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세월은 흘러 시간속 여행을 하듯...
밀양을 좋아한다는 산행동무의 길잡이를 따라..
나는 그렇게 억산을 다시 찾게 되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싯점이 비슷한지..
가슴이 절절한것을 꾸역꾸역 참았어야 했다.
이렇게도 그의 흔적이 남은 곳에서는 가슴이 따갑기만하다.
그를 산행대장이상으로 바라본적도 없는데..
산에서의 산우의 정은 그렇게도 마음을 애태우는 그런건가 보다.
오늘 가는 길은 그때의 산행대장과는 다른동무들과의 걸음이지만
가슴속에 남아 자꾸만 떠오른다.
방향도 완전히 반대이건만 그렇게나 같이 가야하는 길인가말이다...
다시금 찾은 석골사 입구!!
조금은 낯설기도하고 설레이기도하고..
어느 새로운 스님이 오셨나?
어느 처사님의 솜씨인가?
석골사라고 작은 동자승을 그러두셨는데...
자꾸만 눈길이 간다.
하얀 연꽃등불을 들었음에야...
그 길따라 걸어 들어오시라고..
행복하여라...
오늘 산행은 석골사에서 대비골 삼거리에서 팔풍재를 갔다가 억산을 갔다오는 길을 선택했었는데..
중간에 길을 조금 바꾸었다.
어쨋거나 우리는 석골사에서 대비골로 걸어가는 중이다.
가을도 그닥 늦가을이 아니것만 어찌되었는지
그 참나무는 벌써 잎을 다 떨어트리고 말았다.
사각 사갈 발걸음 소리에 하느적거리는 내 걸음걸이가..
미친년 걸음걸이 같기만한데...
오늘따라 성하지못한 발목이 보탬까지 하고있었다.
한참을 걸어오니 어느 바위굴 아래..
넓직한 자리가 보이길래 자리를 피고 한숨 쉬어가기로했다
서로들 가방에서 먹거리를 꺼내어..
먹자고 내 놓으니....오늘따라 막걸리가없다한다.
그래도 막걸리대신 나오는 소주를 한모금씩 돌려 마시며,
그 바위아래에서 숨을 쉬어가고 다리를 쉬어간다.
언제까지인지는 몰라도 그곳엔 사람의 흔적도 보이고
기도를 하였는지 불에 거슬린 작은 자욱들이 남아 있기도하다
돌을 숭배하는 우리나라의 열정은 이런곳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어느곳엘 가든 깊은 산중 큰 바위굴에는 신을 향한 간절함들이 묻어나지 아니한곳이 없다.
세상사! 그렇게 절을 하고 그렇게 마음으로 빌면 이루어지지 않는것이 없을것 같은지...
나도 그렇게 바위굴속에 빌어볼까?
마음이 낙엽처럼 말라가는 가을이다.
대비골 그골을 지나니..
그 옛날 산대장과 거꾸로 내려오면서 지팡이를 나누어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날에 난 그 지팡이를 짚고 이 대비골을 내려왔었다.
그가 건네준 지팡이 덕분에 수월하게 내려왔었고, 다 내려와서는 그만 석골사에
지팡이를 두고 오지 않았던가~
슬며시 그때의 일이 떠올라 혼자 얼굴에 웃음을 머금는다.
갈림길...!!
이 길에서 억산으로 가고 팔풍재로 가고..대비사로 가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억산으로 간다.
대비지!! 그 아래 대비사가 있기 때문이다.
정상석
그 옛날 그날에
낙엽융단길을 걷는다고 했다.
미끄럼을 타듯 미끄러질수도 있고
그저 미친듯이 낙엽을 밟으며 걸을 것이라고했다.
정상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기념으로 사진도 찍었다.
낯선 산객에게도 그가 기념이 될 수 있게 찍어달라고 선뜻 사진기를 받아들고..
그를 위해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가을이 점점 깊어지더니 겨울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올라온 석골사 계곡
정상에서 보이는 수리봉
갈 방향을 팔풍재로 가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길을 바꾸었다.
그래서 우리는 수리봉으로 향하는 중이다.
