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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재미없고 힘든 대회 이야기가 끝나고, 이제 재미있는 "먹고 마시고 놀러다닌" 여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여행 기간: 8월 29일 ~ 9월 5일, 5박 8일 (2박은 뱅기에서 ^^;;)
여행 경로: 인천-두바이(아랍에미레이트)-제네바(스위스)-샤모니(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4박)-제네바(1박)-두바이-인천
스위스는 5년전인가, 체코 여행할때 취리히, 루체른, 인터라켄을 묶어 다녀온 적이 있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처음이라 출발전부터 기대가 컸다.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두 발로 3개국을 돌아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했고...
8월 29일(화) 인천 출발
23년 9월 UTMB 대회 참가가 일찌감치 확정되어, 항공권도 좀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예전엔 몇몇 특정 항공권 구매 사이트가 좀더 저렴했는데, 요즘엔 큰 차이가 없는듯... 매번 그렇듯 네*버에서 구매.
대회가 열리는 샤모니가 워낙 작은 동네라, 가장 가까운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루트.
제네바까지 가는 노선도 직항이 없어, 두바이 경유 시간 포함 대략 20시간 넘게 비행기로 이동해야 한다.
서울 거주하면 선택의 폭이 넓었을텐데, 지방 사는 설움으로 출발과 도착 시간을 잘 맞춰 골라야 한다.
마침, 인천공항에서 목포 오는 마지막 리무진 버스(오후 8시)를 여유있게 탈 수 있는 항공권이 있어 구매. 가격도 130만원으로 예상보다 저렴 (이라고는 하지만, 코로나 이전 생각하면 30% 정도 오른 듯 ㅠㅜ)
갈때는 KTX로, 이것 또한 코로나 이후, 공항 직행이 없어져 광명에서 공항 버스로 갈아 타야 한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공항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 무사 입성 ^^;; 공항 가는 것도 힘드네...;;
예전 인천 공항이 없던 시절, 김포 공항 가는 길이 막혀 코 앞에서 비행기를 한 번 놓친 적이 있어 그 후론 국내, 국제선 할 것 없이 무조건 4시간 정도 여유 시간을 가지고 공항에 도착한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경우가 많아 일찍 도착하면 할 게 별로 없는데, 그 땐 뭐다?! 라운지 투어! ㅋㅋ
거나하게 먹고 마시다 보니 보딩 시간. 뱅기는 처음 타보는 에미레이트항공. 돈 많은 나라 항공사라 그런지 대부분 뱅기가 A380 기종이라던데.. 해서 은근 기대(뭘?)를 했는데... 이코노미 승객은 2층에 올라가 볼 기회도 없으니...^^;;
8월 30일(수) 두바이 출발, 샤모니 첫째날
처음 가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할리파와 인공섬 팜 아일랜드로 유명한, 두바이.
비록 비행기 갈아타기 전 공항에서 몇 시간 대기한거라 "가봤다"라고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뭔가 느낌이 강렬하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기하학적 모양의 도시 모습이 그랬고, 가도가도 끝이 없는 공항내 식당들과 상점들도 그랬다.
나름 세계 여러 공항들을 가봤는데, 게이트 찾아가다 지쳐보긴 또 처음 ^^;;
도착 시간이 새벽 5시 무렵이였는데, 모든 면세점과 식당들이 불야성. 해서 한 식당에서 물어봤다.
" 영업 시간이....?"
" 비행기 뜨고 내리는 시간에는 항상 영업 합니다...^^"
다음에 가족들과 꼭 한 번 와 보고 싶은 동네다. 위시리스트에 저장!
전 세계 면세 제품들이 다 모여있는 듯한 공항 구경하다 보니 4시간이 후딱.
간단히 아침을 먹고 제네바행 비행기에 탑승. 다시 7시간을 날아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두바이에 비하니 시골 느낌 물씬. ㅋ
먼저 입국장에 있는 환전소에서, 가지고 있던 달러를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을 했는데, 환율을 너무 형편없이 처준다. ㅠㅜ 샤모니에서는 유로를, 제네바에서는 프랑을 쓰니 환전은 한국에서 미리 해오는 거 강추.
