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글을 써서 독자가 읽기에 혼란이나 혼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글을 쓰면서 옳게 읽어달라고 내 놓아서 안 된다. 내용이나 장르야 어떻든 글의 맞춤법이 틀려서는 안 된다. 맞춤법은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의 약속이다. 서로의 약속을 어기고서는 글을 써서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이번 호에서는 『우리말 바로 쓰기』로 글감을 잡았다. 올바른 글을 쓰기 위해서 글쓴이는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고 탈고를 하며, 인쇄 전에 교정을 보는 것이다. 가장 좋은 글은 읽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글이며, 교정거리가 없는 글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서 실수는 있어서 안 된다. 흔히 주위에서 쓴 글을 보면 ‘실수였다’ ‘예전에는 그렇게 배웠다’며 바르지 않은 글을 내 놓고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할 몇 가지를 간추려 보았다.
<1> ㄱ편
◆ 가르치다〈○〉 가르키다〈×〉 가리키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르치다와 가르키다는 너무나 흔하게 혼동되고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가리킨다는 것은 손가락으로 무엇을 지적해 주거나 말로써 무엇이 있는 곳을 알려 줄 때에 쓰는 말이다. ’가르치다‘를 ’가르키다‘라고 하면 틀린다.
◆ 가마니〈○〉 가만니〈×〉, 가만히〈○〉 가만이〈×〉
가마니는 곡식을 담는 짚으로 만든 그릇의 일종으로 쌀가마니․소금가마니․보리가마니다. 따라서 가만히라는 말은 원래 가만하게에서 온 말이기 때문에 가만이가 틀리고 가만히가 맞다.
◆ 갖은〈○〉 가진〈×〉
가진과 갖은은 전혀 뜻이 다른데 지금 쓰이는 것을 보면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가진이라는 말은 가지고 있다의 뜻, 즉 당신이 가진 물건이 뭐요? 내가 가진 돈은 백 원밖에 없다고 할 경우에 쓰이는 것이다. 또 갖은은 온갖의 뜻으로 통하지만, 갖은 난관과 애로를 극복해 가면서 노력했다 할 때에 쓰이는 것인데 이것이 혼동되고 있다.
◆ 거두다〈○〉 걷우다〈×〉
종종 일반문서에 보면 전원이 적극적인 노력과 활동으로 훌륭한 성과를 걷우었다든가, 유종의 미를 걷우도록 노력하라 등으로 거두다를 걷우다로 잘못 쓰이는 일이 많다.
◆ 겨레〈○〉 겨례〈×〉
이것은 순수한 우리말로서 발음 그대로 겨레가 맞는데 항용 겨례라고 해서 레를 쓰지 않고 례를 쓰는 이가 많으나 이것은 잘못이므로 겨레라고 써야 한다. ‘차례(茶禮)를 지내다나 차례(次例)를 기다린다 할 때에는 한자음이므로 례로 표현해야 되겠지만 순수한 우리말 겨레의 레를 구태여 례로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 구부리다〈○〉 굽으리다〈×〉
허리를 굽히다든가, 나무가 굽어졌다든가 할 때의 굽에서 온 말이 곧 구부리다 다. 물론 굽다고 표현할 때에는 굽다․굽고․굽으니․굽어서의 굽이 말 뿌리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독 구부리다 할 때에 굽으리다라고 쓰지 않고 구부리다로 쓰는 이유는 발음이 나오는 대로 적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와 그럼으로
물론 이것은 둘 다 쓰이는 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쓰이는 곳은 전혀 다르다. 그러므로는 함으로와 함께 까닭이라는 뜻과 그러니까라는 뜻을 나타내는 토씨다. 그리고 그럼으로는 그런 것으로의 뜻을 나타내는 토씨인데 그냥 그럼이란 말에다가 으로만 갖다 붙여 놓은 말이다.
◆ 글쎄〈○〉 글세〈×〉
글이라는 글자나 세라는 글자에 따로 무슨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맞춤법에 보면 한 개의 낱말 안의 두 음절(音節) 사이에서 아무 뜻 없이 쎄와 째와 같이 된소리가 나는 것은 그 아랫소리 마디의 첫소리 마디(글쎄의 쎄)에 적어야 한다고 돼 있으므로 글쎄로 적는 것이 옳고 글세는 틀린 것이다.
