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호의 한줄명상] 공자가 점치려고 가죽끈 3번 끊어지게 봤겠나…주역은 '명상'
우리는 '주역'이라고 하면 흔히 '점치는 책'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주역은 유학의 정수로 꼽힙니다.
우리의 삶은 때로는 너무 뜨겁고 때로는 너무 차갑습니다.
때로는 너무 힘들고 때로는 너무 즐겁습니다.
#1
공자는 평생동안 주역을 옆에 두고 가죽끈이 세번 끊어지도록 읽었다고 한다.
공자가 주역을 만난 것은 50세에 이르러서이다.
그동안 공자는 세상 수많은 것을 터득했지만 천지의 이치를 찾으며 그 근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알고자 했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몇 년만 수명을 더 빌려준다면 주역을 다 배우고 싶다고 했다.
공자는 왜 그리 주역을 좋아했을까?
점에 심취해서 그랬을까?
주역은 만물의 근원을 밝힘으로써 깨달음에 이르게 하고
또한 깨달음을 응용해 인생에 적용함으로 살아가는 방법까지 밝히고 있다.
그래서 공자가 그토록 주역을 좋아한 것이다.
#2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주역을 좋아했다.
아인슈타인은 주역이 에센스라고 말하며, 말년에 이르러 머리맡에 항상 주역을 두었다고 한다.
#3
'유학은 동양 사상의 최고라고 불린다.
그런데 주역은 유학의 핵심이라고 불린다.'
중국 명나라 지욱선사는 유학과 불학에 통달한 인물.
그는 주역, 논어도 풀었다.
그리고 불교와 유교와 도교가 서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4
'주역은 점치는 책이냐?'
틀린 말은 아니다.
원래 주역은 점치는 책이었으나, 공자가 주역을 철학화 했다. 그것이 의리역이다.
반면 점치는 기능을 발전 시킨것은 상수역이다.
주역에는 두가지가 있다.
(종교도 두가지 쓰임으로 기복의 종교 또는 깨달음과 영성의 성격을 지니듯)
주역의 소인적 용법
- 사람은 대부분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중시하기에 점을 친다고 했다
주역의 군자적 용법
-주역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일로, 일종의 명상이다.
#4
점을 치는 타로의 기능은 무엇일까?
카드를 통해서 삶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을 받는다.
결국 타로를 통하여 자신 삶의 균형을 찾기위한 도구로 쓰이는 것이다.
그것이 타로의 본질이다.
주역도 마찮가지다.
주역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 차분하게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가를 짚어본다.
내 마음과 마음을 둘러싼 시,공간적 환경을 64개의 괘에 맞추어 본다.
내가 처한 시간과 공간을 주역의 괘에 맞추어 보는 것이다.
그럼 해당하는 괘가 나오고, 앞으로의 흐름이 나온다.'
괘를 통해 마음을 보는게 아니다.
마음을 통해 괘를 보는 것이다.
주역의 본질은 '점'이 아니라 '명상'이기때문이다.
지금 내 마음을 통해 앞으로의 흐름을 읽는 것이다.
그렇게 읽어낸 결과를 통해 내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주역에서 명상이 빠지면 점치는 책으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그것을 지혜라고 부른다.
서리가 내리면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고,
땅이 녹으면 곧 꽃이 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 거기에 맞춰 내 삶을 지혜롭게 꾸릴 수 있다.
그러므로 주역에서 깊은 흐름을 읽어내려면 먼저 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봐야 한다.
주역의 본질은 점을 치는 것이 아니라 명상이다.
종교의 본질도 에고를 키우는 기복이 아니라
에고를 비우는 깨달음과 영성이다.
주역에도 명상이 필요하고, 종교에도 명상이 필요하다.
'주역에 세상이치의 모든 게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역의 형식을 통해 우주의 이치를 깨달아보려고 한것이다.
인간의 지성이 우주의 섭리를 역(易)속에서 보려고 한것이다.
주역은 불완전하다.
우주의 섭리와 주역사이에는 분명한 간격이 있고, 그것이 주역의 한계이다'
유가(儒家)에는 이런말이 있다
'군자는 주역을 깊이 명상한다'
단순히 괘와 숫자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맞추는 일이 아니다.
깊이 명상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돌아본 나를 통해 우주를 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