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노적봉, 한 편의 시를 위한 길 릿지 등반>
2011년 11월 11일~12일
참석자 / 24함기영, 27송기훈, 35이훈상, 37백호선, 41이성종, 50박성호, SM배은순 총 7인.
11월 11일 오후 7시 성내역 출발, 설악산 C지구에서 1박 후 11월 12일 등반, 당일 귀가.
꿈을 꾸었지 싶습니다. 한 편의 꿈.
얼굴도 다르고, 나이도 사는 모습도 제각각인 일곱 사람이 같은 줄에 몸을 묶고 너무도 아름다운 설악의 꿈결을 헤매다 돌아왔습니다.
늘 하는 산행이지만 아, 이럴 때도 있구나- 할 정도로 시종일관 매끄럽게 나아가다 보니 갑자기 무전기를 통해 들려오는
"여기는 1조, 등반 종료!" 라는
말이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공지에서 밝혔듯 그리 험하고 긴 코스는 아니었지만요.
늘 시간에 쫓겨 쉬어도 맘이 편치 않았던 지난 산행들에 비하면 이번엔 정말 신선놀음이라 말해도 될 정도로 느긋하게 설악의 아름다움에 푹 잠기며
머물고 머물었습니다. 실은, 내려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의 마음을 꼭 쥐고 안 놓아주는 설악은 급기야 막내 성호를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설악에 와야 해요오~~~"하고
울부짖게 하였고 울부짖음은 노래로 이어져서 운전대를 잡은 훈상씨의 졸음은 어느새 뒷좌석의 송기훈, 함기영 선배님들에게 옮아갔습니다.
'어... , 얘들이 음악 방송을 틀어놨나? 노래 좋네...' 하셨다나요?
그러고도 꿈에서 깨고 싶지 않은 여섯 사람은 유례없이 이른 귀가를 유익하게 활용하기 위해 성내 어딘가에서 미적거렸답니다.
또 그러고도 두엇은 다녀온 이야기 듣고파하는 친구에게 달려갔답니다. 그.밤.에.
산행시간은 짧았지만 담아 온 마음, 어느 하나 떨칠 수 없어 두 번에 나누어 사진 올리겠습니다.
참석키로 한 인원이 갑자기 확 줄었습니다. 더욱 여유로워진 일정으로 형님들의 허락을 받은 성종과 성호가 바람같이 대포항으로 달려가 산오징어 회를 떠옵니다.
다니다보니 이런 날도 있군요.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별로던 산오징어가 입에 착착 감겼습니다. ㅠㅠ 모두들 맛있게 각종 액체를 취향에 따라 마십니다.
예전같으면 새벽도 아닌 한밤중 기상 때문에 꿈도 꾸지 못했던 상황입니다. ㅎ~ . 중간에 29최우승 선배님이 친구분들과 잠시 들러 즐거운 시간을 같이 했습니다.
느긋하게 오뎅탕으로 해장하고 숙소를 나섭니다. 오전 9시. 지난번 울산바위 등반 때, 2개조로 나뉘었던 팀이 12봉에서 만나던 딱 그 시각입니다.
비룡교를 건너 오늘의 등반 목적지인 노적봉을 향해 갑니다. 사진 왼쪽에 뾰족하게 보이는 봉우리입니다. 철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설악은 여전히
단풍이 곱습니다. 오히려 조금 다소곳해졌다고나 할까요? 저는 이런 때깔이 더 맘에 듭니다. ^^
1피치 시작점 아래 계곡입니다. 여기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잠시 가파른 비탈을 올라갑니다. 이 맑은 물은 소토왕폭에서 흘러 내리는 물 입니다.
물병에 담아 등반 중에 마셨는데 정말 달고 맛있더군요.
드디어 1조(이성종-송기훈-함기영-백호선) 리더인 이성종이 1피치를 시작합니다. 그리곤 두 선배님을 안자일렌으로 매단 채 그냥 내뺍니다.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지 피너클 지대를 휘리릭 지나갑니다. 사실 2조 (박성호-배은순-이훈상)는 내심, 앞에서 지체해도 느긋이 따라가자고 맘 먹었지요.
뭐, 시간도 널널하니까~ 그런데 웬걸요? 꽁무니 보기 무섭게 사라지거나 무전기로 "2조 나와라, 어디냐, 오바!" 하며 콜을 당하지 않나... .
정상에서 성종에게 제가 눈을 흘겼습니다. 야, 나 산악마라톤 하는 줄 알았다. 숨차 죽겠다.
기훈 형님이 건너편 권금성 산장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니 우리는 어땠겠어...'
그러자 백호선도 자기 잘못을 고백합니다. '기영형님이 야, 호선아 그래도 니가 라스튼데 계속 내 옆에 와 서 있으면 어떡하냐..? 하시데요? '
성호야,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천천히 가자~
등반 길 오른 편으로 보이는 소토왕폭입니다.
뒤 돌아본 울산 바위 위로 신기하게 생긴 구름이 떠 있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11월 중순의 설악 날씨... 축복이라고 밖엔 말할 수 없군요.^^
내려가건 올라가건 모든 길이 무난하고 아기자기합니다.
기영형님과 호선의 모습을 건너편에서 잡아봤습니다.
그리곤 우리 조가 올라갑니다.
사랑스러운 후배를 앞세우고 흐뭇한 표정으로 올라오는 훈상씨. 오옷~ 오클리 썬그라스의 포쓰가 요즘 전문용어로 '쩝니다'
뭣하고 인제 온다냐? 성님들 쩌그에서 기달리는데? 썬그라스는 부러지고 모자도 동댕이 친 백호선이 후배를 맞이합니다.