◆ 기어이〈○〉 기어히〈×〉
기어이가 맞다. 이것은 期於이에서 온 말인데 기어코라는 말은 있어도 기어하게라는 말은 없으므로 기어히라고 써서는 안된다. 이 히와 이 에 대해서는 비단 기어이의 경우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경우에 틀리게 되는 수가 많다 .
◆ 기지개〈○〉 기지게〈×〉
기지개란 피곤하거나 잠자고 깨거나 또는 그 밖의 때에 몸을 죽 펴며 팔다리를 함께 뻗는 몸짓을 말한다.
◆ 깃들이다〈○〉 깃드리다〈×〉
깃이라는 말은 새의 날개에 달린 털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깃들인다는 것은 새 따위가 새의 집에 깃을 들이고 산다는 뜻이며, 우리는 이것을 사람의 행동에 곧잘 인용하는 일이 많다.
◆ 기르다〈○〉 길르다〈×〉
집짐승을 길르는 것은 화초를 가꾸는 것과 함께 재미있는 일이다와 같이 항용 길른다․길르니․길르고로 적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표기다.
기르다․기르고․기르니와 같이 기르다는 어디까지나 기르가 맞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길이 반드시 붙어야 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길러서의 경우다.
◆ 굳굳한〈×〉 꿋꿋한〈○〉
이번의 훈련에서 향토예비군들이 굳굳한 반공정신을 발휘해 싸워주었기 때문에 비교적 단시간 안에 전투가 끝났다.
이 문장은 모 기관에서 배포한 팜플렛의 한 구절이다.
굳굳한 반공정신이라는 대목에서 굳굳한이라는 말이 꿋꿋한의 뜻임은 말할 것도 없다.
◆ 끄트머리〈○〉 끝트머리〈×〉
끄트머리란 맨 끝의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끄트머리라는 말이 끝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끄트머리 그 자체가 독립된 낱말이기 때문에 따로 끄트머리로 적는 것이다.
<2> ㄴ편
◆ 나그네〈○〉 나그내〈×〉
제 고장을 벗어나 객지에 있는 사람을 나그네라고 한다. 이 나그네라는 말은 별로 틀리게 쓰지 않으나 경상남북도․전라남도 지방 같은 곳의 서민층에서 더러 나그내라는 사투리를 쓰는 일이 있다. 나그네가 표준말이다.
◆ 나쁘다 <○> 나뿌다〈×〉
이것은 이미 앞에서도 설명한 것과 같이 단순히 표준어와 사투리의 문제인데 표준말 모음 부록에 규정되기를 그림씨 가운데 쁘다 프다와 뿌다 푸다가 같이 쓰이는 것들은 쁘다 프다를 취하고 뿌다 푸다는 버린다고 돼 있으므로 쁘다 프다로 써야 한다.
◆ 나란히〈○〉 나란이․나라니〈×〉
여기에 대해서도 앞에서 잠깐 설명한 일이 있어 다시 해설이 필요 없을 것으로 인정되나 참고 삼아 다른 새 항목을 꾸며서 적기로 했다. 나란히라는 말은 나란만으로 한 낱말의 줄기가 이루어지므로 나란+히=나란히로 된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소리나는 대로 나란이 나라니 하지 않고 나란히로 적어야 할까. 나란히는 나란하게에서 온 말이며, 나란하고․나란하다․나란하니․나란하여와 같이 나란의 밑에서 반드시 하고․하니․하여 따위의 소리마디가 붙기 때문에 나란이가 아니라 나란히로 나타내야 한다.
◆ 낟 낫 낮 낯 낱의 구별
① 낟은 사람이 먹는 곡식의 알맹이를 뜻하는 것이다. 낟알․낟알갱이 따위가 그것이다.
② 낫은 풀이나 나무․곡식 같은 것을 베는 연장이다.
③ 낮은 아침에 해가 떠서 지기 전까지의 밝은 동안을 가리키는 말이다.
