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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509 (월)
- 칡, 등(藤), 등칡, 갈등(葛藤)과 좌등우칡 그리고 좌빵우물,
좌광우도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27) - 식물이야기 (127)
요즘 우리나라에서 정치나 사회적으로 너무나 한심스러운 것들 중의 하나가
온 나라가 진보와 보수, 좌빨과 우꼴 등으로 나뉘어 서로를 물어뜯는 모습입니다.
해방과 더불어 만들어진 이러한 모습에 신물이 납니다만,
저도 어느 한 쪽에 서 있으니 뭐라 논평을 할 수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 주변에는 “좌(左)-우(右)=왼쪽-오른쪽”이 들어가는
말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왼쪽-오른쪽”의 개념을 잠시 살펴보고 오늘 말씀드리려는
등나무와 칡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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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왼쪽과 오른쪽
- 우리말로 “오른쪽”은 “바른쪽”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오른”은 “옳다”에서
나왔고 “바른”은 “바르다”에서 나왔다고 하니까 일반적으로 오른쪽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 또 영어에서도 오른쪽을 “옳다”, “바르다”의 뜻인 “right"로 쓰고 있으니
서양에서도 같은 개념인 모양입니다.
- 우리네가 자기의 가까이에서 충실하게 도움을 주는 측근을 “오른팔”이라고
하는데, 영어에서도 이를 “right-hand person"이라고 하며,
우리말로 ”충복(忠僕)“은 “man Friday"라 하여 영국 작가 대니얼 데포(Daniel
Defoe)의 로빈손 크루소(Robinson Crusoe)에 나오는 원주민이며 하인의 이름을
쓰기도 합니다.
- 왼쪽은 우리말로 “외”라고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바르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뒤바뀌게“의 뜻이 있어서 왼손잡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손으로 식사를 하는 일부국가에서는 더욱 그러한 느낌입니다.
- 또한 낮은 관직이나 지위로 떨어지거나 외직(外職)으로 전근되는 것을
“좌천(左遷)”이라고 합니다.
- 그래서인지 세상의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에게 편리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 오른손잡이가 90%를 넘는다는 보도도 있는데, 왼손잡이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많고 일란성쌍둥이의 경우는 왼손잡이가 될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 그렇지만 요즘 특히 스포츠에서는 왼손잡이가 각광을 받는데,
영어에서는 “left-hander”, “left-handed person”, “lefty”
또는"southpaw"라고 하기도 합니다.
- 그런데 사람이 어찌하여 오른쪽을 선호하고 또 오른손잡이가 많은지에
대하여는 아직 학술적으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 또 조금 다른 표현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왼쪽을 반드시 나쁘다고만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즉 옛날 벼슬에서는 좌의정(左議政)이나 좌승지(左承旨)가
우의정(右議政)이나 우승지(右承旨)보다 서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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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야구에서의 왼손잡이 >
- 전 세계적으로 왼손잡이 비율은 10% 안팎이라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수 천 년 동안 이 비율이 유지되고 있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 한국은 상대적으로 왼손잡이 비율(약 5%)이 낮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그러나 우리나라 야구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특히 왼손잡이가 많다고 하는데,
2016년 올해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등록된 투수 305명 가운데 79명(25.9%)이
왼손 투수라고 합니다.
- 그런데 아예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 “후천적 왼손잡이”로 길러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야수 중에서 수많은 우투좌타 선수가 그런 케이스라고 합니다.
- 또 거꾸로 LA 다저스 류현진선수의 경우, 원래는 우투우타였는데,
어린 시절 투수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일부러 왼손으로 공을 던졌다고 하며
현재도 타격은 오른쪽으로 하는 좌투우타입니다.
- 그런데 이상하게도 100승 투수 명단에는 좌투수의 이름이 너무나 적습니다.
지금까지 탄생한 100승 투수 27명 가운데 고작 4명만이 좌완입니다.
지난 4월 24일 SK 김광현과 두산 장원준이 100승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한꺼번에 두 명이 늘었을 뿐, 이전까지는 25명 가운데 2명으로 더 적었습니다.
