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째 바람이 몹시 불어서 비닐 조각이 하늘 높이 날아 오르고,
비닐하우스가 벗겨지는 날씨였고,
더구나 어제 새벽에는 비까지 내리어서,
통영까지는 가겠지만 배를 탄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둠 속에서 핸폰의 알람이 울자 먼저 창을 열고 창밖을 내다 보았다.
바람한점 없는 맑은 날이었다.
"적어도 연화도에까지는 갈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언제 일어 났는지 밥을 앉혀 놓고 있었고, 밥솥엔 거의 밥이 되어 가고 있었다.
머리를 감고 밥상 앞에 앉은 시간은 겨우 4시가 넘어 있었다.
억지로 밥을 쑤셔 넣는 입술 사이로 자꾸만 웃음이 키득키득 나왔다.
태어나서 한 번도 그 시간에 밥을 먹어 본일이 없었다.
통영에서 9시30분 배라니까. 5시 정도에 출발하지 않으면 배 시간을 댈 수 없어서
시간을 맞추자니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언제 그렇게 부지런했고, 더구나 객관적으로 아무 일도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그렇게 실없게 웃게 하는 것이다.
농협 앞으로 향하는 길은 비스듬히 서쪽을 보는 길이었고,
덜 넘어 간 이즈러진 달이 영락 없는 한 밤중이었다.
이렇게 이른새벽에 어쩌면 아무도 없을지도 몰라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농협 앞에는 이미 김ㅊㅅ씨 부부,김ㄷㅎ씨,이ㄱㅌ,김ㅎㅅ여사가 와 있었다.
마지막 승차지인 모란에서 장상무와 심ㅈㅈ씨가 승차했을 때,
버스 안의 인원은 44명이었다.
정원 45인에서 더 이상 신청을 받을 수가 없어 박과장이 그렇게 고 심을 했는데도
말없이 포기한 사람이 한 명이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도 신청하는 회원이 많아서 여러사람이 탈락을 했는데, 아쉬운 일이었다.
내가 문자를 잘 못보아서 지나쳤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늘 쉬어가던 금산인삼랜드휴게소 에서는 날이 덜밝은 데다가 날씨가 추워서,
함양휴게소에서의 벤치에서 찰밥을 나누어 먹었다.
나처럼 아침을 먹은 사람도 몇명 있었지만, 거의가 먹지 않고 있었고,
햇빛이 퍼진 시간인 9시라 시장기를 느끼고 있었던지,
김치와 김의 간단한 반찬인데도, 모두 식사를 맛있게 했고,
나도 박ㅌㅅ여사가 권하는 대로 반공기 정도를 먹었다.
이제 여러번의 산행길과 그간의 여행으로 낯설지 않은 통영이었지만
배를 타는 것은 처음이었다.
표를 일괄구입한 장ㄷㅅ 여사의 호명으로 나누어준 승선표에는
이례적으로 이름과 생년월일이 기입 되있었다.
그 표를 제시하고 신분증을 확인해야 개찰구를 통과 시켜 주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그렇게 승객명단을 명확히 하게 됬다는 것이다.
우리 동네 면사무소 크기의 정기여객선은 3층의 배였다.
1층은 차량을 싣고, 2층은 극장의 의자 같은 붙박이지만 앉을개가 접히는 선실이었고,
3층은 여러개의 평상을 놓아 둔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누울 수 있었고 바닥은 온돌식의 판넬이 깔려 있다고 했다.
바람은 없었다.
잔물결이 파란 무늬의 카페트처럼 깔린 바다를 배는 스스로 내는 엔친음만을 깔면서
비행기보다도 요동 없이 달렸다.
옅은 연무가 끼어 있어서 먼 시야가 안개가 낀 것이 좀 아쉬울뿐
기암괴석은 아니었지만 올망졸망해서 다정스럽게 느껴지는 섬들이
서서히 다가와서 멀어져갔고,
수십마리의 갈매기들이 배를 따라 날면서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 먹으며 까욱댔다.
그 환상적인 풍경을 내 졸필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동영상으로 잡으려고 카메라를 꺼내자 아뿔사! 그렇게 준비를 하면서도
무엇인가 빼놓았다는 느낌이 들더니 메모리카드가 끼어 있지 않았다.