비행기가 연착 없이 정시에 도착해, 미리 한국에서 예약해 놓은 2시 샤모니행 알피(Alpy) 버스를 시간 맞춰 타는덴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알피버스 부스 앞엔 나랑 비슷한 복장의, 한 눈에 봐도 UTMB 참가자임에 분명한,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가 공항에 도착하면 직원이 탑승객 이름을 일일이 불러, 버스에 태우는 방식인데... 2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당최 내 이름을 부르질 않네 ㅠㅜ.. 몇 번이고 확인해 보는데, 아직 버스가 안 왔으니 기다리란다. ;; 3시가 지나서야 버스가 도착했는데,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일단 타고 출발.
제네바 공항에서 샤모니까지 가는 알피 버스를 예약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Place to Place, 그리고 Door to Door.
전자는 일정 장소에 내려주고 숙소까지는 걸어가야, 후자는 숙소나 호텔까지 직접 데려다주는 서비스. 당연히 후자가 조금 더 비싸서 난 Place to Place 예약. 대략 45유로, 한국돈으로 63,000원이다 (그나마 UTMB 참가자 할인 요금).
그런데... 첫 승객(P to P 인지 D to D 모르겠지만)부터 버스 기사가 같은 장소를 3번 돌더니 간신히 내려줌. 심지어, 두번째 승객는 고속도로 중간에 내려줬다 욕을 바가지로. 이쯤되니 다들 구글지도를 켠다. 각자도생 ㅋ. 다음은 내 차례. 어차피 어디서 내려줘야 하는지 모르는 눈치라, 구글 지도 보면서 숙소 앞까지 길 안내를 함 ㅋㅋ ㅠㅜ.
" Right, right one... 아, 오른쪽이라고..!!!" 급하니 막 한국말이 퉈 나온다 ㅋㅋ 우여곡절 끝에 숙소 도착. 오후 5시가 훌쩍 넘었다.
나중에 샤모니에서 제네바로 다시 나올때 보니, Swisstours 라고 하는 대형 버스가 같은 코스를 운행한다. 가격도 훨씬 저렴(24000원)하고 정시 운행하는 듯. 담에 샤모니 오시는 분은 알피버스 보다 Swisstours를 예약하시길.
숙소는 샤모니 시내에서 2km 정도 떨어진 알펜로즈 산장. 사장님이 한국분이라 UTMB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머문다.
시내와 조금 떨어져 있지만, 친절한 사장님과 깨끗한 샤워시설, 조리시설이 잘 갖춰진 주방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숙소라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도미터리 형식의 4인실 방에서 침대 하나를 사용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거라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1박에 30유로 (약 42000원), 샤모니 시내나 인근의 도미터리는 20만원 정도 하니, 정말 좋은 가격.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이 숙소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저쪽 아래에 나옵니다..^^
짐 풀고 시내로 나가 배번 수령, 숙소로 돌아와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 해결하고 길고 긴 첫 날을 마무리 한다.
8월 31일(목) 샤모니 둘째날
보통 해외에 가면 현지 유심이나 와이파이 도시락을 이용한다. 이번 여행은 업무 연락 받을 곳이 많아 K사 로밍 서비스(2G, 33000원)를 이용했는데, 덕분(?)에 밤새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 카톡으로 시차에 적응할 새도 없이 두 번째 날이 밝았다.
대회 하루 전날이지만 특별한 일정이 없어, 같은 방 대구 철인 형님과 샤모니 관광 명소인 에귀 듀 미드(Aiguille du Midi) 전망대에 가보기로 한다. 날씨가 도와준다면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다고. 스마트폰으로 케이블카 예약을 몇 번 시도했는데, 영문이 지원되지 않고 회원가입도 해야 해서 현장에서 표를 구입하기로.
대구 형님이 차려주신 근사한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선다. 케이블카 탑승장까지는 숙소에서 1.5km.
아침 8시 무렵 도착했는데, 날씨가 좋은 탓인지 표를 사려는 관광객들이 많다.
케이블카 왕복 가격은 75유로 (대략 10만원이니 쫌 비싸긴 하다 ^^;;) 15~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신기한 건, 한여름인데 스키를 메고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있다. 설마 저 꼭대기에서 스키를??