경동의 영원한 푸시맨, 이성종의 늠름한 모습입니다. '어, 난 별로 빨리 안 했는데?' -_-
같은 자리에서 훈상씨의 폰카 앞에 성호랑 저도 한 폼 잡아 봤습니다.
아니, 누가 이 사진만 보면 북한산인 줄 알겠어요! 호선아~ 좀 뒤에 오면 안되겠니? 너 라스트 아니냐? ㅋㅋ
그렇게 웃으며 놀며 오르다가 먼저 온 팀을 만납니다. 강릉대 산악부 청년들인데 성종이가 그들 등반에 방해되지 않게 옆으로 잘~, 앞질러 갑니다.
음..., 잘하고 있군. 인사는 내가 이따 하면 되고!
뭐? 어쩌라고? 아.... 사진?! ㅋㅋㅋ
전 구간 중 제일 난이도 있다는 5.8 (A0) 구간을 성호가 오릅니다. 사실은 여기가 거긴 줄 모르고 그냥 다들 쑥쑥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38 김학석이 찾아달라는 장비가 여태 있는지 어떤지 살피지도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보였으면 당근 가져왔겠죠.
형님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이성종.
오클리 광고 모델로 나선 듯한 훈상씨...
드디어 등반 종료! 노적봉 정상은 이곳에서 걸어 2,30m 앞에 있습니다. 바람이 조금 거칠어져 여기서 잠시 쉬기로 합니다.
♪ 우리는 당기고 밀어 붙이는~~ 파.워 .레인져~~~ ♬
메롱 2조!
건너다 뵈는 권금성 산장.... 저쪽에서도 누군가 우릴 보고 있겠지요?
떠나기 싫은 마음들이 자꾸자꾸 사진만 찍어댑니다.
노적봉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거기에는... 거기에는.... !
무엇이 있길래 먼저 올라 온 사람들이 저기만 바라볼까요? ㅎㅎ
바로 이겁니다. 토왕성폭포!
폭포만 잘라 봅니다. 정말... 기~~네요.
모두다 넋을 놓고 한 곳만 보고 있습니다. 가문 날인데 오늘은 폭포에 수량이 제법 많습니다. 도대체 저 능선 위 어디에서
저런 물이 모여 쏟아지는 건지요... .돌아오는 겨울에 저기를!!!
토왕폭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이십니다.
아, 네 기영형님도. ^^;; 완전 심취하신 듯.
성종! 늘 수고가 많아! 말도 없이 어쩌면 그렇게 재빠르니? 진짜 생긴 것 하고 다르다는 말 많이 듣지?
아, 고만 가장게요, 배고픈디. 훈상씨는 밥 먹을 자리를 찾아 벌써 내려섭니다. 등반이 끝났다 해도 하강 지점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글 잘 쓰십니다...ㅎㅎ 어휘력도 좋고...
그래, 너 물 한 잔 ... 난 물 반 잔. ㅋㅋㅋ
역시 설악입니다.
모두들 멋진등반 같이못해 부럽습니다.
누낫~ 학석이 캠을 성호와 얼매나~ 찾았는뎃 없어서 그냥 지나친거 라구욧. 근데 그냥 지나쳤다구요???
학석이가 15만원 짜리라고 꼭 찾아 오라고 했었던 거예요. 결국 없었지만...ㅠㅠ;;
그럼~~
3중에 하나....
첫째~ 누나말이 맞던지,
둘째~찾아봐는데없던지???
그런데 요건좀....
셋째~먹엇던지.
ㅋㅋ~~~
푸~하하하
암튼수고많앗슴니다.
선배님들의 추억이 영원히 아름다울겁니다.
아하~, 그래서 그렇게 안 올라오고 날 기달리게 했던 거구나...
근에 15만원 씩이나 하는 걸 거기다 왜 박아 놓고 온겨? 박아 묵히면 금덩이라도 되는겨? ㅎㅎㅎㅎ
학석, 보고프다. 머리 아프면 아까징끼로 샴푸하면 돼.
행님,아우들 들어보소!!!
그날 8시10분에 강남도착 후 의기양양 했건만, 내 앞 두 외국인 여성에서 11시30분 막차 표 끝,,,,에고데고..헌데 이 두여성 가지않고 옥신각신,,,
들어보니 의사불통이라, 용기내어 정리하니 일행이 4명이라 그 표는 다시 내가 사게된것입니다.
그사이 진호도 헐레벌떡 오고 혹시나 하여 9시 차에 편승코자하였으나 불발하고 그 사이에 한 아자씨 진호와 대화하더니만,,,
같은 22사단 군 고참을 만나게 되고, 그 고참이 아들 면회를 가려는데,,,한숨이라....결국 그 표를 되팔고 말게 될줄이야..
이것이 그날밤의 완죤한 "한편의 시"를 강남터미널에서 읊게 된 경위입니다.
아따 사투리 많이 안쓴디 으째서 이렇케 많이 써부러 당가요?
나가 조응게~ ㅋㅋ
역시 설악의 절경은....멋지네요..
영준이가 보이지 않는 산행이 왠지 허전 하다만 설악.도봉.북한산 잘지키고 있으니 가족모두 건강히 항상 행복한 날들 되며 즐거운 생활 하길 바란다,
..
고향의 멋진 경관을 여기서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