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작산 - 2012년 5월 19일(土)
07시.
서울의 끝자락에 있는 집에서 출발한지 2시간 만에 도착했다. 휴게소에서 아침 먹은 시간을 제하면
불과 1시간 30분 걸린 시간, 서울 ~ 춘천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얻은 시간 절감이었다.
눈에 익숙한 매봉네 전원주택 풍경~
오월~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실룩실룩 만보 가슴을 비추고 들뜨게도 한다.
▲ 친구 매봉~
강산이 한 번 변한 10년의 세월 속에 이젠 완전 농사꾼의 모습인 매봉이다.
사촌이 땅을 땅땅~ 사면 배가 아프다던데, 이젠 순전한 옛말이 되어야 될 듯 싶다.
내가 손해 볼일 없는, 콩고물이라도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ㅋㅋ
07 : 44
매봉과 만보, 마눌님들과 잠시 떨어져 공작산으로 향한다.
함께할 친구 한가위 부부와 기문 엄마가 오후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계획된
산행길이다.
산행 코스는 공잔산 입구 → 노선 2 → 노선 1 → 정상 → 공작릉 → 노선 4 → 공작산 입구
08 : 20
작년 5월~ 모임 때만해도 불룩한 뱃살이라 뒤뚱뒤뚱거리는 오리 걸음걸이었는데 날렵한 몸매를 만든 매봉~
발걸음도 가볍게 사뿐사뿐 잘도 오른다. 그 숨겨진 비결은? 매봉 친구인 의사로부터 뱃살을 빼지 않으면
곧‘죽음’이라는 말을 듣고, 하남시 동네에 인접한 검단산을 일주일에 세 번씩 올라 만든
존나 멋진 몸매 덕분이었다.
매봉의 그런 값진 시간에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수술~ 작년 후반기 어머니 병환 간호에 매달렸던 나
만보는 산행은 꿈도 못 꾸고 걷지도 못했으니 어찌 따라갈 수 있으리오. 역시‘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았다’각고의 노력 없이 날씬, 날렵한 몸매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세상사 결코 쉽지 않다.
10:20 ▲ 공작산 정상에서 바라본 홍천군 일원 ▼
공작山
산세의 아름답기가 공작새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산이다. 높이에 비해 산세가 아기자기하고 바위와 소나무가 이루는 조화가 아름답다. 이 산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정상 부분의 암봉미와 조망에 있지만 산을 오르내리며 암릉을 포함한 여러 갈래의 능선에서 보는 산골짜기의
상쾌한 조망과 코스 중의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면서 맛보는 기분도 색다른 곳이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덮인 산이 등산객들을 매료시킨다. 정상은 암벽과 암릉으로 되어 있으며
정상 일대의 철쭉군락지에 꽃이 필 때면 지리산의 세석평전을 연상케 한다. 여름에는 멋진 암봉과 암릉이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山은 녹음이 우거지기 전에 오르는 것이 좋다.
산행은 높이에 비해 거리가 멀지 않아 동네 야산 같이 느껴져 초보 산행인에게 제격이라 강추!
하산 길~
山에서 막걸리 한잔~
캬~ 그냥 죽이는 맛!
우리 서로의 입이 열리고,
마음도 열리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여름에는 멋진 암봉과 암릉이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녹음이 우거지기 전에 오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12 : 30 하산 완료 집에와 근처 강원도의 먹을거리 정통 막국수로 점심을 하고,
매봉 부부는 집으로~
14:15 ▼ 만보는 동백이 쑥 캐는 곳에서 보디가드 역할의 임무를 띠고 함께 한다.
나물 따고 쑥 캐는 것에 젬병인 만보, 금세 싫증을 느껴
바로 인접한 ▼ 용소계곡 물가에서 망중한을 즐긴다.
한 시간을 놀다 와 동백 곁에 가니 사뭇 진지한 표정이다.