- 송진우(통산 210승 : 100승 달성-1997년 : 좌우투 포함 최다승)를 제외한
왼손 100승 투수들이 모두 2010년 이후에 나온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장원준(2004년), 장원삼(2006년), 김광현(2007년)은 모두 2000년대 중반 이후
프로에 데뷔했습니다.
-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속설은
메이저리그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 KBO리그를 주름잡는 왼손 투수라면 이제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탐내는데, 류현진은 한화에서 7시즌 동안 통산 98승을 쌓아 올렸지만,
100승을 눈앞에 둔 채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습니다.
마지막 시즌에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0승 고지를 밟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 참고로 우완으로 100승을 달성한 선수는 2016년 5월 현재 23명으로
이 중에는 1987년 최초로 100승을 달성한 김시진 전 감독(통산 124승)과 함께
우완 최다승의 정민철 야구해설위원(통산 161승) 등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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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오른쪽이 들어가는 말들 >
- “외로 지나 바로 지나.”(짐을 왼쪽으로 지나 오른쪽으로 지나 매 마찬가지다.)
“다리를 외로 꼬다.”, “치마를 외로 여며 입다.”
“머리를 외로 꼬다가 바로 꼬다가 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 벼슬이름 “좌의정(左議政)-우의정(右議政)”, “좌승지(左承旨)-우승지(右承旨)”
- 방향에서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 - 여기서 보는 방향은
북쪽(임금의 자리)에서 보는 것이어서 <좌(左)=동(東)>, <우(右)=서(西)>입니다.
- 명절 차례나 제사상 차릴 때의 상차림에
“남좌여우(男左女右)”, “건좌습우(乾左濕右)”, “좌포우혜(左脯右醯)” 등등
- 야구에서 “좌투우타(左投右打)”, “좌타우투(左打右投)” 등등
- 학교나 군대에서 ”좌로 나란히“, ”우로 나란히“, “좌우로 나란히”
- 또 방향을 따로 정하지 않고 쓰는 경우로 “우왕좌왕(右往左往)”,
“좌사우고(左思右考)”, “좌고우면(左顧右眄)”, “좌충우돌(左衝右突)” 등등이
있습니다.
* 그런데 “좌동영우형우(左東英右炯宇)”, “좌유진우슈”가 무슨 뜻인지 아시는지요?
- 퀴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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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좌빵우물
- 주위 사람들의 아이들이 적령기가 되어서 요즘 자녀결혼을 알리는
연락이 무척 잦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결혼식에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데,
한참 전에는 주로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위주로 하는 한식이 주 메뉴이었는데,
그 이후 요즘은 뷔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그런데 조금 고급스럽게 하시는 분들은 호텔이나 고급예식장에서
스테이크를 위주로 하는 양식요리를 대접합니다.
- 한편 저는 일식과 중식을 대접하는 곳도 가 본적이 있습니다.
- 그런데 이러한 양식요리를 대접하는 예식장에서는 둥근 테이블에 보통 10사람,
조금 여유 있게 준비하시는 분들은 8사람~9사람씩 둘러앉도록 배치합니다.
- 이러한 형식의 경우, 좌우에 스푼-나이프-포크와 함께 빵을 놓는 접시
그리고 물 잔과 와인 잔을 배치하는데, 식사가 시작될 무렵이면
매번 한 두 테이블에서 잠시 혼란이 벌어집니다.
- 즉, 한사람이 옆 사람의 물 잔을 잘못 들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주르르
그 옆의 또 그 옆의 물 잔을 들게 되어 조금 웃기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 이 때 필요한 것이 양식에서는 “좌빵우물”이 식사테이블에서의 배치방법이고
예절이라는 것입니다.
- 즉, 자기의 왼쪽에 있는 작은 접시가 자기의 빵을 놓는 곳이고
물 잔은 오른 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 “좌빵우물"은 요즘 꽤나 알려져서 실수하시는 분들이 많이 적어졌지만
아직도 예식장에서는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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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좌광우도
-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생선회를 좋아하여
이제는 일본사람 못지않을 정도입니다.
