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면 머릿속 생각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국 여러 가지를 ‘시도’해봐야 하는데, 시도도 해보지 않고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남들과 비교하거나 남탓을 하며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33년 동안 정신과 전문의로 수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온 한성희 박사는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라는 최근 저서에서 “무엇을 하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라고 말한다. 한성희 박사는 “너무 모든 것을 잘 하려고 애쓰지 말고, 다 맞추려고 노력하지 말라”며 “오히려 너무 잘 하려는 욕심이 인생의 생동감을 죽이고 무엇이든 쉽게 시작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조언한다.
즐거워서 스스로 하는 ‘놀이’ 찾기 일을 하는 것이 아무리 즐겁다고 해도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사람들이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놀이는 비즈니스 골프처럼 사업적인 목적의식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너무나 즐거워서 스스로 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놀이는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행복한 삶의 핵심이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는 제목의 책을 통해 근면성실을 최고의 미덕을 여기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행복한 인생2막을 위해서 놀이가 왜 중요할까. 김정운 교수는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사회인데 창의성은 놀이와 함께 온다”며 “잘 놀아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결국 잘 일하게 된다”고 말한다. 여러 조사에서도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앉아 있을 때보다 전혀 새로운 일이나 놀이를 할 때 창의력이 발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유시민 전 의원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저서에서 노는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어야 하며, 돈이나 승리를 목적으로 삼으면 놀이가 더 이상 놀이가 아니게 된다고 경고한다. 자신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좋은 학교와 직업을 위한 학습뿐 아니라 즐겁게 스스로 할 수 있는 놀이를 개발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평생의 행복을 만드는 밑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시도로 원하는 것 찾기 누구나 마음이 설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동시에 연봉이 높고,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어 한다.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이 두 가지가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은 행복한 인생2막을 여는 중요한 열쇠다. 그렇다고 인생 2막은 회사를 그만두어야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인생2막을 위한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은 일일 것이다. 또한 가족의 조언이나 사회적인 평판을 스스로의 욕구와 잘 조화를 시켜야 한다. 그래서 쉽지 않은 과정이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체감하는 정년이 평균 52세라고 한다. 물론 정년이 보장되는 일부 직업은 예외다. 서른 살을 전후로 취직하는 사람들일 경우 22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다는 얘기다. 30년은 배워 22년 일하고 나서 평균 연령이 곧 90을 넘어가는 시대에 최고 30년 이상은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선택한 자유와 성취감이 없다면 행복한 인생2막을 열 수 있을까. 내가 행복하고 설렘이 있는 일은 하루아침에 발견될 수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다양한 경험과 직장, 직업 등을 거치고 나야 제 몸에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다.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과, 남들이 좋다고 추천한 일은 천지차이다. 적어도 안정되고 연봉 높은 일이 아닌 마음이 설레고 스스로 자유와 열정을 가질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말이다. 어떤 이는 남들은 그런 일을 다 잘 찾는 것 같은데, 자신만 허둥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면 머릿속 생각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국 여러 가지를 ‘시도’해봐야 하는데, 시도도 해보지 않고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남들과 비교하거나 남탓을 하며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제2의 인생설계를 고민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평소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 특기 등을 소득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본다. 또한 그러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본다. 예를 들어, 농부로서의 삶을 생각했다면 땅을 경매로 매입해두거나, 이를 위해 적금을 매달 일정 금액을 붓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그와 관련한 일의 멘토를 구한다. 직접 찾아가서 얘기도 들어보고, 친분을 쌓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를 통해 필요한 농촌대학 등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을 따고, 주말농장을 통해 작게나마 시작할 수 있다면 제2의 인생설계가 뜬구름처럼 아득한 곳이 아닌 바로 내 발밑에서 시작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주변의 기대 점수를 낮추기 ‘그럭저럭’과 ‘나름대로’라는 말은 좋은 말일까, 나쁜 말일까? 하지현 건국대 정신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요새 너무 ‘보통과 평균’을 높이는 경쟁을 해왔다. ‘이 정도는 되어야’라는 그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닐까? 그게 사실 우리 모두를 지치고 힘들고, 결핍감을 느끼게 만든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난 생각한다. ‘그럭저럭’과 ‘나름대로’도 꼭 격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우리의 삶이 힘들어지는 이유 중 큰 부분은 바로 사람노릇하고 이 사회에서 살려면 해야 할 평균점을 너무 높고 엄격하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한 여성칼럼니스트가 “27살이 넘은 여자는 죽어야 한다”라는 자극적인 칼럼을 쓴 것을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진짜로 죽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좀 덜 해졌지만 “결혼은 언제 할거냐? 애는 언제 낳을 거냐? 둘째는 언제 낳을 거냐? 아들을 낳아라, 딸을 낳아라 등등” 마치 숙제를 던져주는 선생님처럼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이 참견을 한다는 것이다. 마치 그러한 참견이 행복한 인생을 위한 조언인 것처럼.
우리는 팀장노릇, 자식노릇, 부모노릇, 친구노릇, 선배노릇 등 각종 역할이 많고,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으레 해야 하는 일’ ‘나에게 남들이 기대하는 일’을 하느라 삶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한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작업은 책임감과 의무감으로서의 존재가 아닌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같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에는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다. 스스로 설계한 삶을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살아가면서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행복을 느낀다.
누군가가 나의 행복을 겉보기의 잣대로 가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의 중요한 문제를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내건 잣대에 휘둘리게 된다. 성취하기도 힘들고, 행복을 느끼기도 싶지 않다. 남 보기에 괜찮아야 행복한 인생은 아니다. “정말 힘들겠다”라며 만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요소가 없으면 ‘사치스러운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남 보기에 크게 문제가 없어 보여도 삶의 허망함과 불안,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2막을 고민한다면 남들이 내건 기대치는 접어두고 온전히 자신만의 성취와 행복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 출처 : 월간 혁신리더 2013년 11월호 - |
첫댓글 맞아 하루하루를 즐겁게 생각하고 보내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