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10분 출발 예정인 비행기가 20분 연착하여 10시 30분에 출발,
블라디보스톡에 오후 1시경 도착했어요.
아주아주 작은 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서너 대 정도 서 있네요.
이런 블라디보스톡이 유명해진 것은, 아니 우리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02년 APEC 정상회담이 열리면서부터입니다.
러시아어로 블라디보스톡은 '동방 정복'이란 뜻. 이름에서부터 러시아의 동진 정책을 느낄 수 있지요.
블라디보스톡이 있는 연해주는 원래 중국의 영토였으나 두 차례의 조약을 거쳐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어요.
환전소 앞에 줄이 늘어서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루블을 환전해주는 은행이 별로 없어 달러로 환전해 온 뒤
이곳에서 다시 루블로 환전했어요.
이제 호텔로 갈 택시를 부를 차례...
러시아에서 주로 택시로 이동하는데 이때 막심 어플을 이용해야 바가지 요금을 면할 수 있다고 해요.
김경옥 샘이 한국에서 미리 사온 러시아 심을 끼우고, 도시락을 사용하기 위해 아이디와 비번을 넣고...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운 일이,
우리에게는 너무너무 어려운 일.
그래도 그때까지는 다 잘했는데....
문제는 막심어플을 가동해 택시를 부르는 일.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라 우왕좌왕 시간이 꽤 걸렸지요.
그동안 공항에서 택시 영업을 하는 운전사가 다가와 호텔까지 1인당 500루블, 그러니까
총 2000루블을 주면 가겠다고 계속 쫓아다니고...
사실 2000루블은 4만원이 안 되는 돈이에요.
어차피 이곳에 있는 동안 막심어플을 써야 하니까 끝까지 해보자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한 끝에 드디어 성공!
요금 870루블이 화면에 딱 뜨네요.
룰루랄라 신나서 택시를 타고 갔어요.
하늘 좋고, 날씨 시원하고.
그런데 캐리어가 4개라서 100루블씩 해서 총 1300루블을 달라고 하네요.
(러시아 택시 기사는 영어를 전혀 못하고 택시 기사가 번역기를 사용해 우리에게 들려준 것)
그래도 2000루블보다는 훨씬 싸서 흔쾌하게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간신히 도착한 호텔.
한국에서 호텔 예약할 때 방 하나는 비싸고 방 하나는 싸다고 해서
원래는 매일 이렇게 뽑기를 해서 룸메를 정하려고 헀는데...
방1(좋은 방)은 5층에 방2는 7층에 있는데 문제는 엘리베이터가 6층밖에 없어서 6층에 내려서 층계를 올라가야했지요.ㅠㅠ
하여 날마다 뽑기를 하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그렇게 하다보니 시간은 5시가 훌쩍 넘어가고
오후 6시에 예약해 놓은 주마 레스토랑으로 가기 위해 다시 택시 부르기!
주마는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예약이 필수입니다.
김경옥 샘이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 놓았지요.
사진으로는 잘 안 나왔지만 주마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아주 세련되었어요.
러시아 사람이 반, 한국 사람이 반인 듯...
한국어 메뉴판이 있을 정도니까.
우선 맥주로 목을 축이고...
잔이 어찌나 큰지 깜짝 놀랐어요. 맥주 맛도 참 좋았어요.
우리가 원래 먹으려고 했던 통짜로 된 킹크랩이 없어서 할 수 없이 다리만 시켰지요.
1kg에 3000루블.
그리고 그 외 몇 가지 요리를 시켰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사진 찍을 겨를도 없이 순삭^^
맥주 5잔, 킹크랩 1kg
그외 세가지 음식, 물- 모두 합해 8,070루블- 우리나라 돈으로 하자면 15만원 정도...
우리나라에서는 비싸서 먹기 힘든 킹크랩 생각하면 많이 싼 편입니다.
그리고 음식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습니다.
러시아는 팁을 받지 않는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주마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팁을 음식가격에 포함시켜 받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 음식을 먹고 나서 음식 값을 계산할 때 그것 외에 팁을 반드시 줘야 하는데 일정 가격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팁을 얼마 줄까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음식 값에 팁을 포함시켜 받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저녁을 먹고 나니 오후 7시 30분.
