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
이 백성은 입술로는 나를 공경해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훈계를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예배한다.-마 15:8,9 -
갑자기 출입을 끊은 교인에게 왜 교회에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세상 꼴도 보기 싫은데 또 교회에 나가서 세상의 축소판을 보란 말이냐?’고 교회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교회와 세상이 구별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교회가 세상과 얼마나 다른데 같다고 하는 것입니까? 늦잠 안 자고 새벽기도 하지, 수요일, 금요일 교회 나가지, 어떨 때는 광적인 부흥회 하지, 각종 헌금하지, 수련회 하지, 구역예배 드리지, 성경공부 하지, 선교회별로 모임 갖지, 전도훈련 하지, 단기 해외 선교 나가지, 친목 식사하지…… 세상 삶과 같은 구석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교인이 교회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무리로 구원의 방주에 앉아 불쌍한 세상의 죄인들을 향해 생명의 낚싯줄을 던지고 있는 어부며 십자군 같은 전사들의 모임으로 자처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재림을 고대하는 종말론 자들인데 교회를 떠난 사람이 교회는 세상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니 기가 막힐 일입니다. 그런데 교회를 떠난 이 사람은 교인들은 모두 권위주의자들이고, 돈 자랑하고, 몸치장하고, 교만하고, 몇 안 되는 직분을 계급으로 생각하고 싸우고 질투하고, 편 가르고, 시기하고, 교회 재정을 몇 사람이 좌지우지하고…… 이것은 세상보다 더 추하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도 그가 정말 교회 생활에 역겨워하는 것은 그들이 겉으로는 종교인 행세를 하면서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으며 바리새인과 서기관처럼 위선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선자를 제일 미워한 분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회칠한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마 23:27)”라고 꾸중하셨습니다. 교인들이 정말 위선자라면 교회를 떠난 사람이 영적인 사람이고 예수님을 더 잘 안 사람이며 교회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종교의 탈을 쓴 세속적인 위선자들이 아닌가 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물론 떠난 사람은 택함을 받고 구원받은 서열에 서지 못하여 교회의 마당만 밟고 다니다가 교회를 비판하고 떠났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교회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자기가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한(마 23:28)” 사람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교회를 위한다고 가정도 돌보지 않고 바쁘게 뛰어다니는데 하나님께서는 “번제보다는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고(호 6:6)” 계시는 것을 잊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겉으로 그럴듯한데 안으로 썩어 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2002년에 시카고의 호텔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의 야구선수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의사의 검시 결과는 그는 관상 동맥 3개 중 2개가 90% 막혀 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운동 경기를 하는 선수의 모습에서는 아무 증상을 보지 못했는데 신체 내부는 깊이 병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2011.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