쑥이 많은 곳이라 찾아 왔는데, 생각지도 않은 더덕더덕에 "이것 좀 봐"
어린아이 처럼 마냥 신나 자랑이다. 더덕을 재배했던 밭~ 이미 수확을
끝낸 상태라~ 아무 문제 없는 이삭 줍는 마음이기 때문이란다.
▼ 16:00 한가위 부부가 도착 했다는 연락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아이고 허리야" 일어난다.
더덕더덕 오늘 저녁 먹을거리라고 들어 보이는 동백이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두 남정네
여인네들 쑥을 다듬고 남정네들 저녁 준비를 하는 우리는 부창부수 남창여수
위하여
된장찌개 엄청 좋아하는 만보, 얼마나 맛나던지
역시 뚝배기보다 장맛!
우리의 친구였던 왕일이 저 멀리 훌쩍 가버렸지만 고인의 아내~ 우리와 함께하는
영원한 우정~ 공부 때문에 늦게 왔다.(21:00)
공부 : 만학의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기문 엄마! 건국대에서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선택해
즐겁게 뽕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4.12.10 그해 겨울~
우리가 지금 함께하고 있는 바로 이곳 매봉네에 모여 하룻밤을 지새우는 우정이었는데,
그리고 다음 날~ 속초 동명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런데 5일만인 16일 근무 중 과로로 쓰러져 끝내 깨어나지 못한 왕일이...
경찰청장상 3회, 지방경찰청장상 5회, 광주경찰서장상 5회를 받아
생전 <TV 경찰청 사람들> 방송에도 나왔던 친구!
우리 모든 친구들의 귀감이었다.
▲ 이렇게 정다운 우리들의 첫날 이야기 - 끝 -
삶의 여행을 하는 동안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당신의 임무는 사랑을 찾는 일이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스스로 만들어 놓은
사랑의 방해물을 찾아내는 일이다.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것은 사랑에서, 삶에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인생수업》중에서
더욱 살가운 둘째날 우리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Daum에 곧 이어집니다.
매봉이 신청한 배경음악
시월(오월)의 어느 멋진 날에 / 김동규
|
첫댓글 우리 동네 할머니들 쑥 뜯어다 팔아 쌈지돈 두둑히 만들었다는^^
참 귀한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귀하고 말고요~ 세상에서 젤 편한 만보의 자리이지요.
여보게 친구
매봉이 선택한 신청곡
이 노래의 의미를 알겠네.
맛난 된장 잘 먹겠다고 꼭 전해 줘

진정한 된장녀 
참 글고
그래서 매봉 아내는 신토불이 순수한
정겨운 풍경이 좋고~두분의 우정이 아름다워 보기 좋습니다~
요즘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는 것이 만보도 이젠 나이를 의식하는 것 같아요.
그곳 어린시절 뛰놀던 동산 그 바위 푸른이끼만큼 두터운 세월의 흔적들 젊은시절 술 한 잔에 마음을 맞대어 지샌 밤들 이젠 우리들 가슴에 너른 동산으로품어 그때 보지 못했던 들의 꽃들을 세월의 뒤켠에 선 지금 마음껏 보자 인생은 즐거운 나들이니까
ㅋㅋ 귀천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 떠 오르네.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 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삶이 소풍이었다고
그 소풍이 아름다웠더라고
오늘
한쪽의 일터에서는 굴뚝위에서 농성을 하고
바람이 바뀌었다고
다른 쪽의 사람들은 감옥으로 내몰리는데
이길이 소풍이라고
따르는 식구들과
목마 태운 보따리
풀숲에 쉬면 따가운 쐐기
길에는 통행료
마실 물에도 세금을 내라는 세상
홀로 밤길을 걷고
길을 빛추는 달빛조차 몸을 사리는데
이곳이 아름답다고?
나는 행복한 나그네!
"즐거운 나들이"에 내 마음에 쏙 드는 좋은 길동무를 만났으니 나는 정말 운이 억수로 좋은 놈임에 틀림없다 ~~~
지난 시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친구
의 한없이 포근하고 넓은 마음에 늘 감사한 만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