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6봉
매번 이용하는 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편의점에 앉아 시간을 죽이다가 순천터미널 맞은편에서 94번 첫버스를 타고 연화에 내리니 아직도 사방이 깜깜하다.
제법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연화저수지를 지나고 차 한대 지나가지 않는 가파른 도로 따라 여명이 밝아오는 고개에 올라 으스름한 숲으로 들어간다.
눈에 익은 능선 따라 전위봉에 올라 지난번 다녀온 황새봉은 생략하고 길도 없는 잡목숲을 이리저리 통과해 무덤이 있는 안부로 어렵게 내려간다.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오른 306봉에서 남쪽으로 꺽어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로 내려가면 독특한 모습의 황새봉이 지척이고 지나온 마루금도 잘 보인다.
산불지대를 따라 넓은 임도와 만나서 송전탑이 있는 205봉을 넘고 가옥 몇채와 정자가 있는 안부를 지나서 산으로 들어가니 어디선가 굿을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억새사이로 펼쳐지는 바위지대를 걸어가면 비취빛 바다가 상큼하게 내려다 보이고 이어지는 마루금도 내내 눈에 들어와 새벽녁의 몽롱함이 사라지고 기운이 난다.
▲ 새벽바다
▲ 무덤안부와 306봉
▲ 306봉 내려가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 279봉
헬기장이 있는 293봉을 지나고 길이 없는 능선 따라 상복과 운암을 잇는 안부인 운암재로 내려가니 이장한 경주정씨묘터가 보인다.
249봉을 넘어 흉측하게 파여나간 채석장을 바라보며 무덤 두기가 있는 안부로 내려가 소나무와 노간주나무들이 빽빽하고 명감넝쿨들이 진을 치고있는 숲을 올라간다.
굵은 명감넝쿨들을 손으로 하나하나 끊으며 바위가 있는 279봉을 어렵게 넘고는 길이 좋아져서인지 199봉을 지나 183.5봉의 삼각점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고 내려간다.
무덤들이 있는 좋은 길 따라 임도와 만나고 송전탑을 지나서 하사와 당촌을 잇는 2차선도로인 장골재로 내려가면 적막한 도로에는 겨울햇볕만 가득하다.
절개지의 수로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이어지는 마루금을 바라보다 195봉을 넘어 내려갈 곳을 찾지만 웬일인지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왔다갔다 고민끝에 방향만 맞추고 숲으로 들어가 빽빽한 관목과 가시나무들을 어렵게 뚫고 내려가니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100여미터 잘못 내려간 곳이라 전답을 가로질러 마산교회가 있는 2차선도로로 올라간다.
▲ 운암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장골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안심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마산교회
- 183봉
배추가 시들어가는 밭을 지나고 120봉을 넘어 내려가면 황해도민 사설묘지인 '회향원' 표시석이 서있는 안부가 나오고 바다가 가깝게 보인다.
시멘트임도와 비포장임도를 따라가다 잠깐 샌드위치를 먹고 올라가니 최근 간벌한 듯한 소나무들이 능선을 덮고있고 양쪽 사면에는 명감넝쿨들이 빽빽해 애를 먹인다.
힘겹게 183봉을 넘고 또 길이 없어 북쪽으로 방향을 맞춰 머리만 보이는 송전탑을 겨냥해 내려가면 지저분한 잡목들과 명감넝쿨들이 앞을 막는다.
까시덤불에 갇혀 고생하다 푸른색 창고건물과 '평산신씨세장비'가 있는 안부로 내려가 포장도로를 건너 송전탑뒤로 들어가니 역시 길은 보이지 않는다.
지겨운 가시덤불들을 뚫으며 너덜지대를 지나서 바위위로 올라가 멀리 황새봉에서 이어온 산줄기를 바라보고 무덤 한기가 있는 216봉을 오른다.
▲ 회향원 표시석
▲ 216봉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207.4봉
좋아진 길 따라 무덤들이 있는 안부를 지나서 임도를 만나고 통신탑이 서있는 봉을 바라보며 올라가면 마루금은 정상전에서 오른쪽의 송전탑으로 이어진다.