- 바다가 없는 시골에서 자란 저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냇가에서 피라미,
모래무지, 붕어 등을 잡아서 그 자리에서 준비해 간 된장이나 고추장을 찍어
우적우적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서울에 와서 예쁘고 가지런하게 썬
바다생선회를 보고서 무척 놀랐었습니다.
-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주로 흰 살 생선을 좋아합니다.
- 이것저것 다 먹어보아도 역시 광어(넙치), 도다리(가자미), 우럭(조피볼락), 도미,
농어 등의 흰 살 생선이 숭어, 방어, 참치(다랑어), 고등어 등의 붉은 살 생선보다
맛있습니다.
- 여기서 특히 많이 먹는 광어와 도다리를 구분하는 방법이 “좌광우도”입니다.
- 광어나 도다리를 뒤(꼬리 쪽)에서 보았을 때, 광어는 두 눈이 왼쪽에 붙어 있고
도다리는 두 눈이 오른 쪽에 붙어 있는데서 이런 말이 만들어졌습니다.
* 흰 살 생선에는 광어(넙치), 도다리(가자미), 우럭(조피볼락), 도미, 농어 이외에
대구, 명태, 조기, 민어, 복어, 갈치, 준치, 쥐치, 아귀, 전어, 놀래미 등과
붕어, 잉어 등 웬만한 민물고기류는 모두 여기에 속하고
* 붉은 살 생선에는 숭어, 방어, 참치(다랑어), 고등어 이외에 꽁치, 청어, 정어리,
가다랑어, 가오리 등과 민물/바닷물을 오가는 연어, 송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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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좌등우칡과 갈등(葛藤)
- <좌등우칡>이란 한마디로 덩굴식물인 “등”과 “칡”의 두 나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는데, 즉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칡”은 오른 쪽으로 감아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 좀 더 상세히 알아보기 전에 먼저 사람이나 사물이 감아 돌아가는 방향을
알아봅니다.
가. 사람이 달리는 방향
- 육상경기 트랙에서의 달리는 방향은 언제나 “왼쪽방향” 즉, “반시계방향”입니다.
- <1896년 제1회 아테네대회> 때는 “오른쪽방향” 즉, “시계방향”으로 돌았고,
그 이후에도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을 대회 때마다 다르게 달렸는데
선수들이 “시계방향이 불편하다”는 불평이 많아져서 1913년 국제육상위원회에서
향후 “반시계방향”으로 돌기로 규정하였습니다.
- 이는 사람의 심장이 왼쪽에 있어서,
무게중심이 신체구조상 왼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 우리가 즐겨보는 육상경기, 빙상경기, 사이클, 야구 등이
모두 왼쪽의 “반시계방향”으로 돕니다.
* 실제 눈을 감고 걸으면 왼쪽으로 치우쳐 걷게 된다고 합니다.
* 그래서 육상경기 이외에 특히 빨리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숏 트랙 스케이팅
선수들, 그리고 점프에 이어 빠른 회전을 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몸의 내장이 한쪽으로 쏠려서 아프다는 말도 하더군요.
(김연아 선수, 이규혁 선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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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물의 감아 도는 방향
(1) 태풍
- 전에 <아인학당 제156회(2012.05.27일)와 제157회(2012.06.04일)>에서
올린 바와 같이 태풍(열대저기압)의 회전방향은 북반구에서는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돕니다.
- 또 북반구에서의 태풍의 진행 방향에서 왼쪽 반원은 “위험반원(危險半圓)”이라고
하여 풍속이 매우 강하고, 오른쪽 반원은 “가항반원(可抗反圓)”이라고 하여
풍속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합니다.
(2) 식물들
- 덩굴식물들은 제각각 감는 방향이 있는데, 일부러 방향을 바꿔 놓아도
다시 원래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 식물이 감는 방향은 관찰하는 사람마다 또는 학자마다 달라서 일정하게
규정할 수는 없는데, 다시 직접 관찰해야 하겠습니다.