중간에 한 번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한참을 올라서야 정상이다. 해발 3842m.
다행히 구름이 조금 걷힌다. 전망대로 여러 층으로 나눠져있는데, 각 층마다 뷰가 다르다. 3000m 이상이라 어지럽고 귀도 먹먹.
하늘은 무척이나 맑은데, 몽블랑 정상만 구름에 가려 있다. 정말 운이 좋아야 조망이 가능한 듯.
하지만, 몽블랑 주변의 산들이 파른 하늘과 어우러져 정말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아, 근데 여긴 컵라면은 안주네 ㅋㅋ
더 오래 풍경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고산병 증상과 무엇보다 춥고 배고파서...ㅋ 하산.
하산 도중 들은 얘기... 원래 이 산 정상엔 눈과 얼음이 훨씬 많았단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특히 올해 눈이 많이 녹았다고.. 해서 관광객들과 스키어들을 위해 물을 퍼올려 인공눈을 만든다고..;;
하산 후 시내에 가서 대회 때 먹을 햄버거 2개를 사고 숙소로. 조신하게(?) 대회 전날을 보냈다. ^^
9월 1일(금) 샤모니 셋째날
대망의 UTMB CCC 대회날. 날씨가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다.
비록 완주하진 못했지만, 몽드라삭스 (Mont de la saxe)와 페렛 계곡에서 경험했던 풍광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특히, 페렛 계곡은 접근성이 좋아 가족들과도 함께 오르기 좋을 듯.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보나티 산장 (Rifugio Walter Bonatti)에서 몽블랑 바라보며 "파워젤" 말고 "생맥주" 한 잔 꼭 하고 싶다. ㅋ
9월 2일(토) 샤모니 넷째날
예정대로라면 알프스 산속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Saint Bernard 성당 앞 골인 아치에서 인생 세리모니를 하는 날이지만...^^;;
주최측 버스를 타고 새벽 2시쯤 샤모니로 복귀, 잠깐 자고 일어나 빵과 맥주(잉?)로 아침 식사 후 경기복과 신발을 빨아 널고, UTMB 주자들 골인 모습도 구경하고 점심도 먹을 겸 시내로 나왔다.
점심을 막 마치고 나올 무렵, 식당 옆 도로가를 빽빽히 메우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환호성이 터진다.
나와 같은 CCC 100km 마지막 주자인가 싶었더니, 어제 저녁 6시에 출발한 UTMB 170km 선두 주자란다...@.@
지금이 오후 1시 30분이 조금 넘었으니.... 19시간 30분?!!! 화대종주를 3번 해야 하는 높이와 목포에서 여수까지의 거리를 19시간 30분만에?!!! 환호하는 관중들 사이에서 긴 다리로 성큼성큼 뛰어오는 폼이 낯이 익다. 미국 짐 웜슬리(Jim Walmsley) 선수. 작년 Kilian이 세웠던 대회 기록을 12분 앞당긴, 19시간 37분 43초의 기록으로 골인한다.
감동적인 UTMB 1위 골인 장면도 직관 하고 내가 골인 했음 더 감동적이였을텐데..ㅋㅠㅜ 이제 샤모니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즐기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가 몇 병 남았으니, 안주거리 사러 시장으로...
숙소인 알펜로즈에서 100m 거리에 제법 큰 식료품점이 있고, 주변으로 빵집, 정육점, 피자전문점 등이 모여 있다.
식당에서 먹는 가격은 엄청 비싼데 비해, 식료품점에서의 물가는 우리나라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싼 편이다.
맛있어 보이는 치즈랑 테린(고기 파이류), 등심과 안심 (정육점은 비싸고, 슈퍼에서 파는 포장육은 저렴하다) 그리고 와인,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마지막 저녁을 준비한다. 한국에서 고추장이나 간장류를 조금 가져왔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ㅋ
멋진 배경의 야외 테라스에서 맛난 음식과 술이 함께 하니, 목마 사람들과 함께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쪼금 생각이 났다. ^^
샤모니에서 만난 좋은 인연들과 함께 밤 늦게까지 운동 이야기, 여행 이야기, 인생 이야기 하며 마지막 밤을 보냈다.
