 공격권이 계속되는 것으로 계산합니다.
이렇게 볼 때, 대부분의 경우 공격권은 경기하는 두 팀이 교대로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한 팀이 연속해서 두 번 이상의 공격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 경우
이 중에서 마지막 두 경우는 자주 일어나지 않으므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처음 세 가지 경우인데, 딘 스미스는 세 가지 경우를 모두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한 경기에서 두 팀이 가졌던 공격권 횟수의 차이가 두 팀의 리바운드 능력을 차이를 보여준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딘 스미스의 방법은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확실히 리바운드라는 것은 공격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가지기 위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박스스코어만으로는 공격권의 횟수를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사실 이 방식대로 공격권을 정확히 계산하려면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이 자유투 라인에 서는 횟수를 일일이 세어야 합니다. 딘 스미스처럼 농구팀의 감독이면서 자기 팀만을 분석할 때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일개 농구팬이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C. 공격 리바운드율(offensive rebounding percentage)
위에서 말했듯이 공격권이라는 개념은 딘 스미스가 처음 만들어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농구의 통계를 다루는 많은 전문가들은 딘 스미스와 다른 방법으로 공격권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딘 스미스는 한 팀이 연속해서 여러 번의 공격권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보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공격권 개념에서는 한 팀에서 다른 팀으로 완전히 공이 넘어갈 때까지를 1번의 공격권으로 계산합니다. 그러니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공격 리바운드를 잡거나 루즈볼 파울을 얻어도 공격권 횟수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공격권을 계산하게 되면 공격권의 횟수를 비교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한 경기에서 양 팀의 공격권 횟수는 똑같은 것으로 계산됩니다), 리바운드의 우열은 다른 방식으로 평가해야 됩니다. 그래서 '공격 리바운드율'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격 리바운드율 = 공격 리바운드 수 / (공격 리바운드 수 + 상대팀의 수비 리바운드 수)
말하자면 이 개념은 한 팀의 슛 실패로 인한 총 리바운드 중에서 공격 리바운드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는 것입니다. 이 수치가 상대팀보다 높다는 것은 공격 리바운드를 따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니까, 결국 상대팀보다 리바운드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위에서 말한 공격권 횟수 차이를 따지는 방법과 비교해 볼 때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B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나열한 다섯 가지 경우 중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고려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는 실패한 슛 전체의 5퍼센트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기서처럼 비율을 따질 때에는 큰 오차를 만들지 않습니다. (반면에 B에서는 비율이 아니라 갯수의 차이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위의 두 가지 경우가 상당히 의미있는 오차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지루하셨지요. 이야기가 너무 길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서 방법론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서 줄이기가 힘들었네요.
아래 표는 위의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하여 이번 시즌 피닉스 선즈의 리바운드를 평가한 것입니다.
세 가지 평가 방법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샥이 합류한 이후 피닉스의 리바운드 능력은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도 선즈의 리바운드 능력이 상대팀보다 낫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리그의 다른 팀들과 비교해 보면, 경기당 공격권 마진인 -6.2는 리그 30위에 해당하며, 이 수치는 29위인 마이애미 히트의 -2.5보다도 한참 아래입니다. 오닐의 합류로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3.3이라는 숫자로도 꼴찌 자리를 벗어날 수는 없는 셈입니다. (참고로 이 분야에서 리그 1위는 클리블랜드로, +3.4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닐의 영입이 피닉스에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피닉스 선즈라는 팀은 공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팀입니다. 앞에서 잠시 이야기한 딘 스미스의 공격권 평가 방법으로 계산을 해 보면, 피닉스의 공격권당 득점은 1.025점으로 리그 1위입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오닐의 영입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아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은 오닐이 온 이후에 오히려 약간 더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피닉스의 선즈라는 팀을 표본으로 리바운드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은 리바운드뿐 아니라 공격권 평가를 통해 리그의 모든 팀들을 비교해 보려는 계획이었는데, 지면과 시간의 한계로 할 수가 없었네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공격권 평가라는 방법을 제대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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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숫자만 나오면 두드러기가 나는 체질입니다만, 리바운드는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스탯이라서 별 무리없이 읽고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한 대형선수의 영입으로 팀 전체의 리바운드 능력이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직접 본 것은 1983년 식서스였습니다. 모제스 말론의 영입 전까지는 식서스가 팀리바운드에서 리그 바닥을 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팀이 말론의 영입과 함께 리바운드 1위의 팀으로 탈바꿈했었지요. NBA 역사에 이런 턴어라운드는 유일무이합니다. 결국 리바운드때문에 매번 파이널에서 고배를 마시던 팀이 단 일년만에 골밑을 초토화시키며 우승을 먹었지요. 그나저나 "Viewpoint of 5 Dogs"...-_-;;)
닥터 제이님이 무리없이 읽으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 사실 요즘 통계에 관한 글을 계속 쓰면서 마음에 걸렸던 것이, 농구는 좋아하지만 숫자는 싫어하시는 분들을 괴롭히는 게 아닐까 하는 점이었거든요. 그나저나 당시 모제스 말론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었군요. 저야 나중에 기록이나 영상으로 더듬어 보았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감탄했었는데, 팀 리바운드가 그 정도로 상승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 이 글을 마지막으로 5 dogs의 이번 시즌 칼럼 시리즈가 끝난 셈인데요, 개들치고는 그럭저럭 잘들 하지 않았습니까 ? 개들도 하면 웬만큼은 합니다. "델타 센터 개 3년이면 픽앤롤 플레이를 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요 ? ^^
단지 말론 한 선수의 영입 뿐만 아니라 현 멤피스 감독인 마크 아야바로니를 이탤리 리그에서 공수해왔죠. 아야바로니가 할 줄 알았던 건 거친 몸싸움과 골밑수비 뿐이었습니다. 진정한 블루칼라워커였죠. 그가 스타팅 파워포워드가 되면서 (스탯은 보잘 것 없었지만) 상대팀 리바운더들에게 많은 애를 먹였습니다. 그리고 인디애나의 주전센터 클레몬 존슨도 영입했습니다. 존슨이 말론을 백업했지요. 이렇게 프론트라인이 터프해지다 보니 몸싸움이 약간 약했던 올스타 파워포워드 바비 존스는 아예 스몰포워드 겸 식스맨으로 뛰게 되었습니다. // AT&T 센타 개도 3년이면 질식수비를 합니다. 가끔 유로스탭도 밟지요. 눈도 껌벅거리고.^^
와. 빅오님은 엄청 전문적으로 쓰셨네요. 하하. 숫자쪽으로 일관성있게 하신거 좋죠. 역시 읽어보지 못하고 리플 달아서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흑흑. 담에 읽고 쓸께요. 근데 이런 퍼제션, 공격리바..뭐 이런 얘기 나올땐 보통, 그 팀마다 특성상 자기 팀 페이스나, 또..스퍼즈 같은 경우는 트렌지션 디펜스 강조하고 하기 땜에 보통 공격리바같은건 많이 포기하고 그런데..그런건 여기서 확장되서 얘기된건지 그런게 좀 궁금하긴 하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