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맛!]동백꽃 송이송이 거제 담은 행복 도시락
달력을 넘기다 보니 입춘(立春)이 성큼 다가와 있다. 기분 탓이려니 하면서도 살짝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이참에 가는 길마다 붉은 동백을 만날 수 있는 거제로 봄 마중을 나서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는 거제 감성을 담은 ‘동백도시락’이 있다. 소담스러운 동백꽃과 도시락을 건네며 행복을 전해보자. 글 김미영 사진 김정민 동백도시락의 행복 성포리 해안 인근에 자리한 ‘동백도시락’은 단연 눈에 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깔끔한 하얀색 외벽과 붉은 동백꽃 디자인이 가던 길도 멈추게 한다. 이국적인 장식과 소품이 돋보이는 1층 매장(33m²)에는 연인부터 가족, 직장인, 노부부 등 다양한 연령층이 다녀간다. 도시락을 받아든 손님의 표정과 반응이 한결같아 재미가 있다. 우선 감탄사를 연발하며 웃음 짓고 도시락을 가슴에 품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가방을 벌렸다 오므렸다,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고 어린아이처럼 흔들어댄다. 예약한 도시락을 받고 보니 그 마음을 알 만하다. 색감부터 구성까지 정성으로 꽉꽉 채워진 행복 도시락이다. 맨땅에서 자매가 일궈낸 동백 이미지 2층으로 올라가 박미영(46) 대표를 만났다. 거제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노점부터 시작해 소규모 자본으로 펜션을 운영하던 중 거제 먹거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과감하게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무모하다는 만류도 있었지만, 본인의 감을 믿고 실행에 옮겼다. 카페 ‘온더선셋’을 2019년에 먼저 창업하고 이어 2021년부터 ‘동백도시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총200평(661㎡)을 훌쩍 넘는 규모다. 동생 박민희(39) 대표도 합류하면서 오롯이 자매의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거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동백이잖아요. 동백꽃은 굉장히 감성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해 기업이미지로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동백 감성 입힌 도시락 메뉴도 정성 가득 동백 한 송이, 두 송이, 큰 송이, 동백반 등 메뉴 이름에도 동백 감성을 입혔다. 1층 야외 테이블에서 도시락을 펼쳐 본다. 국민(초등)학교 시절 도시락 감성이 용기부터 묻어난다. 타원형, 원형의 찬합 이미지를 생각하고 디자인한 것이다. 박 대표는 마음 같아서는 2단 도시락, 보온도시락으로 드리고 싶다고 한다. 뚜껑을 열어 보니 감춰져 있던 색감과 섬세하게 스타일링된 다양한 음식이 빛을 발한다. 이 도시락은 전문 요리연구가가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신선한 음식 재료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이다. 카페 ‘온더선셋’ 옥상으로 건너가 다시 펼쳐 보니 거제 푸른 바다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동백나무 가지를 연상케 하는 나무 도시락과 유난히 붉고 노란 음식 재료의 조합이 송이송이 동백꽃을 피운 듯하다. 손님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진주에서 거제로 출퇴근하는 이유진(37) 씨는 건물이 너무 예뻐서 들렀다며 “큰 송이와 두 송이를 먹었는데 조미료 맛이 안 나고 담백하고 깔끔해요. 국물이 있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준영(34) 씨는 “거제로 놀러 왔다가 알게 되었는데 구성도 푸짐하고, 특히 밥이 맛있어요. 거제 특산물에 맞게 계절마다 구성을 변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박 대표에게 손님의 반응을 전했더니 아쉬운 부분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동백도시락’의 이미지를 해치게 된다며 이해를 구한다.
“도시락은 행복”이라는 경영철학 구현 도시락이 너무 예뻐 먹기가 아까울 지경이다. 한 송이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어린이를 위한 도시락으로 해산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밥을 비롯해 햄 계란말이, 화전, 무쌈말이, 각종 전류, 나물, 과일 등으로 구성해 1인 도시락으로 적당하다. 대표 메뉴인 두 송이는 모양새가 예뻐서 손님에게 인기가 있지만 그만큼 손도 많이 간다. 거제 몽돌이 연상되는 세 가지 맛의 주먹밥이 한 송이와 차별화된 구성이다. 노란색이 고운 치자밥과 톳밥은 식감이 재미가 있고, 케일 쌈밥은 부드럽고 건강한 맛이다. 전복버터구이, 가리비, 딱새우, 새우튀김 등 해산물이 추가되어 푸짐하다. 커플에게 추천하기 좋은 도시락 이다. 큰 송이는 두 송이와 비슷한데 옛날 운동회 날 동그란 찬합 도시락의 감성을 떠올리며 가족 단위로 먹을 수 있도록 양을 늘린 구성이다. 신메뉴로 추가한 동백반은 청양고추, 스팸, 파래, 참치 등 네 가지 맛의 주먹밥이다. 간편하게 이동하면서 먹기 좋고, 생각보다 양도 많아 인기다. 모든 음식이 신선하고 담백한 것은 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아서다. 사진 촬영을 하느라 밥이 식었지만 찰지고 쫀득쫀득한 것이 정말 맛이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쌀을 쓰고 압력솥에 밥을 짓는 것이 비결이다. 모든 재료는 거제 고현시장에서 매일 배달해 사용한다. 거제를 고스란히 담고자 하는 노력과 정성이 엿보인다. 박 대표는 손재주 좋은 엄마가 만든다면 어떤 음식이 나올까를 늘 고민한다고 했다. “‘도시락은 행복’이라는 게 저의 경영철학이에요. 부모님과 공유했던 행복한 기억이 자녀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특별한 경험과 행복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거제와 함께하는 상생의 길 열고파 올가을 카페와 연결되는 다리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두 건물을 오가며 전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그 시기에 맞추어 동백반 메뉴를 20가지 정도 개발해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하고, 환경을 생각해 매장에서 사용하는 용기는 다회용으로 바꿔보려고 시험 중이다. 박 대표는 도시락 시장이 충분히 전망이 있고 경쟁력도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굿즈상품도 개발 중인데 거제 유자를 접목한 막걸리와 딱분, 립밤, 고체 향수, 핸드크림 등의 감성 화장품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 거제시, 향토기업과 협업하는 상생의 길도 모색 중이다. 성포 해안이 번성했던 옛 모습을 찾고 감성 관광지로 새롭게 도약하길 기대한다.
거제 동백도시락 위치 거제시 사등면 성포로 71 메뉴 동백 한 송이 1만 5000원 동백 두 송이 2만 5000원 동백 큰 송이 3만 5000원 동백반 1만 5000원 영업 11:00~20:00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문의 055) 638-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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