그 황당한 마음은 좋은 여행의 끝이 쉽게도 다가 왔다는 느낌이었다.
힘없이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전ㅁㅎ양에게 메모리카드를 빼놓고 왔다는 하소연을 하자,
전양이 웃으며 4기가카드를 여분으로 가지고 있다며 건네 주었다.
기회가 없어서 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동지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양 역시 내게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표현할 수 없는 환상적인 풍경을 동영상으로 올리고,
다른 사진도 올리지만 모두 전양이 빌려 준 메모리카드에 담은 것이다.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이라면 한시간이란 시간은 긴 시간이지만 동영상을 찍고,
다른 사진을 찍는동안 어느새 배는 연화도에 닿고 있었다.
잔물결이라도 있다면 가능치 않았겠지만 연화도의 바닷가의 물은
밑바닥이 환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그런 물가를 세멘트로 포장된 길을400미터쯤 걷자 산으로 올라 가는 계단이 보였다.
배를 가득 채웠던 수백은 되어 보이는 많은 사람들은
각자 온 곳은 달랐지만 가야할 목표는 같은 것 같았다.
서로 소속을 따라 뭉처서 산을 올랐지만
더러는 다른 일행들과 섞이기도 하면서 계단을 오르고 산에 올랐다.
다른 팀의 어느 나이 지긋한 여인이 "올레 길 같다고 하더니 비탈도 심하네"
하는 말을 했지만 처음 오를 때의 몇분간의 경사 외에는 정말로 뒷동산 수준이었다.
어느 곳에서도 파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길을
부드럽게 다가와 얼굴을 쓰다듬으며 땀을 닦아 주는 듯한 바람과,
살폿이 내려 앉는다는 느낌이 드는 햇빛은 소풍을 온 것 같은 흥겨운 마음을 일게했다.
어릴 때 소풍을 갈 때면, 한발한발 걸을 때마다 황홀했었는데, 바로 그런 기분였다.
이미 다녀 간 일이 있고, 코스 자체가 수월했기에
긴장을 푼듯한 산악대장 이ㄱㅈ씨의 목소리가
"선두는 산등성이 벤치에서 막걸리를 먹고 있어요. 빨리 와서 같이 먹어요."하고
워키토키에서 흘러 나왔다.
가야 할 길도 멀지 않았고, 길자체가 험하지 않기에 마냥 흥겹기만 한 것 같았다.
술잔을 돌리는 곳에서 연화봉이 보였다.
배에서도 보이던 부처님의 입상이 얕으막한 언덕 위로 보였다.
슬며시 일행을 빠져 나와 조금 높은 곳에 오르니 남쪽으로 작은 섬들이
소꿉장난을 하며 벌려 놓았던 장난감처럼 보였고,
북쪽으로는 나무 사이로 바다와 하늘이 경계를 지울 수 없는 풍경이 파랗게 보였다.
거기서 뒤따라 오는 회원들의 앞모습을 찍었는데,
정말로 소풍가는 모습 그대로 였다.
산행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기분 좋게 취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ㄱㅈ씨가 바다를 내려다 보며, "일박을 하면
물이 나갈 때를 기다려 조개를 잡아서 구워먹으며
라면을 끓여 먹으면 기가 막히게 좋다."고 했다.
정말로 육지에서 한시간을 왔으니 서해의 해변과는 전혀 다를 것 같기도했다.
헐떡일 필요도 없이 오른 산정상은 산머루 라기보다는
그저 넒은 마당 같은 모습이었고,
좀 다른 것은 은진미륵 보다는 크고 속리산의 미륵보다는 작은 부처님의 입상이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가져 온 도시락을 풀었다.
빨리 내려가봐야 배턱에서 배를 기다릴 일 밖에 없기에 식사는 마냥 느긋했다.
아침에 나누어 준 밥을 펴 놓기도 했고,사발면에 물을 부어 먹기도 했는데,
누군가가 가져온 김치가 큰 그릇에 담겨 있기도 했다.
식사를 하면서 부회장 김ㅅㅅ여사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
며칠 째 불던 비닐 하우스를 벗기던 바람도 자고,
햇빛은 따사로운 데다 길은 순화로우니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말일 것이다.
