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시 스타니슬라스 광장, 동상은 스타니슬라스, 뒤 건물은 호텔이다
▶ 2012년 7월 28일(토), 흐리고 비
- 프랑스, 낭시(Nancy)
어젯밤에는 잠을 설쳤다. 열대야로 덥기도 하고, 잠이 들 만하니 뇌우(雷雨)가 쏟아졌다. 천정
창에 들이치는 뇌우가 하도 요란하여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날이 밝으면 프랑스 낭시로
가야 하는데 허허벌판을 달리는 도중 낙뢰의 위험은 없을까 걱정이다. 민박집은 독일 전통주택
으로 우리가 묵고 있는 방은 2층이다. 지붕에 비스듬히 달린 창이 방에서는 천정에 있게 된다.
우리가 현대판 집시이거나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를 닮았다. 로텐부르크에서 파리까지는 830
㎞. 파리 근교부터 공략하기로 한다. 낭시(Nancy), 퐁텐블루(Fontainbleau), 바르비종(Barbizon),
지베르니(Giverny), 투르(Tour) 순이다. 오늘은 낭시로 간다. 비는 오락가락한다. 젖은 고속도로
는 질주하는 차들이 이는 물보라가 안개처럼 자욱하다. 우리도 물보라 일으키며 그 안개 속을
달린다.
국경 넘는 것이 우리나라 도계 넘는 것 같다. 교통표지판에 'Ausfahrt'(출구) 대신 ‘Sortie'가 보
이기 시작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받으니 프랑스다. 프랑스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고속도로에서
어느 도시를 지날 때에는 교통표지에 고성(古城)이나 유원지 등 그 도시의 특징을 그려 넣어 행
인으로 하여금 그곳에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휴게소에 들린다. 휴게소 자판기 커피(설탕 넣은 에스프레소)가 별맛 없으면서 1.1유로나 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따져 1,500원이 약간 넘는다. 동서울종합터미널 자판기 커피와 맥심 봉지커피
가 그립다. 자동차 기름 값은 경유 1리터에 1.5유로(2,100원) 수준으로 비교적 싼 셈이다.
낭시에서 숙소는 에탑(Etap) 호텔이다. 3인 1실 1일 46유로다.
시내 구경 나선다. 호텔 프런트에 비치된 지도와 거리 곳곳에 걸린 지도에는 여행객을 위한 구
시가지 관광 동선(動線)이 표시되어 있다. 호텔에서 분수 연못을 지나고 뫼르트 강(Rives de
Meurthe)을 건너면 구 시가지다.
낭시의 개관. 론리플래닛의 설명이다. “로렌지방에서 가장 쾌적한 분위기를 가진 도시다. 눈부
신 중앙광장과 박물관, 구시가, 기하학 정원, 크리스털로 번쩍이는 상점 진열대 등이 눈에 띄는
이 도시는 로렌 공작이 머물던 옛 수도였으며, 도시가 건설된 화려한 18세기의 모습을 곳곳에
서 볼 수 있다.”
1. 낭시 가는 길,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2. 낭시 가는 길, 들판
3. 낭시 가는 길
4. 낭시 가는 길, 해바라기
5. 낭시
6. 낭시 페피니에르 공원 원로
7. 페피니에르 공원의 자이언트 세쿼이아(Sequoiadendron giganteum), 낙우송과다.
8. 자이언트 세쿼이아
9. 캐리에르 광장
호텔에 비치된 팸플릿의 내용으로 보충한다. “11세기에 처음 건설된 낭시는 공작(샤를 3세) 때
인구 유입을 위해 도시를 디자인했으며, 18세기에 건설된 스타니슬라스 광장, 캐리에르와 알리
앙스 광장( Place Stanislas, Place de la Carriere and Place d'Alliance)은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낭시는 젊다고 한다. 인구는 107천 명을 약간 상회하는데 학생 수가 45천 명이나 된다. 또한 낭
시는 아르누보(Art Nouveau) 사조의 발상지임을 크게 내세운다.
낭시의 볼거리는 스타니슬라스 광장 주변에 몰려있다. 스타니슬라스는 사람 이름이다. 낭시는
18세기에 루이 15세의 장인이기도 했던 스타니슬라스(1737~1766)가 선정을 베풀어 시의 비약
적인 발전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의 동상이 광장 한가운데에 있다.