9월 3일(일) 샤모니 - 제네바
오늘은 제네바로 떠나는 날.
버스를 낮 12시로 예약해 놔서 오전에 여유가 좀 있다. 마침, 숙소 가까운 곳에 작은 호수가 하나 있는 걸 봤는데, 거기를 달려보기로 한다. 숙소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니 그림같은 배경의 호숫가가 나온다. "어때요? 참 쉽죠?"로 유명한 밥 아저씨 그림에 자주 나오는 풍경. ^^ 허벅지에 남아 있는 근육통도 잊은 채, 달콤한 숲 속 공기 마시며, 온 몸으로 즐기는 펀런. 좋구나~!
조깅을 마치고 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산, 갓 구워낸 바게트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 버스 터미널로.
정해진 시간에 딱 맞춰 온 Swisstours 버스를 타고 제네바 시내로 향했다. 샤모니, 또 올 날이 있겠지? ^^
그리고 한 시간 삼십여분을 달려 스위스 제네바 도착.
샤모니에서 제네바 공항 가는 버스를 탔는데, 중간에 시내 버스 터미널에 정차하길래 얼른 내렸다.
세계 국제 기구가 많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제 도시"라 불리며, 본 적도 차 본 적도 없지만 롤렉스의 고향 제네바.
프랑스와 인접한 관계로 프랑스어를 쓰며, 주요 관광지로는 프랑스와 스위스에 걸쳐 있는 레만 호수와 생 피에르 성당.
원래 여행 계획은 없었으나, 비행기 시간이 어중간 했고 이 때 아님 또 언제 와 보나 싶어서 일정에 넣었다.
여행 정보가 많이 없어 가격을 보고 숙소를 골랐는데,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였다. 레만 호수와 구도시 중심가 사이에 있어서 하루 일정으로 주요 관광지를 둘러 보기에 더없이 좋은 위치에다 가격도 살인적 유럽 물가에 비하면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 1박에 25만원은 안비밀 ^^;;).
호텔에 짐을 풀고 나오니, 이런 모습이 반겨준다.
혼자 여행이라 그럴까 아님 일요일 오후라? 왠지 더 여유롭고 한가로운 느낌적인 느낌.
일단 점심 먹으러 경남 형님이 추천해 준 햄버거 가게 "홀리 카우"를 찾아 나섰는데, 쉬는 날이다. ^^;;
가는 길에 봐 둔 다른 햄버거 가게에서 첫 끼. 햄버거야 원래 맛없없인데, 맥주 한 병 곁들였더니 대략 3만원 ^^;;
혼자 여행이니 맘 가는데로, 몸 가는데로... 특별한 일정이 없었는데,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보니 호수 유람선 매표소가 보여 함 타 보기로. 레만 호수를 한 시간 둘러보는데, 22 프랑 (스위스에선 유로보다 스위스 프랑을 사용한다. 환율은 대략 1500원)
점심을 먹고 다리를 하나 건너 다시 유람선 선착장으로...
다리 옆으로 작고 예쁜 루소섬이 보이는데, 그 주변으로 레만호에서 흘러 나오는 맑고 푸른 물줄기가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특이하게 호수에서 강으로 물이 흐르는데, 아마 레만호의 고도가 높아 아래로 흐르는 듯.
바닥이 훤히 비춰보일 정도로 물이 정말 맑고 깨끗하다.
유람선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면서 보니, 다양한 배들이 다닌다.
호수가 워낙 크다보니 호수 인근 마을과 관광지를 다니는 "수상 버스" 들이 가장 많고, 저녁에는 야경을 즐기며 저녁 식사까지 할 수 있는 크루즈도 운항을 한다. 내가 타는 배는 1층이 간이 카페로 꾸며진 유람선. 햇볕이 제법 뜨거운데, 그늘이 없는 2층 후미 공간이 제일 분빈다. 출발.
한 시간의 조용하고 고즈넉한 유람이 끝나고 처음 탔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저녁 먹기에는 아직 일러, 제네바 구도심을 돌아 보기로...