④ 낯은 얼굴의 바닥이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 낯간지럽다, 낯뜨겁다 할 때에 쓴다.
⑤ 낱은 물건 하나하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 …는지〈○〉 …른지〈×〉
는지는 그럴는지, 안 그럴는지는 가봐야 알겠다고 할 때에 …럴지로 나타낸다. 그런데 …는지는 틀리게 쓰는 이가 많다기보다 바로 쓰는 이가 드문 것이 현재의 상황이 아닌가 한다. 올른지 말른지가 아니라 올는지 말는지가 옳다.
<3> ㄷ편
◆ 달음질치다<○> 다름질치다<×>
달음질치다를 달음박질이라고도 한다. 달음박질 달음질은 달리다 달리고 달려라 따위만 보아도 쉽게 이해가 가는 것이다.
다름은 이것과 저것은 다름, 개와 고양이는 같은 집짐승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종류는 다름, 즉 다르다고 할 때만 쓰인다.
◆ 당기다<○> 댕기다․다리다<×>
끝에서 가까이 오게 하다 줄을 팽팽하게 하다 미리 정해 놓은 시일을 더 줄여서 잡다 하는 것을 당긴다 또는 앞당긴다라고 한다.
그러므로 당긴다 당기다가 맞고 다리다는 잘못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적거나 사용하는 것을 보면 줄을 잡아당겨라 해야 할 것을 줄을 잡아다녀라 하고 또 문서에도 당긴다는 말이 다리다로 많이 적고 있다. 당긴다 당기다가 표준말이고 다리다 댕기다는 사투리이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 더불어(함께)<○> 더부러<×>
더불어란 함께․같이 또는 한가지로 하는 뜻으로 사람은 더불어 산다든가, 여러분과 더불어 열심히 일할 각오라든가 해서 오늘날 특히 공무원의 취임 인사․훈시․지시․강연 같은 데서 많이 쓰이고 있으며 공문서에서도 눈에 많이 띈다. 더불어 함께라는 말은 순우리말이므로 더불어 함께 중에서 하나만 골라 써야 한다.
◆ 돋우다(돋게)․돋구다<○> 도두다<×>
그런데 이 낱말이 돋우다 돋우고 돋우니 돋우어서 돋우어 주다 등으로 바로 쓰이지 않고 도두다로 쓰이는 일이 많다. 도두다로 적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돋구다라는 낱말도 더 높게 하다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며 틀린 것이 아니니 참고로 알아두는 것이 좋다.
<4> ㅁ편
◆ 마치다․맞추다․맞히다
이 말들은 서로 비슷한 소리가 나지만 각기 다른 뜻을 나타내고 있으니 쓸 때나 적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① 마치다
무엇을 막을 때 밑에 무엇이 닿아 버티다 또는 일 따위를 마지막으로 끝내다, 원고 쓰기를 마치다.
② 맞추다
적합하게 하다, 취미에 맞추다, 어떤 물건을 짜거나 끼워서 하나가 되게 하다, 서로 일치돼 꼭 맞게 하다.
③ 맞히다
자칫하면 마치다와 혼동하기 쉬우나 전혀 뜻이 다른 말이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마치다는 일을 마치다의 뜻이지만 맞히다는 맞다․맞고․맞으니․맞아서와 같이 쓰여 물음에 대한 답을 맞히다의 뜻을 가지거나 맞다의 사동형으로 목표에 맞게 하다의 뜻을 가진다.
◆ 메우다〈○〉 메꾸다<×>
메우다는 땅을 메우는 뜻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이것을 메꾸다라고 말하거나 적는 이들이 많아 메우다가 맞는지, 메꾸다가 맞는지 분간할 수 없게 된다. 메꾸다는 사투리고 메우다만이 표준말이다.
◆ 며칠․며칟날<○> 몇일․며칠날<×>
몇 월 며칠 또는 며칟날 할 때에는 몇 월로 쓰지만 몇일이라고 써야 옳겠지 생각하고 몇일이라고 썼다가는 큰 잘못이다. 이 며칠이라는 말은 한자에서 온 것이 아니라 순수한 우리말로서 하루․이틀․사흘 따위와 같다.