우회하는 길 따라 오른쪽으로 꺽어져 NO30 송전탑을 만나고 무덤들이 있는 사거리안부를 지나서 키작은 상수리나무들이 많은 능선을 올라가는데 컨디션이 안좋은지 힘이 부친다.
진땀을 흘리며 180봉을 가파르게 올라서니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조망이 좋아 바닷가에서 흰연기를 뿜고있는 여천공단이 확인되며 지나온 마루금과 무선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역시 간벌된 나무들이 덮고있는 흐릿한 능선 따라 NO36 송전탑을 지나고 덕곡마을의 2차선도로로 내려가 '민들레식당' 앞에서 능선을 가늠한다.
맞은편 농가 뒤의 밭을 지나서 능선으로 붙어 흐릿한 길을 만나 무덤 한기가 있는 154봉을 넘고 시멘트도로를 가로질러 까시덤불들을 헤치며 붉은 깃대 달린 삼각점(광양446/1996복구)이 있는 207.4봉에 올라가면 밑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펼쳐지고 무선산과 안심산이 가깝게 보인다.
억새밭사이로 좋은 길을 내려가 무덤지대들을 지나고 아파트뒤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송림 따라 화산마을의 1차선도로를 건넌다.
▲ 180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송전탑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오른쪽 통신탑봉
▲ 덕곡마을 도로
▲ 207.4봉 정상
▲ 207.4봉에서 바라본 무선산
- 무선산
임도로 들어가 반질반질한 주민들의 산책로를 따라가다 무덤이 있는 갈림길에서 마루금에서 떨어져있는 무선산으로 가기위해 왼쪽으로 꺽어 운동시설들이 있는 안부로 내려간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따라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암봉으로 되어있는 무선산(217.0m)에 올라가니 산불초소와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안심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산중턱의 온천이 잘 보이며 여수시가지너머로는 영취산에서 전봉산을 지나 천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우뚝하다.
거침 없는 조망에 사방을 둘러보다 갈림길로 돌아와 잘 나있는 산길을 타고 내려가 절개지를 만나서 6차선 대로인 망마로를 건넌다.
맞은편의 커다란 여천교회뒤로 들어가 물탱크가 있는 96봉을 넘어 내려가니 도로삼거리가 나오고 안심산온천 표시석이 서있다.
이어지는 능선을 갸늠해 조금 위의 주택뒤로 들어가 참호들을 지나면 가뜩이나 길이 없는 능선을 최근에 간벌된 나무들이 꽉 막고있고 조금만 우회하면 까시나무들이 덤벼들어 참다못해 쌍욕이 터져나온다.
이리저리 나무들을 타고 넘고 명감넝쿨들을 자르고 젖혀가며 진땀을 흘리고 무덤으로 올라가 나무계단이 있는 탄탄한 등로와 만난다.
▲ 무선산 정상
▲ 무선산에서 바라본, 영취산에서 천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무선산에서 바라본 안심산과 산중턱의 온천 그리고 오른쪽의 여천교회
▲ 안심산온천 표시석
- 안심산
따뜻한 날씨에 질퍽거리는 진흙길을 타고 275봉으로 올라가니 발밑으로 진녹색 가막만과 섬들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무덤들이 많은 안부로 내려가 온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산불초소가 있는 안심산(347.8m) 정상에 올라가면 삼각점과 지적삼각점이 있고 바람이 시원하게 블어오며 이어온 그리고 가야할 여수지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뉘엇뉘엇 석양에 물들어가는 바다를 황홀하게 바라보다 사방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확인하며 잠시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온천길이 갈라지는데 사방산을 넘을까 고민하다 그냥 하루밤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온천으로 꺽어진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 따라 패여나간 채석장을 보면서 안심사를 지나고 온천으로 내려가니 '유심천리조트'라 적혀있고 넓은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 차있으며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마침 목욕을 끝내고 나오는 기사분의 택시를 타고 가시에 난도질 당해 욱씬거리는 몸둥이를 술 한잔으로 달래려 생태탕을 잘한다는 식당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