호숫가 옆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쌩 삐에르 성당으로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가는 길은 중세 유럽 분위기가 물씬...
조금 더 올라가니, 야외 박물관과 제네바 대학으로 이어진다.
발길 닿는데로 걷다가 저녁 먹으러 다시 시내로.
숙소와 성당이 있는 구도심(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쪽은 명품 매장들과 로맨틱한 식당들이 많은, 조용하고 앤틱한 분위기라면, 다리 하나 건너편의 제네바 기차역이 있는 시내쪽(역시 내 느낌상...)은 좀더 캐주얼한 식당들과 바, 상점들이 많은 활기찬 분위기 이다.
시내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느낌이 확 꽂히는 중식당 하나 발견.
입구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주메뉴가 광동 요리와 쌀국수라고 해서 바로 입장. 유럽, 특히 프랑스에 쌀국수 맛집이 많다고 하던데, 이 집도 그런 느낌이 있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먹기로 했다.
중국 음식이 메인인거 같아 홍콩식 우육탕면과 하가우, 그리고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을 주문했는데, 우육탕면이 대박이다. ^^
혹시나 사장님이 어디 출신이냐고 했더니 역시나 광저우란다. 진짜 고향(?)의 맛!!! ㅋ 마지막 저녁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뜻밖의 맛있는 저녁을 먹고, 제네바역 안 식료품점 Migros에서 안주거리와 옆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9월 4일(월) 제네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새로운 도시에 여행 오면 꼭 해야 하는 건 뭐??? 조깅~!!!
레만호 한 바퀴 할까 하다가 200km라고 해서 꾹 참았다 ㅋㅋ. 숙소에서 먼저 반시계 방향으로~
여기에서 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이번엔 시계 방향으로...
다시 턴해서 방파제 수영장에 들렀다.
입구에 입장료가 2프랑이라고 적혀 있던데, 주말에만 받는건지 아님 락커 사용료인지는 확인 못 함.
여행 전, 이 곳 수영장 얘기를 듣고 수영복과 수경을 챙겨 갔는데, 도착 당일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마지막 날엔 시간이 촉박해서, 내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입수를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정말 멋진 곳이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을 역시 달리기와 함께 마무리 하고, 공항으로.
호텔 옆 Bel-Air 버스 정류장에서 5,10번 버스(5~8분 간격으로 운행)를 타면 30분이면 제네바 공항에 도착한다. 호텔에서 준 무료 승차권이 있었는데, 검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7일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그리운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꿈에 그리던 샤모니 골인 아치에서 멋진 완주 세리모니를 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긴 하지만,
UTMB가 아니였음 평생 경험하지 못했을, 풍경과 사람과 감동을 내 두 발로 경험할 수 있었던 멋진 여행이였다.
그래서 난 달리기가 좋다. ^^
p.s. 돌아오는 비행기 옆 좌석에서, BTS 때문에 한글을 배우러 한국에 온다는 이탈리아 아가씨를 만났다. 어깨에, 정말 잉크도 안 마른, "삶은 계속 되어져야 한다." 라는 한글 문신을 보여주더라~ ^^ K-pop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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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대하고
세상을 보는눈에 gap를 느꼈고
특히 선량하고 아름다운 맘이
참 멋지고 나랑 다르구나 싶어 참 감사 하고 잘배웠습니다.
지금부터 친구 아니고 스승이여
그러니 앞으로 쭉 술사~~~~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
사람,사물,세상을 보는 눈의 차이가 아니라 다름이겠지요~^^
내년에는 함께 열심히 운동해서, 더 좋은 곳, 더 많이 다니세~
술은 언제나 늘 쭉 내가 사지~~~^^
정성껏 작성한 후기 잘 읽었어요.. 너무 아름다운 제네바와 샤모니의 일상이고 멋진 동네를 체험한듯 합니다. 멋진 추억을 함께 하시고 인생의 귀한 페이지를 장식하여 돌아온 수현이에게 멋지다는 말을 보내고 싶습니다,, 혹자는 이럴수도 있어요..돈과 시간이 많아서.. 그러기보단 저는 바쁜 사업증에 일정을 빼서 가는 선택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우수한 트레일러닝 유전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기에 한수 배웁니다. 내년에도 CCC 함께 하길 기대해봅니다. 죽기전에 이런데서 뛰어보고 맛보고 느끼고 죽어야 원이 없지..