◆ 모아서<○> 모와서<×>
모와서․모우다로 적는 이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이다. 모으다․모으고․모으니․모으지, 그리고 모이다․모이고 따위로 이것을 모와로 써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 모름지기<○> 모름직이<×>
모름지기는 마땅히 차라리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이 지금 모름직이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5> ㅂ편
◆ 바치다․받치다․받히다․밭이다
① 바치다
신이나 웃어른에게 무엇을 올리다, 드리다. 또는 세금 따위를 가져다 내는 것 등을 뜻한다.
② 받치다
비가 오므로 우산을 받치고 가다, 물건의 밑바닥을 다른 것으로 괴다, 밑에다 받침을 받치다, 분노가 받치다 할 때 받치다를 쓴다.
③ 받히다
도매상에서 판매상에게 단골로 물품을 대어주다. 또 생산업자가 도매업자에게 생산품을 대어주다 하는 뜻이다.
④ 밭이다
건더기가 있는 액체를 같은 것으로 가른다는 뜻이다. 술을 체에 밭이다, 풀을 체에 밭이다, 녹말을 체에 밭이다 따위의 경우이고 그밖에 밭이라는 말을 나타낼 때에도 밭이다라고 한다. 술을 체에 밭다, 밭고, 밭지, 밭으니~에서 온 말이다.
◆ 바람과 바램
역시 둘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쓰이는 곳에 따라서 뜻이 다르다. ‘바람’이란 ‘희망, 기대, 요구’의 뜻으로 쓰인 말이며, ‘바램’이란 ‘탈색’의 뜻으로 쓰인다.
① 바람 : ‘바라다’에서 온 말, ‘우리 모두의 바람은 좋은 글을 쓰는 것이다’
② 바램 : ‘바래다’에서 온 말, ‘그 옷감 바램의 주범은 햇빛이다’
◆ 반가이〈○〉 반가히〈×〉
여기서도 반가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반가이냐 반가히냐, 즉 이 히의 문제다. 반가이가 반가히로 될 수 없는 것은 반가+하다=반가하다라는 말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가이로 적어야 한다.
◆ 반드시(必)〈○〉 반듯이〈○〉 반다시〈×〉
일반적으로 반드시와 반듯이는 혼동되고 있다. 물론 낱말 자체로 볼 때 반드시도 맞고 반듯이도 맞다.
그러나 뜻이 다르다. 반드시는 꼭(必)의 뜻으로 어김없이 틀림없이의 뜻이고 반듯이는 비뚤어지지 않고 반듯하게의 뜻이다. 그리고 이 반듯이는 반듯하다는 뜻이다. 반다시는 사투리다.
◆ 뽐내다〈○〉 뽑내다〈×〉
잘난 체하다, 잰 체하다 등의 의미로 뽐낸다고 한다. 뽑내다는 잘못이고 뽐내다가 옳다.
◆ 부딪치다․부딪히다〈○〉 부디치다․부딛치다〈×〉
부딪치다는 부딪다의 힘줌말로 부딪다․부딪고․부딪지․부딪으니… 따위 부딪의 줄기에서 온 것이다.
그러므로 부딪치다가 옳고 부딛히다부디치다는 잘못이다. 또 부딪히다는 부딪게 되다, 부딪침을 당하다 할 때 쓰이는 말로 옳다.
◆ 분열(分裂)〈○〉 분렬〈×〉
분열은 한자의 본음대로 적으면 분렬이 맞을 것이나 실제 소리는 분렬로 나지 않고 분열로 나므로 소리나는 대로 분열로 적는다.
〈6〉ㅅ편
◆ 싸이다<○> 쌓이다<○>
각각 다른 말로 쓸 때에는 싸이다 쌓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다만 그 뜻이 다를 뿐이고 쓰이는 경우가 다를 뿐이다.
①싸이다
싸다(包)의 줄기 싸에 도움줄기 이가 붙어서 둘러싸임을 당하는 싸이다다.
②쌓이다.
