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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삼성전기 먼 남쪽에서 금메달을 바라보다
한국의 국가대표 배드민턴 팀이 7월을 국내에서 보내는 가운데 국내 두 팀이 이번 주 국제 그랑프리 대회 참석차 먼 바다를 건넜다. 한체대 배드민턴 팀이 ‘캐나다 오픈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고 배테랑 이경원 선수(사진)가 이끄는 삼성전기 팀이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되는 ‘요넥스 호주 오픈 그랑프리 대회’에서 예의 기량을 뽐낼 예정이다. 삼성전기 팀은 호주로 출발하기 앞서 가진 훈련 일정 마지막 날에 [Badzine]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삼성전기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실업 최강팀의 지위를 누려왔다. 1996년 창단한 삼성전기는 그동안 1명을 제외한 한국의 모든 금메달리스트와 3명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코칭 스태프 전원이 전 국가대표선수이거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혹은 그 둘 다이다. 다음 주에 부상으로 불참하는 이용대-이효정조를 제외한 삼성전기 팀 소속 선수 전원이 호주 오픈 대회에 참가한다.
현 국가 대표선수인 이경원, 조건우, 김민서, 그리고 강해원 선수가 아테네 올림픽 단식 선수로 활약한 바 있는 박태상 선수와 서윤희 선수 그리고 전 국내 여자단식 1위 황혜연 선수와 함께 출전한다.
한국은 아무래도 지난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이경원 선수와 지난 4월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남자복식)과 함께 최근 인도네시아 오픈 슈퍼시리즈에서 결승에 올랐던 조건우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올해, 선수로는 많은 나이인 30세의 이경원 선수와 반대로 불과 21살인 조건우 선수는 각자의 파트너에 베테랑으로서의 경기 경험을 전해야할 다소 생소한 부담을 안고 있다.
조건우 선수(사진)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오랜 파트너인 이용대 선수와는 동갑내기로서 생일이 불과 12일 빠르다. 그러나 2006년 마지막 주니어 대회를 마치고 국가대표에 입성했을 때, 이용대 선수는 이미 대표 4년차였다. 2007년 졸업과 동시에 성인무대에 데뷔한 조건우 선수는 그동안 경험이 풍부한 한상훈, 유연성, 강명원과 권이구(현재) 등 선배 선수들과 짝을 이루며 경기를 해왔다.
“다음 주에 김동민 선수와 경기를 하게 됩니다. 김동민 선수의 경우에 이번이 첫 국제경기이기 때문에 저로서는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경기가 될 겁니다. 대진표 상 4강에서 말레이시아의 강팀과 붙게 되어있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건우 선수는 최근에 거둔 우승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평가를 내렸다. “제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은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에서는 운 좋게도 최강팀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이긴 팀들은 세계랭킹 8~15 정도였구요, 만약 상위 5위권 팀과 붙었다면 결과는 상당히 달랐을 겁니다.”
국가가 부를 때
전 삼성전기 선수로 지금은 군 복무중인 정재성이나 한상훈 선수와 마찬가지로 조건우 선수도 런던 올림픽이 개최되기 전까지 2년 동안 군복무를 해야 한다. 물론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
“군대문제는 되도록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 제 플레이에만 신경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많은 변화가 따르겠지만, 국내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고 아시안 게임 대표로 선발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습니다. 물론 대표로 선발되는 게 현재 제 목표이구요, 권이구선수와 저는 실력을 좀 더 향상시켜 올 여름 마카오 대회와 대만 대회에서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조건우 선수는 현재의 목표를 이렇게 말한다.
“제 플레이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습니다. 늘 지적받는 건데요, 세계 톱 플레이어들과 경기할 때는 좀 더 빠르게 움직여야하는데 그러질 못해요. 또, 네트 플레이도 좀 더 가다듬어야 합니다. 수비는 괜찮은데요, 아무래도 네트 플레이가 좀 부족해서 조금씩 향상시키려고 노력중입니다.”
삼성전기 권승택 단장은 “선수들이 호주에서 경기하는 것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대표에 들지 못한 선수들은 국내 경기에만 참가하기 때문에 무척 반기고 있습니다.”라고 현재의 선수단 분위기를 전한다.
“물론, 국가대표인 선수에게도 좋은 경험입니다. 슈퍼시리즈 대회에서는 예선을 통과하거나, 1~2회전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 자칫 사기가 떨어질 수 있어요. 이번 대회처럼 작은 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거나 우승이라도 한다면, 상당한 자신감을 줍니다. 큰 경기에서 잘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되죠.”
“뿐만 아니라, 여러 번의 경기경험을 쌓을 수가 있어요. 슈퍼시리즈에서는 1라운드나 예선에서 강팀을 만나게 되면 그냥 1번 경기한 걸로 만족해야 하거든요.”
이번 단일 실업팀 해외 출전이 인도네시아의 ‘Djarum’이나 말레이시아의 ‘KLRC’같은 팀들의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에게 국제 경기경험을 쌓게 해주려는 노력을 떠올리게 하지만, 권 단장은 한국에서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저희 팀 선수 중에는 국가대표 선수가 많습니다. 또, 소속팀 선수를 해외로 파견하려면 협회의 허가를 얻어야 합니다. 국가대표가 참가하지 않는 대회를 선정해서 훈련 일정을 짜는 일도 척척 맞아야 하죠. 이 모든 게 충족되려면 일 년에 한 번 이상 참가하기 어렵죠.”