- 일반적으로 위에서 보아 시계반대방향으로 꼬는 것을 “오른쪽감기 = 오른돌이 =
우권(右券)”이라 하고, 시계방향으로 꼬는 것을 “왼쪽감기 = 왼돌이 =
좌권(左券)”이라고 합니다.
(2-1) 오른쪽으로 감는 것 : 칡, 나팔꽃, 메꽃, 박주가리, 새삼, 마 등
(2-2) 왼쪽으로 감는 것 : 등나무, 인동, 환삼덩굴 등
(2-3) 양쪽으로 자기 편한 대로 감는 것 : 박, 더덕 등
* 그러나 덩굴식물의 “오른쪽감기”, “왼쪽감기”의 구분은 사람마다 다르게 말해서
그 기준이 애매합니다.
(3) 연체동물
- 고둥, 소라, 우렁이, 달팽이 등 :
대부분 오른쪽으로 감는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원자, 분자, DNA(이중나선구조-二重螺旋構造) :
대부분 오른쪽으로 감는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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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좌등우칡과 갈등(葛藤)
-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좌등우칡>이란 한마디로 덩굴식물인 “등”과 “칡”의
두 나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는데, 즉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칡”은 오른 쪽으로 감아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 둘 다 함께 덩굴식물이며, 콩과에 속하는 “칡”과 “등”의 한자표기는
각각 “갈(葛)”과 “등(藤)”입니다.
- 자연 상태에서 이들이 서로 만나는 일은 별로 없으나 만일 이들 둘이 함께
어울린다면 서로 반대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니까 서로 얽히고설키는 것이
서로 짓눌러서 엉망이 되는 것이 마치 인간이나 사물의 뒤얽힘, 불화(不和),
상충(相衝), 충돌(衝突), 분쟁(紛爭), 대립(對立)을 보는 것과 같아서 나온 말이
<갈등(葛藤) = conflict>입니다.
* 여기서 여러분이 잘 아시는 고려 말 이방원과 정몽주의 시를 돌아봅니다.
< 하여가(何如歌) >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리리라
< 단심가(丹心歌) >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 드렁칡 : “산기슭 언덕에 얽혀있는 칡덩굴” 또는
“언덕진 곳을 따라 뻗은 칡덩굴”을 말하는데,
- 또 “드렁”은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1) 예전에 장사치들이 물건을 사라고 외칠 때 물건 이름 뒤에 복수의 뜻으로
붙이던 말로서 첫새벽 베갯머리에 들려오는 삐걱삐걱하는 물지게 소리와 더불어
“무 드렁!” “생선 비웃 드렁!”하는 장사꾼들의 외치는 소리를 말하고
(2) 위의 <하여가(何如歌)>에서 말하는 “드렁”은 “두렁'의 평안북도 지방의
방언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두렁”은 “논이나 밭의 가장자리로 작게 쌓은
둑이나 언덕”을 뜻하며, 따라서 “드렁칡”은 “산기슭 언덕에 얽혀있는 칡덩굴”
또는 “언덕진 곳을 따라 뻗은 칡덩굴”을 말한다고 풀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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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칡과 등나무
그럼 “갈등(葛藤)”의 당사자인 “칡”과 “등나무”를 살펴보는데,
“칡”과 “등나무”를 모르시는 분들은 안 계실 것이므로 간략히 알아봅니다.
가. 등나무
- 도시 곳곳의 공원이나 아파트 쉼터 그리고 학교운동장 등에서는 버팀목을 세우고
그늘을 만들려고 심어놓은 등나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또 울창한 숲속이나 산기슭의 밝고 따뜻한 곳에서는 저절로 자라는 등나무를
볼 수도 있습니다.
- 등나무는 등덩굴, 등(藤), 등목(藤木) 등으로도 불리는
콩과의 잎 지는 덩굴나무(=낙엽만경식물-落葉蔓莖植物)입니다.