식사 후 부처님의 입상을 중심으로 몇컷의 사진을 찍고 몇걸음을 걸어 동쪽을 바라보니
아- 소리가 날마큼 감탄스런 풍경이 보였다.
바다속으로 한발한발 잠겨 드는 듯한 징검다리 같은 바위 산이 보였다.
바다속으로 점점이 빨려드는 바위들을 따라서 마음도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거기서 몇컷의 사진을 찍었을 뿐.
하루종일 내려다보고 싶은 마음만을 놓아두고 내려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내려 올수 있었다는 것.
같은 거리라도 내려오는 걸음은 가볍고, 그 길이 평탄하다면 훨씬 가까울 수 밖에 없다.
몇걸음 밖에 내려 오지 않았는데,콩크리트 길이 나왔고, 왼쪽으로 가면 선착장.
오른쪽으로 가면 흔들다리가 있다고 했다.
흔들다리 쪽에서 심ㅈㅈ씨와 박ㄱㅅ회장이 왔다. 그곳을 갔다 온다고 했다.
얼마나 먼가를 물어 보니, 몇백미터 앞의 높지 않은 산을 가리켰다.
이정표를 보니, 2.5키로였고, 시간은 1시를 조금 지나고 있었기에
3시까지는 선착장에 돌아 갈수 있을 것 같아서
김ㅅㅅ,김ㅈㅇ,박ㅌㅅ,정ㅁㅅ 여사들과 다섯이 그쪽으로 향했다.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통영이 친정이라는 정여사와
"오늘은 어쩌다 꾸는 아늑하고 황홀한 길을 걷는 듯한 꿈 같은 날이다"는
이야기등을 하면서 걷다보니 다른 3명이 쫓아 오지 않았다.
흔들다리의 이정표을 따라서 산비탈을 오르다가 잠시 기다렸으나 쫓아 오지 않았다.
잘못하다 보면 배시간을 대지 못할 것 같아서 선착장 쪽으로 돌아 선 것 같았다.
정여사와 나도 돌아서려는 생각도 했으나 시간이 1시15분 밖에 되지 않았다.
내친 걸음에 산비탈을 오르며 가장 높은 곳에는 흔들다리가 놓여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가장 높은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만이 있었다.
계단을 내려 오며 산아래를 보니 우리가 내렸던 선착장처럼 같은 것이 보였다.
"저거 우리가 내렸던 선착장 아닌가요?"하고 정여사가 물었고,
나도 그곳과 다른 것을 찾아 보았으나 다른 것이 별로 없었다.
정말 무엇에 홀려서 빙빙 돌아 처음의 그곳으로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곳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아침에 올랐던 계단과 다른 것이 별로 없었으니 말이다.
어리둥절하는 기분으로 산을 계단을 내려가니 세멘트 길로 내려서기전에
오른 쪽으로 흔들다리가 보였고, 장상무와 전양이 다녀 오는 것을 만났다.
장상무가 "다녀서 시멘트길로 곧장 가면 선착장이 나오니 그렇게 오라"고 하면서 먼저 떠났다.
흔들다리 앞에 서니 정여사가 선뜻 다리로 들어서려 하지 않았다.
길이는 50-60미터 정도 였으나 다리 아래로 깊은 계곡이었고, 다리는 흔들거리고 있었다.
나도 고소공포증이 심한 사람이었으나 정여사는 더 한 것 같았다.
양손으로 난간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 가는 모습이
그래잖아도 소녀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아기 같이 보였다.
아래를 내려다 보지 않으면 현기증이 날 것도 없었지만 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때마다 발에서 머리로 전율이 타고 올라 왔다.
거기서 정여사와 나는 번갈아 사진을 찍으면서
이제까지 거쳤던산행들에서의 정상부근 처럼 보여지는 계단을 올랐다.
계단과 바위 길을 오르는 동안 정여사의 발이 가볍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허덕여지는 길을 정여사는 너무나 가볍게 오르내렸다.
나이는 어쩔 수 없는것 같았고 남자란 자부심은 그저 고정관념뿐인 것 같았다.
거기서 사진을 찍으면서 그곳이 연화봉에서 보던
징검다리가 바닷속으로 점점히 잦아 드는 것 같은 풍경으로 보이던 곳임을 알았다.
