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6, 최강의 단식,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2021, 엄성수 옮김, 2021, 총404쪽
(부제:방탄커피 창시자가 직접 실천하고 정리한 실리콘밸리식 단식법!
어린 시절 나는 독서를 열심히 즐겼다. 그 때 내가 가장 좋아한 책 중 하나는 로버트 맥클로스키 Robert McCloskey가 쓴 이야기를 모아 놓은 [호머 프라이스 Hommer Price]다. 그중에는 한 마을에 앳모스 P.H. 이어 교수professor Atmos P. H. Ear라는 순회 외판원이 나타나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Ever-So-Much -More-So)라는 가루를 팔러 다니는 이야기가 있다. 그 가루는 어떤 물건에든 뿌리기만 하면 원래의 특성이 더 강해지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삐걱거리는 바퀴에 뿌리면 그 바퀴는 더 삐걱거리게 된다. 아름다운 나무에 뿌리면 그 나무는 더 아름다워진다. 물론 그 가루가 들어 있는 통은 빈 깡통이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우스갯소리 같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앳모스 P. H. 이어 교수는 사기꾼이자 현자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사람들이 그의 아이디어를 너무 좋아해서 실제로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371쪽)
위의 글은 이 책의 끝즈음에 있는 재미 있는 이야기 이다. 아마도 미국 어린이 동화책에 있는 이야기 같은데 알라딘의 요술 램프 같은 혹은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고 얻은 박씨에서 성장한 '박' 같은 이야기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는 모양이다.
간헐적 단식은 바로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가루 같은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단식은 더 자기다워지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해준다고 이 책은 단식으로 유혹한다. 이것은 어쩌면 현란한 유혹이고 어쩌면 과학적 사실이기도 하다. 이 책 저자가 자기의 연구와 실험을 토대로 자기의 육체와 정신에 실험한 사실을 그대로 기술해 놓고 독자에게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식과 간헐적 단식과 강력한 단식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다이어트에 대한 모든 제안을 비전 퀘스트 Vision Quest(영계와 교류하는 북미 인디언 부족의 의식)에 참여한 것, 지속적인 바이오해킹Biohecking( 컴퓨터 해커들이 시스템을 해킹하듯이, 우리 몸을 구석구석 파악하고 면밀하게 분석하며 수치화하는 것을 의미함. 취미로 유전학 실험을 하는 것도 바이오해킹이라 일컬음)을 통한 인체 연구 등을 토대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제시하고 있다.
단식은 인슐린을 안정시키고, 체내의 자정 작용인 자가 포식(스스로 먹는 작용)을 촉진하여 신체가 보다 효율적이고 깨끗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단식은 몸이 지방을 태우게 하는 케토시스 상태(지방이 신체에 대부분의 연료를 공급하는 대사 상태이다. 그것은 신체의 많은 세포에 주 연료원인 포도당(혈당)에 대한 접근이 제한 될 때 발생한다)에 진입하게 하고 장기 자가 치유를 돕고, 줄기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염증을 줄이고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노화 속도를 늦춘다. 또한 감정 상태를 개선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고 음식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나아가서는 영적 상태나 명상 상태로 들어가기 쉽게 만든다고 주장한다.(49쪽)
50쪽부터는 이것을 증명하는 여러 대학과 기관들의 연구 결과와 자신의 비전 퀘스트 의식 체험을 나열하여 위의 사실들을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을 정의하기를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영적이고 초월적 존재라고 표현한다. 왜냐하면 단식에 의해 생물학적으로 편안하고 가볍고 병에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면 정신적으로도 새로운 자아 즉 영적인 자아를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의 이런 역설들이 허구라고 일축하기에는 나의 팔랑귀는 이미 저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지난 수요일부터 이틀에 걸쳐 16:8 단식, 그러니까 나의 몸에 16시간을 단식하고 8시간을 음식에 노출하는 실험을 해보았는데 이 책을 읽고 영적으로 도움을 받는 상태에 놓인 까닭인지 배고픔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심지어 정신이 매우 맑아지고 잠도 잘 왔으며 감정 상태가 개선되는 느낌과 더불어 몸의 지방이 타는 듯 허리가 다소 날렵해진 것 같다.
이 책 266쪽에서는 [무언가를 멀리하는 것은 영적 단식의 핵심이다. 이는 세속적인 방해물에 대한 부담을 덜고 보다 깊은 이해에 대한 가능성을 연다.]라는 말로 몸의 단식과 더불어 영적 단식까지도 알려준다. 단식은 과학적으로 화학적인 과정이면서 영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식을 하면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 brain drived neurotrophic factor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수치를 높이고 해마 내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음식에서 화학 에너지를 추출하여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세포소기관)의 수를 증가시키고 신경 생성도 촉진한다. 그리고 또 다른 단백질인 시르투인 3의 수치가 올라가 해마 내 미토콘드리아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라는 사실을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신경 과학자 마크 맷슨이 알아냈다고 한다.
영적 과정이라 주장하는 이유는 단식은 뇌 속 신경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케톤이 활성화되어 정신이 더 명료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 260쪽을 보면 단식과 명상의 일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선불교와 유대교의 단식 의식과 저자의 기업에서 제공하는 뉴로피드백 Neurofeedback(뇌파를 이용한 바이오피드백 기법 중 하나) 기법을 이용하는 고급 명상이 있다. 여기에서는 저자 자신이 그야말로 만물과 하나가 되는 상태에 도달한 경험을 알려준다. 더 나은 표현은 찾지 못할 만큼 완벽한 순간에 도달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한 선사가 핫도그를 사러 가서 "모든 걸 넣은 걸로 주세요." Make me one with everything? '나와 만물이 하나가 되게 해 주세요' 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 책 저자는 나흘 동안의 단식과 명상을 통해 그 상태를 직접 체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