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12. 16. 저녁 6:30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국회의원회관 ‘울지마 톤즈’ 상영회 축사
오늘 행사를 주관하신 고흥길 의원님과 여야 국회의원 제위,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천주교분과 이재희 위원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후원해주신 대한노인신문과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에게 주님의 은총과 평화를 빕니다.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구세주의 성탄을 앞두고 진행되는 오늘 이 뜻 깊은 행사에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평화’이심을 떠올리면서 아프리카에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을 통해 참 평화를 건설하고자 했던 한 선교사를 기억하게 됩니다.
고 이태석 요한 신부님은 내전의 회오리 속에 참담하게 내버려진 수단의 백성들, 특히 청소년들을 바라보십니다. 전쟁은 경제뿐만 아니라 그 순수한 사람들의 마음까지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손과 발을 문드러지게 하는 한센병보다 더 큰 병으로 그들의 마음을 뭉개버린 것이 전쟁이었습니다. 한창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또 한창 미래를 위해 책과 연필을 들어야 할 어린이들의 손에는 ‘원수’를 향해 증오를 퍼부을 살인무기가 들려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태석 신부님은 그들의 손에 총 대신에 악기를 쥐어 주십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과 함께 기적을 만들어 내어 내전으로 삭막해진 온 나라를 음악의 힘으로 치유하고, 사랑의 힘으로 화해시킵니다.
때마침 어제 12월 15일,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오늘 새벽, 로마 교황청 비오10세 홀에서도 교황청 관계자들과 80여 개국 1백수십 명의 외교사절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지마 톤즈' 상영회를 열어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는 소식입니다.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주관한 이 상영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의 한국영화 해외 상영지원 프로젝트의 하나로 개최한 행사인데, 남수단의 오지 ‘톤즈’ 마을에서 사랑과 봉사로 헌신하다 작년 1월(14일)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삶은, 전 세계 저개발 국가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황청으로서도 중시할 만한 사례로서, 외교부는 이번 상영회가 교황청에서 개최된 것은 의미가 있는 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태석 신부님이 소속됐던 살레시오 수도회 설립자인 돈 보스코 성인을 따라 자신을 완전히 봉헌한 삶은 매우 감동적”이라며 “그런 영웅적인 삶은 젊은이의 가슴 속에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는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널리 전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TV 다큐멘터리로 소개됐다가 기록영화로 우리 국민들을 찾아 나선 ‘울지 마 톤즈’는 지난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주는 ‘가톨릭매스컴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지난해 평신도주일 강론자료에서도 ‘울지마 톤즈’와 고인이 된 이태석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바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 영화는 선교사 이태석 신부님의 짧고도 굵은 생애를 보여주면서 우리 평신도들에게 사도직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일러주고 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무조건의 사랑만으로 이웃에게 다가가신 그 길을 오늘 우리도 걸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동시에 오늘 우리의 현실 정치에도 사랑과 평화가 발붙일 자리를 찾아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머나먼 이역의 검은 땅에서, 가장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이웃인 청소년과 환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다 그리스도처럼 끝내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신 이태석 신부님.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사랑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마음속에 강하게 심어주신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담은 오늘 저녁 영화는, 한해가 저무는 이 겨울 우리 모두의 가슴을 따뜻한 감동으로 녹여주리라 믿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모든 분들과 이런 소중한 행사를 마련해 주신 의원님과 관계자 모든 분, 특히 천국에서 기쁘게 우리를 지켜보실 이태석 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2. 12. 16.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 최홍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