낮았지만 이 섬에서 가장 험한 곳일 것 같았다.
그곳을 내려와 선착장으로 45도 정도의 시멘트길을 오르자 아까 보았던 이정표가 보였다.
그 이정표는 여전히 '흔들다리 가는 길은 산쪽이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왜일까? 흔들다리로 가려면 그 언덕을 올랐다가 가파르게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 갈 필요가 전혀 없이 세멘트 포장길을 직진하는 것이,
훨씬 평탄하고 지름 길인데.
아무래도 흔들다리로 가는 길이 좀더 신비로움이 느껴지도록
그렇게 돌아 가도록 하지 않았느냐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을 지나서도 두어 군데의 오르막이 있었다.
좀 평평한 길일 때는 바닷쪽을 보면서 여유로운 풍경을 느꼈으나
오르막일 때는 정여사의 가벼운 걸음을 따라 가기에 바빴다.
우리만이 보이지 않자 여러번 워키토키에서 위치를 확인하는 소리가 왔고,
정여사의 핸폰으로도 박여사가 떨어진 사유와 위치를 확인하는 전화가 왔다.
알려준 메시지대로 양쪽으로로 갈라지는 길에서 직진을 하니 가파른 내려 받이 길이있었다.
내려 디딜 때마다 발목에서 허벅지로 뻐근한 부담이 올라왔다.
그곳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이었다.
선착장에 이르니 이곳저곳에 앉아서 배를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이 보였고,
시간은 3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배를 기다리는 20여분의 시간동안 누군가
"오늘 어떻게도 그렇게 날이 좋았을까"하는 말을 했고
그말에 김ㄷㅇ씨가 "내가 가는데 나쁠일이 있어."하는 말을 했다.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 좀 그런 말로 들리 수도 있는 말이었으나
평생을 탈선 한번 하지 않은 근검한 농부로서 여러 남매를 훌륭히 키운 김씨의 말이니
정말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땀이 식어 한기를 느꼈고,
모두 그러한지 배를 타면 2층의 온돌방에 누워 잠을 자겠다는 말을 했다.
배를 타니 갑판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는 1층의 선실에서 눈을 감고 반은 자고 반은 눈을 뜨면서 시간을 보냈다.
갈때는 어떻게 갔는지 모르던 시간이 지루함을 느끼는 한 시간 였다.
배에서 내려서 식사를 하고, 다시 버스에 오르자
가벼운 산행과 즐거운 기분이 남아서 버스는 여느 평범한 관광차가 되버렸다.
한곡 씩 부르는 노래에 이어서 뛰는 분위기,
나도 이제는 회원들과 동화 된 것 같다.
같이 분위기에 휩쌓이는 것을 넘어서
자리에 앉아 있는 여사님들을 끌어내는 그런 사람.
그렇게 창밖은 어둠이 짙어졌고,황홀한 꿈을 꾸는 듯한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바다와 산 꼭가보고싶내요
장관이군요
아름답군요
장관이네요 ㅎㅎㅎ
잘보고 가요 ^^
"오늘 어떻게도 날이 그렇게 좋았을까?"
"내가 가는데 나쁠일이 있어."
탁 농축이 되는 대목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아름답군요
감사합니다.
좋운글감사
산과 바다 좋네요,,
아름다운 풍경 잘 보고 갑니다.
고향바다가 그립네요
남쪽바다
연화산 멋지네요
좋은글 좋으영상 굿!
산 과 바다 넘넘 멋잇네여
멋지십니다~^^
짱!,,
정말 멋지네요
바다가 멋지네요
잘보고 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꽃이 예쁘네요
멎즘
잘읽었습니다
덕분에 잘 보고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보여 줘서 감사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멋진 풍경입니다
오 잘보고가요 !!!!사진예쁘네요
고맙습니다
정말 멋지네요.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ㄳ
아름답네요
너무아름답읍니다
멋지내요 건강하세요
항상 건강하세요
여행 가고 싶게. 만드네요.
낼은 산에가야겟네요
좋은구경 올려주셔서 잘 감상했습니다
저도 이번주에 산행이나 함 가볼가나~`
좋은글과 사진잘감상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감상 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올려주셔서 잘 보았습니다 ~
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