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돌 담장길 돌고 돌아
그리움입니다
저 먼 지평선처럼 아스라이 보이는
잡힐듯 잡히지 않는 애틋함일뿐입니다
넓어질수 없었던 좁은 냇가였습니다
작은 피라미와 동글 동글한 자갈돌에
푸른옷을 입힌 해캄의 동무로 어울리기에
너무도 좋았던 그때 써 놓았던
한편의 일기같은 추억입니다
그 추석이 돌아 오려 합니다
키워서 보내놓고 다시 불러 들이는 것이
엄마의 손길 같습니다
작은 몸으로 작은 생각으로
엄마의 품속이 커다란 우물인양 살았을 적에
추석이란 명절은 그야말로 잔치 해야 할 명절이었습니다
몇일전부터 한 밤...한 밤...세었더랬습니다
김밥을 먹기위해 소풍가는 날을 세었던
그 손가락은 명절에도 똑같이 해와 달을 세었더랬습니다
그 마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이제는 커다랗게 전해오지 않는 추석이란 둥근 달을 맞으려
고향으로 돌아 가려 합니다
보름달만큼 둥근박이
돌담위 지붕위를 점령했었던 고향 마을
장독대 옆 감나무에는
붉은 감이 주렁 주렁 하늘아래 탱글 탱글 익어가고
수많은 소원이 주렁 주렁 달려 있었던 마을 입구 서낭당
올 뜰안 가득했던 애호박 줄기따라 나팔꽃 줄기까지
깐족 깐족 다투듯 피어 있던 그곳에
엄마의 치마폭처럼 느껴졌던 옛 그 추석을 맞이하러
어릴적 그마음으로 돌아 가려 합니다
넓어진 세상에서 이미 자랄대로 자란 눈과 마음으로
돌아가서 옛 추억과 옛 고향마을을 찾는다면
머리속에 기억하는 그런 고향마을은
이미 없음을 아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명절이 돌아올때쯤 며칠전부터는
생각을 잠시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만국기 휘날리던 파란 하늘 아래 운동회 참가했던
어린날 동심의 마음으로
반짝이는 햇살따라 물빛 영롱하게 반짝이던 강가에서
소꿉놀이로 붉은 저녁 노을 맞이했던 그 마음으로
햇살에 익고 바람에 익어
까만 얼굴에 두 눈빛만 초롱 초롱 빛났던 그 얼굴로
보름달만큼 웃음 가득한 얼굴로 돌아 가려 합니다
솔내음 가득한 송편내음 익어가는 부엌
집앞 가득한 황금들녘 탱글 탱글 영글어 가는 곡식들
마당 한 자리 차지 하고 빨갛토록 썬텐하는 고추들 모습
가장 일찍 낙엽되어 바람과 함께 데굴 데굴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느티나무 잎새들
참깨단 묶어 놓은 곳에 머물어 수북히 쌓여 있던 그 풍경들
허름한 창고 대들보 아래 주렁 주렁 달려있는 마늘단까지
고향집의 그림속에는 내 어릴적 보았던 주인공들이
여전히 세월을 잊고
떠났던 주인공들을 기다리고 있음입니다
그 향수를 느끼고 그 추억을 꺼내려 돌아가려 하는
그날이 추석이란 명절 인것 같습니다
부디
오랜만에 악수에서
웃음과 행복을 받아 오시길......진심으로 기원해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가위 보름달처럼.......
비록 꽉찬 듯 둥글지만 .....
그 속에는
비움으로 가득 채우시는
이해와 여유로움으로 가득 채우시는
그런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시는 명절을
보내기실 기원해봅니다.
수많은 돌틈속에 내 어린날 숨어 있을까?
그날들은 늘 꿈이었어, 돌아갈수 없는, 한폭의 수채화처럼.
흐르는 곡/향수(엿고던날)/이남옥, 이준기
2011.09.09. |
첫댓글 고향집 어귀를 돌아나오는 것 같습니다.
풍경님 수채화의 풍경대상이 시골집 구성인데 그냥지나치지말고
수채화그리듯 사진으로 모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언젠가는 사라질 대상들이라
더욱 애틋하네요
네에..제게 재산이라면
이런저런 사진들과 비록 제대로 표현 못한 시골 풍경 그림들
그리고 흔적들을 남겨 놓은 이 일기장...이것에 가장 큰 재산인것 같아요
더불어 가래산님처럼 생각이 같으신 분들과 함께 하는 이공간...늘 감사드립니다.
이번가을에는 시골여행을 꼭 다녀와야 할것 같습니다~~^^
네에..꼭 다녀오세요.
전 시골 길 양 옆 한들 거리는 강아지풀조차도 이뻐서 어쩔줄 모른답니다
커다란 트럭 바람에 휩싸여 따라가는 낙엽들이 굴러가는 풍경에도..아름다워서..ㅎㅎ..
시골은 살기에는 버거울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나그네 눈을 쉬게 해주는 의자인것만은 사실인것 같아요
엿고던날"도 그렇지만 사진...풍경님의 그림...모두가 저의 사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글과 영상을 마음에새기며 노래를 가슴속에 묻으니 마음이 뜨거워 집니다. 어떻게 표현을 이렇게 잘하시는지...
그렇죠? 아무래도 시골에서 자란 분들과는 추억이 같은 ...또 다른 배경이 있어서....그 마음이 함께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 같아요..
"추석" 아련한 추억으로 내 마음을 울리고 있읍니다
고향과 추억은 뗄레야 뗄수 없는 그리움인것 같아요..오늘도 산행 가시었나요?
아님 추석 명절 준비중이신가요?ㅎㅎㅎ주말이면 김형식님께 궁금하네요..어디 산에 가셨을까 하는...ㅎㅎ..
내일 산행갑니다
사모님두요?ㅎㅎ..글찮아도 오늘 탁구장 가서 함께 한 여자분들끼리 ..건달 며느리들이라고 해서 한참 웃었어요. 낼은 송편 빚고 전도 부치고...전 무조건 큰집으로. 오늘까지가 일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