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령과 기질(점액질)
점액질은 말 그대로 점액처럼 끈적끈적한 기질이다. 혈액형으로 말하면 A형에 가깝다. 성경에서 가장 비슷한 인물이 있다면 사도 요한이다. 사도 요한은 밧모섬이라는 유배지에서 끈기 있게 견디며 90세까지 살므로 제자들 중에 가장 오래 살았다.
1. 점액질의 장점
(1) 재치가 있다.
점액질은 어떤 문제에도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는 냉철한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 일상적인 일들 속에서도 웃을 거리를 잘 찾아낸다. 시치미를 뚝 따고 농담을 던지고 상상력을 자극할 타이밍을 찾는데 탁월한 감각을 타고 났다. 그는 세속적인 일에서 재미를 찾아내고 나름대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개그맨은 점액질이다.
(2) 믿음직하고 충실한 면이 강하다
점액질은 믿음직한 사람의 전형이다. 좀처럼 다른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지만 배신하는 일은 드물다. 점액질은 좋은 상담가의 자질을 타고 났다. 진심에서 나오는 위로를 한다. 사려 깊다. 사소한 일에 관심이 많다. 감정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다혈질이나 담즙질은 남의 이야기를 오래 듣지 못하고 중간에 끊고 자기 나름대로 충고하지만 느리고 태평스러우면서 유연한 점액질의 태도는 다른 사람의 지겨운 얘기도 다 경청한다. 그러므로 조언을 남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래 동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사려 깊은 충고를 해주기에 상담가로 적합하다.
(3) 끈기 있게 효율적으로 일한다.
점액질에게 무슨 일을 시키려면 너무나 힘들다. 무슨 일이건 먼저 상황을 이것저것 분석한 후에야 뛰어든다. 남의 간섭을 싫어하기에 무슨 일을 시키려면 핑계가 많고 불평이 많다. 그러나 한번 무슨 일을 시작하면 최소의 노력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실용적인 방법을 찾는다. 다른 기질 같으면 주저앉고 말 상황에서 오히려 최상의 일을 끈기 있게 해낸다.
완벽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매우 정확하고 꼼꼼하다. 신학교 동기 목사 중 정기덕 목사란 분이 있는데 그 분은 장신대에서 전임강사로 있으면서 도서관을 책임지고 있었다. 당시 도서관은 도서가 제대로 분류가 안 되어 엉망이었는데 그 목사님이 여름 방학 내내 도서들을 정리함으로 모든 교수들과 학생들이 칭찬을 할 정도였다.
2. 점액질의 약점
(1) 게으르고 우유부단하다
점액질은 느리고 게으른 성향이 약점이다. 그는 마음에도 없는 일을 맡아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최대한 느릿느릿 움직인다.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 내고 추진력 또한 충분하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성질 급한 다혈질과 활동적인 담즙질의 입장에서는 짜증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사람과 교제하는 여자나 남자는 속이 터진다. 서로 좋아하면서도 결혼하자는 말을 하면 이리저리 피하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그러나 일단 결혼하면 끝까지 골인하는 면이 있다.
(2) 지나치게 농담하면서 남의 약을 잘 올린다.
점액질은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다른 사람들의 약점을 찾아내어 웃기는 재료로 삼는다. 사람들은 웃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어느 분은 점액질 사람을 표현하기를 “어떤 사람의 잘난 점을 보면 속이 안 좋은지 빈정거리는 투의 농담을 하기 일 수이고 밤낮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불만을 토하고, 남의 약점 잡아내고 흐뭇해하고 삶의 희열을 느끼는, 쉽게 말해서 청개구리 같은 성격이라”고 했다.
(3) 겉으로는 부드러우나 내면은 이기적이고 완고하다.
점액질은 돈과 노력과 감정에 대해서도 상당히 이기적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좀체 표현하지 않는다. 대체로 완고한 편이어서 변화를 매우 싫어한다.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고 능숙하게 자기 생각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자기를 나타내려고 하지 않고 자기 이기심을 완고하게 지키려 함으로 남에게 인색하다는 느낌을 주게 만든다.
어느 분이 말하기를 ‘점액질의 아내의 좋은 점은 잘 참는 것이다.’라고 한다. 만약 남편이 바람을 펴도 참는다. ‘왜 참냐?’ 주변에서 난리지만 참고 또 참고 교회에서 기도하고 기도한다. 남편이 용서 빌면 용서 해주고 오래 견딘다. 그러나 점액질이 한번 폭발하면 끝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참다 못해 어느 날 조용히 다가와서 "이제 그만 우리 헤어져요"라면 정말 끝이다. 그 후로 남자가 뒤 늦게 달려와서 미안하다고 밤새 집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점액질은 그런 무서운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러분 중에 점액질 성격으로 인해서 ‘내 성격은 왜 이 모양인가?’하고 낙심하는 분이 있는가? 사도 요한을 보라. 그는 베드로보다 적극적이 못됨으로 늘 이등짜리 제자였으나 성령 충만 받은 후에는 예수님의 어머니를 끝까지 모시는 사랑의 제자가 되었고 유배지에서 끝까지 인내하면서 주님만 바라볼 때에 놀라운 계시를 받고 ‘요한계시록’이라는 전무후무한 작품인 위대한 성경을 쓰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나의 연약한 인간이오니 성령 충만 부어주셔서 마지막 때에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옵소서.’라고 간구하심으로 주님이 붙들어 쓰시는 자들이 다 되시기를 바란다.

(현재 관광지가 되어 있는 밧모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