- 영어로는 “wistaria"라고 합니다.
- 길이는 10m 정도로 줄기를 길게 뻗고 가지를 많이 치면서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갑니다.
- 잎은 어긋나기로 작은 잎 13~19장으로 이루어 깃꼴겹잎을 보이는데,
아까시나무 잎과 비슷합니다.
- 꽃은 암수한그루로서 5~6월에 총상꽃차례로 피는데, 지름 2cm 정도로
바탕은 옅은 보라색이고 안쪽은 노란색인데 꽃차례의 길이는 30~40cm로
꽃이 필 때는 장관을 이루며 무척 향기롭습니다.
- 흰 꽃이 피는 것을 "흰등"이라 하는데, 이 경우 “흰등”과 구별하기위해
보라색 등은 "참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꽃말은 흰 꽃은 “가련(可憐)”, 보라색 꽃은 “사랑에 취하다”라고 하는데,
또 "환영(歡迎)"이라고도 합니다.
- 길다란 꽃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은 마치 포도송이 같습니다.
- 열매는 협과(莢果)로서 마치 길다란 콩꼬투리 모양인데 길이는 10~15cm
정도로서 다 익으면 탁 하고 터지며 씨앗이 튕겨 나옵니다.
- 그늘을 만들어주며 꽃이 아름답고 향기로워서 관상수로 사랑받고
- 씨앗은 볶아서 먹을 수도 있고
- 또 꽃에 꿀이 많아 양봉농가의 밀원식물(蜜源植物)로도 쓰입니다.
- 가는 줄기로는 엮어서 바구니를 만들고 질긴 나무껍질로는 새끼를 꼬거나
키를 만들며 또 나무껍질에서 뽑은 섬유로는 종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 그러나 요즈음 고급가구로 팔리는 이른바 등가구는 이 등나무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인도네시아 같은 아시아 열대 지역에서 “라땅”이라고 불리는
덩굴 식물로 만든 가구입니다.
< 천연기념물 >
(1) 부산 금정산(金井山) 범어사(梵魚寺) 등나무군락은 천연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계곡의 이름도 등운곡(藤雲谷)이라 하여 무척 널리
알려져 있고
(2) 또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도 천연기념물 제254호로 지정된
등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3) 그리고 경북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527번지에는 오류리(五柳里) 등나무라 하여
네그루가 함께 천연기념물 제89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두 그루씩 모여서 자라고 있습니다.
- 나무의 높이는 11∼12m, 둘레는 각각 0.24m, 0.28m,1.72m, 0.60m정도 되는
큰 덩굴나무입니다
- 이 등나무는 오류리 마을 입구 작은 개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팽나무와 얽히고설켜서, 팽나무를 얼싸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등나무가 있는 이곳은 신라의 임금이 신하와 더불어 사냥을 즐기던 곳으로
용림(龍林)이라고 불렀는데, 이 용림에 있는 등나무라 해서 용등(龍藤)이라 했고,
굵은 줄기가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용처럼 보여 용등이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이 등나무의 꽃잎을 말려 신혼부부의 베개에 넣어주면 부부의 애정이
두터워진다고 하며, 사랑이 식어 버린 부부가 잎을 삶아 먹으면 사랑이
되살아난다고 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는데 이러한 믿음이 생긴 까닭은
다음과 같은 전설 때문입니다.