호주 오픈을 손꼽아 기다리는 두 선수가 있다. 바로 전 국내 단식 1위였던 서윤희 선수와 황혜연 선수가 그들이다. 황혜연 선수(사진)는 국내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으며, 아시안 게임과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러나 작년 10월 발목 부상을 당했다. 올 2월 부상에서 회복되려면 깁스를 하고 한 달여를 더 기다려야 하자 국가대표팀을 나오게 됐다. 그래서 올해에는 아직까지 국내와 국제 대회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재활 훈련 중 코트를 뛰면서 움직이는데 전혀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현재는 박태상 코치와 함께 백핸드와 콕을 정확히 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황혜연 부상에서 복귀 - 이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황혜연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부재를 틈타 올해 성지현, 배연주, 배승희 선수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면, 같은 삼성전기 소속 서윤희 선수는 한국 무대에서 거의 잊혀진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서윤희 선수는 과거에 피 홍얀이나 왕첸 선수같은 에이스들을 쓰러뜨릴 만큼 국제무대의 강자였다. 2007년 국가대표를 나와 그 이후로는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녀는 작년 12월 국내 대회에서 배연주에 이은 준우승과 올해 여름철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2년 전 국가대표에 복귀한 배승희 선수와 같은 길을 걷지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삼성전기 팀 소속으로 뛰는 것만으로 제 생활이 무척 즐거워요.” 삼성전기 선수들의 캐리커처가 담긴 배너 밑에서 훈련하는 동료 선수들을 보면서 서윤희 선수는 “마음이 편안하고 운동을 즐기게 되요. 제가 국가대표팀에 있었을 때는 스트레스가 심했거든요. 국제대회에서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어요.”
“실은 지금 컨디션은 최고에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아직 국내 대회에 목표를 두고 있다. 사실 지난 12월 한국배드민턴 최강전에서 거둔 일반부 단식 준우승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무려 4번째이다. 그 전에도 3번 연속으로 우승컵이 다른 선수에게 돌아가는 것을 보아야만 했었다. “접전인 경우가 많았는데, 한 번도 국내 정상에 오르지 못했어요. 그래서 정말 우승해보고 싶어요.”
“다음 주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바람이에요.”
이경원, 광저우 아시안 게임 후 은퇴
호주오픈이 조건우 선수에게 맏형으로서의 첫 경험이라면, 이경원 선수의 역할은 색다르면서도 조건우의 그 역할보다 더 막중하다. 10년 전 이경원 선수는 10위 안에 드는 단식 선수였다. 새 천년의 해가 저물기 전 그녀는 3번의 준결승에 진출했고 또 여러차례 단식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런, 2001년이 시작되면서 당시 이미 전영오픈 우승과 아시안 게임과 세계 여자단체선수권대회 은메달에 빛나는 위대한 선수인 라경민의 파트너로서 여자복식에 데뷔했다.
“2001년부터 아테네 올림픽까지 라경민 선수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어요. 선배가 제게 많이 가르쳐줬죠. 2005년부터는 이효정선수와 호흡을 맞췄어요. 그때부터 저도 상당히 발전했구요, 파트너로서 서로 잘 맞았어요.”
다음 주면 이경원 선수는 김민서(최근 이름을 김미영에서 김민서로 바꿨다.) 선수와 짝을 이룬다. 김민서 선수(사진)는 23살로 올 해 주로 짝을 이뤘던 하정은 선수와 동갑이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온 배테랑으로서는 놀랍게도 어린 선수에게 멘토역할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우버컵에서 우승했을 때 상당히 놀랐어요. 물론 우버컵에 5번 참가하는 동안 항상 기회는 있었어요. 이번에 제가 맏언니여서 (더 의미가 깊고) 또 세계단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모두가 바라던 거라서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봐요. 효정이와 저는 전에 중국 팀을 이긴 적이 있는데요, 다른 선수들은 그러지 못해서 중국선수들을 만나면 항상 긴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이기는 걸 보여줬다는 게 상당이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저나 제 선수생활로 볼 때나, 이번 아시안 게임이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지 않고, 후배들을 잘 이끄는 게 또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누가 제 파트너가 될지도 모르고,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고 또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제가 길을을 터주어야 해서 점점 더 힘이 듭니다.
“저는 이미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그리고 라경민이나 이효정같은 최고 선수들과 파트너여서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선수들은 정말이지 세계 최고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은퇴한다는 게 후회되지는 않을 지 물었을 때, 이경원 선수는 “제가 발목을 다쳐서 올림픽 은메달에 만족해야 한다는 게 정말 힘이 들었어요. 그 당시 저희가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을지 몰라요. 하지만, 이번 우버컵 우승은 정말이지 대단한 사건이에요. 특히,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에서 두징과 유양을 꺾은 게 베이징 올림픽의 아쉬움을 많이 덜어줬어요. (올림픽에서의 복수)
“우버컵 경기가 TV에 중계되지 않는 게 너무 아쉬워요. 이건 정말 역사적인 우승이거든요. 저희조차도 결승에서 중국을 꺾을 지 몰랐어요. 물론 방송국의 사정을 알지만 어쨌든 실망스러워요.”
이경원 선수는 코트에서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녀의 이런 모습은 꼭 중요한 경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속팀의 다른 선수와 연습할 때도 그녀는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매순간을 싸우며 파트너에게 격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다음 주 호주에서 팀의 명예를 위해 이렇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도 된다는 걸 안다.
첫댓글 불뎅이훈이 영어실력이 대단해요 수고 많았네
불뎅이훈의 영어...우리 카페에서만 찾아 맛 볼 수 있는 영어 번역본. 좋은 정보 많이 번역하여 올려 주길.. 땡큐^^
예..재밌는 기사 뜨면 또 올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