길벗 산우회...
이름이 참 곱다.
길에서의 벗이고
산에서의 우정이고...
물론 지은 사람의 뜻은 아닐지 몰라도
난 그리 해석이 된다.
오늘 걷는 이길도
나에게는 벗들과의 길이고..
이 산에서의 우정이라고
함께 걸어가는 이 친구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이라고...
수리봉까지 가는 길에는 바람이 세차다..
벌써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선 것이었기 때문이다.
저 멀리 문바위가 보인다.
갈림길에서 문바위로 가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만류에 그리고 수리봉에서 올라오시는 산우님들께서 너무 힘들게 오셨다하여
그만 그 자리를 멀리하고 내려오게 되었다.
한참을 내려온 후에..
작은 전망대에 앉아서 잠시 쉼을 하면서..
문바위 위에 사람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다.
기쁨이 환희인지는 몰라도..
그는 아마도 행복해 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 돌아온 억산 그리매
문바위 사자바위
약간의 로프구간
모자가 그만 바람에 날아가버렸다.
위험해서 괜찮다고 하는데 친구는 한사코 모자를 주워서 챙겨준다.
따뜻함에....늘 고맙고 감사하다.
수리봉 정상에서..
또 하나의 표지기를 걸었다.
이 다음 어느누가 오더라도 아마 이 표지기를 볼 것이다.
오래 오래...기억될거라 생각하며....
바람이 일렁이었다.
가을 바람이다.
스산한겨울을 준비하는 산들은..
지금 불어오는 바람에게 모든것을 내어주고
차디찬 겨울을 이겨낼 것이다.
바람아 불어라..
낙엽아 떨어져라..
산골에 울림이 일렁이다.
바람에 바람에...
바람소리에..
두귀를 열어놓고..
온 몸으로 그 바람을 맞이한다.
불어라..
바람아..
내 두 귀로 너의 소리를 담으련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그 힘겨운 소리를...
그렇게 그날의 산행길을 마감했다.
내림길은 너무나 지겨우리만큼 힘에 겨웠다.
그 옛적에는 이 내림길에서 올랐으니 힘겨워도 이 길이 이리 지겨우리라고 생각지 못했는데..
찬찬히 밟았더라면 낙엽길이 재미있고 좋았을것을..
지친다리를 누르며 내려오는 내림길은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못하는 내겐
너무나 힘겨운 고비였는지도 모른다.
다시 석골사 마당으로 들어와..
먼저 내려온 친구가 건네는 따스한 차 한잔으로 추위를 달래고..
그 절간에..흐르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잠시 빠졌다가..그날의 힐링을 원점으로 보낸다.
2013.11월 어느날
첫댓글 이정표에 그려진 동자승 그림이 앙증스럽네요...
근데 다리 아픈 사람 맞나요?...ㅋ
어쨋거나 발목이 그날 이후 덧나서...친구들의 성화에 끌려갔더랬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오고 간 그런날이었습니다. ㅋㅋ 죄송 죄송...꼬리내리고 도망갑니다
다 낳은 것인지요 ㅎㅎ 풍광도 사람도 다 멋지군요
다 낳은기 아니라 다 낳았다싶어 살살댕기다가 덧났습니다..ㅋㅋㅋㅋ
산이 자체로 멋있다보니...아무렇게나 찍어놔도 다 좋아보입니다...ㅎㅎㅎ
가을 정취가 물신 풍기는 억산 이네요 인기척이 드문 등산로를 걸었나 봅니다
사색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네요 조용히 낙엽을 밟어며 나동 걷고 싶네요.
담에 산에 갈때 걸어봐요~~~~~~ㅋㅋㅋㅋ
추븐 결에도 걸으믄 좋아요~
음악도 배경도 글도 좋으시네요
잘 보고 감다
엘리님~!! 감사합니다. 멋진 이모티콘까지 넣어주시고...감동입니다.
누님 글귀와 사진을 보면 항상 마음이 마음이 슬퍼지네요 감수성이 많은가? ㅎㅎ
^^; 암만 암만..묘운님도 감수성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