쌓다의 줄기인 쌓에 도움줄기 이가 붙어서 쌓인다는 뜻으로 된다. 흙이 산더미같이 쌓인다 할 때 쓰인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 산골짜기<○> 산골짝이<×>
골짜기라는 말은 다른 말이나 뜻에 구애받지 않고 그대로 하나의 이름씨로서 독자적 낱말을 이루고 있다.
이 골짝, 저 골짝 하고 그냥 골짝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골짜기가 줄어든 말로 이 말에 다시 이가 붙어서 골짝이가 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대로 골짜기는 골짜기이고 골짝은 골짝으로 적어야 한다.
◆ 서낭당<○> 성황당<×>
서낭당은 원래 한문에서 온 말임에는 틀림이 없다.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성황당이라고 적어야 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개고리가 개구리로 변화된 것과 같이 성황당도 서낭당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 숨바꼭질<○> 숨박꼭질<×>
숨다․숨고․숨지․숨으니․숨어서 따위의 원줄기 숨에 자음 음절이 붙어서 이름씨가 된 것이다. 한글 맞춤법에 따라 줄기의 원형을 밝혀 적기로 돼 있다. 숨바꼭질로 소리나는 것을 구태여 숨박꼭질로 적어야 할 이유가 없다. 숨바꼭질이 맞다.
◆ …시피<○> …싶이<×>
이 말은그런 것과 같이의 뜻으로 쓰이는 접미사다.그렇다시피아시다시피따위로 이 접미사는시피에 따로따로 어떤 뜻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시피로 적어야 한다.
말하면 시피는 싶다․싶고․싶지에서 온 말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독자적인 것이므로 싶이로 적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7> ㅇ편
◆ 안 된다〈○〉 않 된다〈×〉
아직 않된다로 적는 일이 많은데 잘못이다. 아니된다․아니한다․아니간다․아니먹는다-하는 아니를 생각하면 바로 쓸 수 있게 된다.
◆ 안가다〈○〉 않가다〈×〉
아니가다가 원말이고 안가다는 아니가다의 준말이다. 그러므로 아니가다가 안가다로는 될 수 있어도 않가다로는 될 수 없다. 즉 안가다가 옳다.
◆ 없으므로〈○〉 없음으로〈×〉
없으므로는 없으니까․없기 때문에의 뜻이고 없음으로는 없는 것으로의 뜻으로 없음으로의 아래에 써가 붙는 것이 보통이다.
◆ 오직․오죽(하면)〈○〉 오즉〈×〉
오즉이라는 말은 없고 오직과 오죽은 그 쓰이는 경우가 전혀 다르다.
오직은 다만․단지․오로지의 뜻이다. 오죽은 여간․얼마나․여북의 뜻이다. 오죽(하면) 따위에 쓰인다.
◆ 올바르다〈○〉 옳바르다〈×〉
올바르다는 옳다와 바르다가 줄어서 옳고 바르다는 뜻으로 올바르다가 된 것이다. 이런 경우는 원형을 밝혀 적지 않아도 되므로 옳다의 옳을 밝힐 필요 없이 올바르다로 적는 것이 옳다.
◆ 우습다〈○〉 웃읍다〈×〉
웃음과 우습다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웃음이나 웃다․웃고․웃지․웃으니․웃어서 할 때의 동사에는 웃이 줄기지만 우습다는 형용사로 웃이 줄기가 아니라 우습이 줄기가 되기 때문에 우습다․우습고․우습지․우스우니․ 우스워서 따위로 적어야 한다. 웃음은 명사이고 우습다는 형용사이기 때문이다 .
◆ 일찍이〈○〉 일찌기〈×〉
일찍이나 일찍이는 부사로 일찌기로 적으면 안된다.
◆ 잎사귀〈○〉 입사귀〈×〉
입사귀라고 쓰는 이들도 있으나 잎사귀가 옳다. 잎사귀는 잎의 개체에 대해 말할 때 쓰이는 것인데 잎사귀의 줄기 잎+사귀=잎사귀가 된 것이다.