어스름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입니다.
"소화도 시킬 겸 해양공원으로 갑시다!"
구글지도를 참고하여 해양공원으로 가는 길
구름이 잔뜩 끼어 멋진 일몰 풍경은 못 보았지만
그냥 바다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입니다.
월요일 오후인데도 이곳으로 놀러나온 사람들이 꽤 많네요.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시설도 많고....
하지만 번잡하거나 시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우리나라 유원지 같은 느낌이지만, 또 전혀 닯지 않은 느낌.
아르바트 거리를 걸어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해양공원은
한여름이면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관광객으로 넘쳐난다고 하는데...
8월 26일 오늘은,
날씨가 선선하여 가을느낌으로 가득해 일광욕을 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네요.
어찌보면 우리나라 월미도 같은 풍경일 수도 있지만
어쩐지 한적하고 사람들이 많아도 그다지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해양공원에서 아르바트 거리로 가는 도중에 만난 인형들....
기념으로 하나 사갈 예정입니다.
주마 레스토랑과 쌍벽을 이루는 인기 레스토랑 수프라.
저녁 8시가 다 되었는데 문앞에 줄을 서 있습니다. 그만큼 인기 좋은 레스토랑...
우리는 내일이나 모레 정도에 가볼 예정입니다.
다시 택시 잡기...
막심 어플을 이용할 때마다 심각해지는 2인^^
그럼에도 택시는 언제나 빨리 와주네요.
블라디보스톡 여행 하루밖에 안 됐지만, 이 사람들 정말 웃지 않네요.
한 마디로 뚱~~
웃는 인간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호텔로 가기 전, 마트에 들러 과일과 빵, 주스를 사려고 하는데
이 종업원 얼굴 좀 보세요.
9시에 문을 닫는데 10분 전에 갔다고 골이 나서 퉁퉁 부었어요.
돈을 내는데, 어찌나 무서운지요.ㅠㅠ
러시아 사람들, 이것만 고치면 좋겠어요.
드디어 모든 일정 마치고 호텔로 입성^^
내일은 독립유공자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역사 기행,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이 모여 살던 곳,
우수리스크로 떠납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고 오겠습니다^^
첫댓글 ㅎㅎ. 무사히(?)도착했네요.
핑크리샘 여전히 예뻐요.^♥^
네분모두예뻐요.^^
이 시각 산모퉁이도 비가 내립니다.
푹 쉬고 우수리 여행 잘하세요.
경옥샘 동행에 안심되네여. ㅎㅎ
소나기 온다던 이곳은 멀쩡^^ 다행이지요.
사회주의가 오래된 나라가 대부분 사람들이 뚱한 것 같더라고요.
푸틴이 100살까지 집권하고 싶다고 은근히 속내를 드러낸 것 같던데요.
저에겐 암튼 러시아는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나라.
러시아 사람들이 푸틴을 싫어하는데 그래도 푸틴 욕하면 엄청 싫어한다고... 어차피 러시아말 못해서 욕할 수도 없지만...
역시 바람숲님은 다르시네요 우리가 놓친 것을 다 보시고 꼼꼼하게 기록을 하셧어요. 덕분에 다시 여행 간 기분입니다
저도 놓친 게 아마도 많을 거예요. 놓친 부분 얘기해 주시면 다시 수정할 게요.
'러시아 사람들' 하면 '불곰'으로 표현되던 것을 현지에 가서 확실히 느꼈네요.
그래도 나름 정직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불곰처럼 덩치는 커도 우직하게 자기 고집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우린 '미쓰 막심' 하이디 덕분에 택시를 타고 곳곳으로 다녔지요!
나 혼자라면 절대 못했을 일! 땡큐!
그런데 그 무뚝묵한 러시아 사람들이 그리운 건 뭘까?
무뚝뚝한 사람들이 정을 주기 시작하면 끝도 없으니까요. 바로 나 같은 사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