광장 4곳 구석은 모두 대로로 통하는데 금색 칠한 문이 아름답다. 조각상이 있는 북쪽 문으로
나가면 페피니에르(Pepiniere) 공원이다. 너른 원로(園路) 양쪽으로 열식(列植)한 노거수가 볼만
하다. 공원 중앙에는 자이언트 세쿼이아(Sequoiadendron giganteum) 한 그루가 쳐다보느라 여러
사람 고개 아프게 한다. 성당 외관은 현란하고, 행로와 건물, 광장은 전후좌우상하 대칭의 균형
미를 뽐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식재료 파는 중국인 가게에 들렀다. 우리나라에서 온 라면과 김치가 있
다. 계산대 옆에 붙어 있는 ‘상인지보(商人之寶)’라는 족자에 눈길이 간다. 도주공(陶朱公)의 경
영사상이라는 이재치부(理財致富) 12칙 12계다. 도주공은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의 군사전
략가 범려(范櫚)의 별호라고 한다.
이재치부 12칙(則)은 ‘能識人, 能整頓, 能用人, 能知機, 能接納, 能敏捷, 能辯論, 能倡率, 能安業,
能討帳, 能辦貨, 能遠數’를 말하고, 12계(戒)는 ‘勿卑陋, 勿强辯, 勿爭取, 勿貪賖, 勿優柔, 勿懶
惰, 勿昧時, 勿薄蓄, 勿虛華, 勿輕出, 勿固執, 勿痴貨’를 말한다.
정확히 알고자 노병제(盧秉湜)의 해설과 번역을 '누리미디어 DBPia'에서 3,000원 주고 샀다(經
營과 마아케팅 1985년 10월호 第19券 第10號(通券 第201號), 1985.10, 77-81, 理財 12則 12戒
를 생각한다).
참고하여 간략히 소개한다.
【이재치부 12칙】
제1칙 能識人 : 능히 사람을 잘 식별하라
제2칙 能整頓 : 상품의 정리정돈을 잘 하라
제3칙 能用人 : 사람을 잘 부려라
제4칙 能知機 : 능히 기회를 잘 살펴라
제5칙 能接納 : 외상대금을 적절히 회수하라
제6칙 能敏捷 : 결단을 민첩히 하라
제7칙 能辯論 : 능히 사리의 옳고 그름을 따져라
제8칙 能倡率 : 능히 앞장서서 꾀하라
제9칙 能安業 : 능히 현재의 업에 만족하라
제10칙 能討帳 : 능히 장부를 기장하고 검토하라
제11칙 能辦貨 : 재화를 적재적소에 두어라
제12칙 能遠數 : 능히 숫자를 멀리하라
【이재치부 12계】
제1계 勿卑陋 : 줏대가 없고 추하지 말라
제2계 勿强辯 : 강변하지 말라
제3계 勿爭取 : 쟁취하지 말라
제4계 勿貪賖 : 외상으로 물건 사는 것을 탐하지 말라
제5계 勿優柔 : 우유부단하지 말라
제6계 勿懶惰 : 나태하지 말라
제7계 勿昧時 : 때에 우매하지 말라
제8계 勿薄蓄 : 저축을 박하게 하지 말라
제9계 勿虛華 : 헛된 화려함을 쫓지 말라
제10계 勿輕出 : 지출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제11조 勿固執 : 고집하지 말라
제12조 勿痴貨 : 재화에 어리석지 말라
도주공이 살았던 때가 기원전 490년 즈음, 그때 그의 생각이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10. 드골 갤러리에서
11. 스타니슬라스 광장 옆 성당, 유럽은 그저 성당 구경이다.
12. 스타니슬라스 광장 옆 성당
13. 드골 갤러리
14. 캐리에르와 알리앙스 광장
15. 스타니슬라스 광장 모서리
16. 스타니슬라스 광장, 건물들은 호텔이다
17. 스타니슬라스 광장
18. 식재료 파는 중국인 가게에 걸린 족자
첫댓글 대단한 식견과 따뜻한 정보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