<8> ㅈ편 / ㅊ편
◆ 저녁〈○〉 저녘〈×〉
저녘이라고 쓰는 이가 많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반드시 저녁으로 표기해야 한다. 여러 받침 가운데 ㅋ 받침이 쓰이는 것은 단 두 가지 경우뿐이다. 곧 부엌할 때의 엌과 어떠한 방향의 지역이나 어떠한 때의 무렵을 나타내는 새벽녘․동녘․웃녘․아랫녘의 경우만이다.
◆ 조각〈○〉 쪼각〈×〉
쪼개지다 할 때에는 쪼개가 줄기이나 쪼각이라고 할 때에는 쪼각이 아니라 조각이다.
쪼각이나 쪼께 쪼금은 사투리다. 그러나 쪼가리의 경우 그대로 쪼가리다.
◆ 주검․죽음〈○〉 죽엄․주금〈×〉
주검은 죽은 상태의 과거형으로 송장, 죽은 상태로 돌아가다의 뜻이고 죽음은 죽는 일을 뜻하는 것으로 죽다의 명사형이다. 쓰이는 경우는 달라도 주검과 죽음이 맞으며 죽엄이나 주금은 틀린다.
◆ 즈음〈○〉 지음〈×〉
즈음하여는 어떤 일에 당하여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지음하여로 쓰이는 일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 지껄이다〈○〉 지꺼리다〈×〉
소리나는 대로 지꺼리다로 적기 쉬우나 지껄이다가 맞다. 한글 맞춤법에 어원과 어근에 이다가 붙어서 된 용언은 그 어근을 밝혀 적는다고 규정돼 있다. 곧 한 가지 뿌리가 두 번 겹치는 말을 뜻하는 것이다. 지껄인 지껄이다가 맞다.
◆ 창피하다〈○〉 챙피하다〈×〉
한자에서 온 말로 창피하다로 쓰는 것이다. 창피를 챙피로 함은 3일을 샘일, 학교를 핵교, 바삐를 배삐로 하는 것과 다름없다.
◆ 차리다〈○〉 채리다〈×〉
표준말 모음에 따라 차리다가 표준말이고 채리다는 사투리다.
◆ 쳐부수다〈○〉 쳐부시다․처부시다〈×〉
쳐는 치다․치고․치니․치어…의 치+어=쳐로 된 것이니 처가 아니라 쳐가 맞다. 부수다 부수자 부순다는 두드려 깨뜨린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준말이다. 그러므로 쳐부수다가 옳고 쳐부시다 처부시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9․끝>ㅋ/ㅍ/ㅎ편
◆ 켤레〈○〉 켜레․커리〈×〉
켤레는 신발이나 양말․버선의 숫자를 세는 단위다. 표준말 모음에서 켤레를 표준말로 취했으므로 켤레로 적어야 옳다. 고무신 한 커리, 두 커리 따위는 사투리다.
◆ 파묻히다〈○〉 파무치다․파묻치다〈×〉
파묻히다가 옳다. 파묻다․파묻고․파묻지․파묻으니와 마찬가지로 파묻히다는 파묻의 줄기에 히다가 붙어서 된 것이다. 그러므로 파무치다 파묻치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 하고자〈○〉 하고져․하고저〈×〉
이 말은 무엇 무엇을 어떻게 하려고의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종래에는 하고져로 쓰다가 하고저로 됐고 이것이 다시 하고자로 달라진 것이니 하고자로 적어야 옳다. 하고져 하고저는 잘못된 표현이다.
◆ 하므로․함으로
두 말이 다 옳으나 쓰이는 경우가 다르다.
①하므로
-하니까와 같이 줄기인 하므로라는 끝이 붙어서 된 말인데 그러니까와 같다.
(예)근무를 항상 잘 하므로 표창 대상이 된다.
날이 따뜻하므로 외투는 필요 없다.
②함으로
근무에 충실함으로써 상사들로부터 칭찬을 받는다와 같이 줄기 하에 ㅁ이 붙어서 이름꼴이 된 것에 으로라는 조사가 붙어서 된 것, 즉 이것을 풀이하면 그러함으로 인하여가 된다.
따라서 함으로에는 인하여의 뜻을 나타내는 씨가 붙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면 함으로써 그럼으로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