- 신라 어느 때인가 이 마을에 살던 한 농부에게 아름다운 두 딸이 있었다.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살았는데, 이 자매는 둘 다 몰래 마음속으로 옆집의
청년을 사모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전쟁터로 떠나게 되었을 때,
두 자매는 비로소 한 남자를 같이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다정하고 착한
자매였으므로, 서로 양보하기로 굳게 결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뜻하지 않게
그 청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자매는 서로 얼싸안고 슬피 울다 그만 연못에
몸을 던졌다. 그 후 연못가에서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죽었다던 옆집의 청년은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다. 자신 때문에 죽은 자매의
이야기를 들은 청년도 스스로 연못에 몸을 던졌는데, 그 자리에서는 팽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등나무는 이 팽나무를 칭칭 감아 올라가고 있으며,
살아있을 때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어서 이룬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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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칡
- 칡은 갈(葛), 갈근(葛根), 감갈근(甘葛根), 분갈근(粉葛根), 갈등(葛藤), 덩굴, 갈마,
달근, 곡불히, 끗, 측, 침덩굴, 칡덩굴, 칡넝쿨, 칠기 등으로도 불리는
콩과의 잎 지는 덩굴나무(=낙엽만경식물-落葉蔓莖植物)입니다.
* 칡을 나타내는 글자인 “갈(葛)”은 “풀초변(艹) + 막을 알(遏)”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칡덩굴이 지나치게 빠르고 질기게 자라 길을 막아버린다는
뜻입니다.
- 영어로는 “kudzu vine"이라고 합니다.
- 칡은 우리나라 전역 산기슭 양지바른 곳, 숲 가장자리 또는 냇가 구릉지 등에서
저절로 잘 자랍니다.
- 메마름을 잘 견디고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만큼 생명력이 강하지만
울창하게 잘 가꾸어진 숲속에서는 햇볕을 잘 받지 못하므로 자라지 못합니다.
- 줄기는 보통 길이 5m 정도로 자라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0m 이상으로 자라기도
하여 18m가 넘는 것도 발견되기도 하였으며, 덩굴지면서 다른 나무를 감아
올라갑니다.
- 온몸에 노랗고 빳빳한 털이 많이 나며 비록 나무이기는 하지만
겨울에는 가는 가지의 끝이 말라죽습니다.
- 잎은 어긋나기로 작은 잎 3장으로 된 겹잎인데(= 삼출엽-三出葉), 작은 잎은
길이와 너비가 각각 10~15cm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세 갈래로 갈라집니다.
- 또 앞뒤 양쪽에 털이 나며 잎자루는 길이 10~20cm 정도입니다.
- 꽃은 암수한그루로서 작은 꽃이 여러 송이가 모여 이루는 총상꽃차례를 보이며
- 8월에 길이 1.8~2.5cm 정도의 자주색으로 피는데, 속은 옅고 노란 무늬가
있으며, 꽃차례의 길이는 10~25cm 정도입니다.
- 꽃말은 “사랑의 한숨“입니다.
- 열매는 협과(莢果)로서 9~10월에 익는데, 길이 5~10cm, 너비 약 0.9cm의
넓은 선모양인데 마치 콩꼬투리 같습니다.
- 한방에서는 뿌리를 “갈근(葛根)”, 꽃을 “갈화(葛花)”라 하여 2,000년이 넘도록
약으로 써왔는데, 소화를 돕고 감기를 낫게 하며 숙취(宿醉)를 해소시키며,
또 마비나 독을 푸는 효능이 있습니다.
- 먹을거리가 모자랐던 옛날에는 뿌리를 식량이나 건식으로 먹었으며,
요즘에는 갈아서 국수나 차 등을 만들어 먹습니다.
* 예날 화전민들은 마치 떡갈나무잎처럼 칡잎을 이용하여 “옥수수칡잎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칡잎의 향기가 배어들어 무척 맛있다고 합니다.
- 줄기에서 뽑은 섬유로는 갈포벽지를 만들거나,
실을 자아 “갈포(葛布)”라는 천을 짜서 갈옷을 만들어 입습니다.
- 줄기를 엮어 삼태기, 광주리, 바구니 등을 만들며
- 부드러운 줄기와 잎은 소, 염소, 사슴 등의 먹이로도 씁니다.
- 또 꽃에 꿀이 많으므로 밀원식물(蜜源植物)로도 이용됩니다.
- 그리고 산을 깎은 자리에 산사태를 막기 위하여 심기도 합니다.