벌써 내년 CCC 신청할 시기가 되었네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트레일러닝에, UTMB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갈수록 참가 기회를 얻기가 어렵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형님과 함께 몽블랑을 뛰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트랜스제주 50km, 8시간에 완주한 형님 보고 부럽기도 하고 반성도 많이 했네요~
내년에는 참가가 목적이 아닌 완주를 목적으로 열심히 운동하겠습니다~!
트레박질(트레일+담박질)에 빠질수록, 즐길수록 호접몽의 경지까지는 아니지만 자연의 품에 동화되어 갑니다. 어떤 면에서는 달리면서 산 속에서 배우고 느끼고 체험 하는 것들 때문에 이제나마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터득해 가기도 하고요. 그런 이유로 숲속을 달릴 때는 늘 기쁨과 감사함을 가슴 속에 한가득 담아오지요.
그래서 숲길을 달릴 때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동네 뒷산만 달려도 무릉도원에 간 것 같고 得道한 기분이 듭니다.
벌써 오래전 여행이 되었지만 채회장 글을 읽으니 그날을 기억하는 내 몸이 다시 가고 싶다고 요동을 치네요. ㅎㅎ
근데,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있다면..... 흑흑~ 트레킹이 아닌 트런으로 도전하고 싶다.
대회 준비할때 해주신 조언과 응원, 정말 감사드립니다.
형님이 주신 책 몇 번을 읽었는지 모릅니다.
책으로 접했던, 그래서 상상했던 것보다 실제 마주친 몽블랑은 몇 십배 더 멋지고 감동이더군요~
늘 꾸준하게 운동하시고, 도전하시는 형님 모습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형님께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몸 만들어 보겠습니다!
글을 읽기도 전에 사진만으로도 눈이 호강하네요~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수현씨의 가이드로 신랑그리고 다른 달림이 분들과 함께하고프네요 ^^ 부럽습니다 ㅎ
전, 늘 함께 하시는 부부가 더 부럽습니다~! ^^
언제든지, 달리고 싶은 곳, 가보고 싶은 곳 말씀하시면, "노 팁, 노 옵션" 무료 봉사 가이드 하겠습니다~!!! ^^
아름다운 풍광 사진들도 멋지고 채수현식 깨알 유머(예를들어 사진에 혼자만 이미 메렁 ㅋㅋ 등등)가 담긴 글도 참 재밌었습니다. 술술 읽히는 글을 따라가다보니 제가 다녀온 듯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5년전 유럽여행 속 한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구요. 달리기를 하면서 내 발로 이곳저곳을 다녀본다는 것이 참 즐겁다는 걸 많이 깨닫고 있는데 짧은 일정에도 구석구석 다니고 맛보고 느끼고 오신걸 보니 역시 전문가~^^. 다음에 함께 가실 기회가 된다면 참 즐거울 것 같습니다. 목마 공식 마라닉, 트레일러닉 가이드? ㅋㅋㅋ 달리고 느끼고 또 꿈꾸고... 온전히 자기의 의지와 체력을 발판으로 즐기는 달리기가 주는 매력이지 싶네요~^^ 글로벌한 꿈을 꾸게 하시는 멋진 후기 잘봤습니다.
이런 긴 댓글..... 무척 감사합니다! ^^
대회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은, 관광이나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과는 분명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마라톤이나 트레일런 모두, 말씀하신 것처럼 구석구석 온 몸으로 새로운 도시와 자연을 느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런 재미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더 가보고 싶은 곳이, 더 뛰어 보고 싶은 곳이 많아져 걱정입니다 ^^;;
이번 샤모니와 제네바 모두 기대 이상의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지만, 함께 느끼고 운동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무척이나 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는 꼭! 함께 멋진 추억 만들 수 있는 마라톤 여행 준비해보겠습니다~!!!
2024년 기대해도 좋습니다~! ^^
세상은 넓고 달릴 곳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