* 미국은 1876년 독립 100주년 기념 만국박람회를 열면서 일본에서 칡을 가져와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에 심었고 또 그 후 중국에서도 가져와 심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칡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 “생태계 파괴 10대 동식물”에 식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릴 정도로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하니
그 번식력이 어마어마합니다.
* 1990년대 들어서부터 시중에 칡뿌리들 그것도 엄청난 크기의 칡들이 흔하게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중앙고속도로 등 원시림 상태의 산악지역이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땅이 파헤쳐져서 칡들이 노출되어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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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등칡
- 한약재 이름으로 “통초(通草)”라고도 부르는 “등칡”이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 그런데 비록 이름은 등칡이지만 등나무나 칡과는 아무 성관도 없는
쥐방울덩굴과의 잎 지는 덩굴나무(=낙엽만경식물-落葉蔓莖植物)로서
유독성식물입니다.
- 우리나라 전역의 심산지역 냇가 부근, 숲 가장자리 또는 고산지대의 계곡 숲속에
자생하는데,
- 잎과 줄기의 모양이 “칡덩굴”과 닮은 데서 <등칡>이라 하지만
"칡“과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 길이 10m 안팎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새 가지는 녹색이지만
2년 된 가지는 회갈색으로
- 5~6월에 황색 꽃을 피우고, 9~10월에 열매를 맺습니다.
- 한방에서는 뿌리와 열매를 이뇨제, 거담제, 통경제, 해독제, 진해재, 해열제,
독사에게 물린데, 신경쇠약 등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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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늘 참 좋은 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소에 깊이 생각하지 않든 것을 잘 설명해주수셔서 고맙습니다. 김정일
회장님, 부끄러운 글을 잘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평소에 사물의 방향과 그에 얽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었기 때문에 관련되는 내용들을 틈틈이 메모하였던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다시 고맙습니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사안을 상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까지 뿌려 을신년스러운데 정신적으로 많은 양식을 받은 듯한 느낌입니다. 벌써부터 다음 연재물이 기대됩니다. 늘 건강하시고 보람찬 한 주 되셨으면 합니다. 최경진
안녕하십니까. 이번이 제258회차 글을 올리는 것인데 글을 올리다 보면 스스로도 오늘 내용은 괜찮군 하는 것이 있는데 이 번 것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좀 더 공감대가 많이 가는 내용들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렸을적 가족이나 초등학교 시절 자주 가던 금정산 범어사 등나무 군락지와 대나무 숲이 기억납니다. 저희 동네 뒷산 천마산에 아이들과 칡 캐러 가던 생각도요. 수십년전 추억을 오롯이 끄집어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광어가 비싸 도다리로 속이는 일이 많아 횟집이나 시장에서 어른들이 좌광우도 하며 고기 고르던 기억이 나는데 세월이 흘러 한동안 자연산이던 도다리가 몸값이 비싸져, 광어가 아닌 도다리를 확인 하는 말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물의 가치가 따라 변하는 것을 느끼게됩니다. 학장님 강의가 저를 고향으로 이끌어주셔 잠시나마 그리운 얼굴 다 볼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올린 이야기가 주사장님의 아름다운 옛날을 생각나게 하였군요. 너무나 반갑고 또 고마운 이야기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들에도 좋은 추억이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이번은 칡과 등나무 얘기네요. 칡하면 옛날 5.16 후 산림녹화한다고 학생들 나무 심으라고 민둥산으로 보내서 나무 심기 할당헀는데 나무를 심다 보면 칡뿌리가 나와 칡을 캐 먹던 기억이 납니다. 그야말로 나무 심고 칡캐고 입니다. 그 당시는 먹을게 없어 칡도 주요한 먹거리였죠. 어제 신문을 보다 보니 삘게 얘기가 나오데요. 삘게, 삘비, 삐비 등 여러가지 사투리가 있는데 송키와 함께 먹거리로 나왔었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릴 때 부르던 이름들을 잘도 기억하십니다. 삘기는 정식이름으로 "띠"라고 하는데 저는 우리가 옛날 부르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겠습니다. 또 송기도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송기떡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되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