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1일(월)*
▲몽골초원축제-나담④
◼영웅과 여걸
(갈단 & 만두하이)
◀The Great Chinggis Khaan
(위대한 칭기스칸)
◾The Hu
◀Black Thunder(검은 천둥)
◾The Hu
◀지혜로운 여걸(賢妃) 만두하이
(Сэцен Мандухай)
*영화 ost
◾잔차노로프 작곡
-Morin Khuur 몽골 앙상블
◀영원한 어머니의 나라
*영화 ‘만두하이’ 엔딩
◉7월 11일은 몽골의
독립기념일입니다.
올해 101주년입니다.
몽골의 나담축제는
7월 11일, 오늘 아침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시작됩니다.
수흐바타르 광장에는
수흐바타르의 동상도 있지만
칭기스칸과 오고타이,
쿠빌라이의 좌상이 있습니다.
몽골의 영광스러운 조상이
모여있는 곳이라
몽골 최대의 축제가
시작되는 장소로는 적합합니다.
◉수흐바타르는 정부 수립에
기여한 인물입니다.
다만 그는 소련에 기대어
몽골의 운명을 결정지으려 한
측면이 큽니다.
몽골의 운명도 실제로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칭기스칸 이름도 부르지 못한
어려운 세월을 지나왔기 때문에
수흐바타르에 대한 평가는
요즘 와서 빛이 다소
바래진 느낌입니다.
광장의 이름을 칭기스칸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그래서
나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몽골인들이 가장 숭배하는
자연신은 ‘텡그리’입니다.
‘텡그리’는 ‘하늘’을 말합니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유목민들에게
자연은 그 자체가 운명이고
숭배대상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하늘 ‘텡그리’가
최고의 숭배대상이고
땅 ‘가자르’가 뒤를 잇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삼라만상은 그다음 순서였습니다.
대원(大元)이란 이름으로
중국 땅에 들어선 몽골제국도
‘텡그리’를 상징하는 이름입니다.
그냥 ‘텡그리’가 아니라
에케(大)텡그리(元)입니다.
몽골인에게 이 최고의 신
‘텡그리’와 칭기스칸은 같습니다.
神 같은 존재의 조상입니다.
그래서 나담축제에서
가장 우러러보는 대상은 바로
‘텡그리’와 ‘칭기스칸’입니다.
◉몽골의 후누록 밴드
The Hu가 노래하는
‘The Great Chinggis Khaan’
(위대한 칭기스칸)에서도
텡그리와 동일시되는 칭기스칸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텡그리와 같은 지혜로
푸른 반점을 가진 사람을
하나로 묶어 통합하고
세상을 움켜잡았다고 칭송합니다.
영원한 하늘의 지배자이자
몽골의 푸른 군주인
칭기스칸을 칭송하는 이 노래는
그의 무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르둔 칼둔산에서
촬영됐습니다.
테무진이 고난의 세월을
보낸 곳이기도 합니다.
마두금을 비롯한 몽골 전통악기와
목소리 창법의 ‘흐미’가
함께하는 노래입니다.
https://youtu.be/pD1gDSao1eA
◉17세기 준가르(Jungar)제국을
이끌고 칭기스칸의 꿈을
재현해보려고 했던
또 한 사람의 영웅이 있습니다.
바로 ‘최후의 유목제국’을
이끌었던 갈단 보쇽투칸입니다,
갈단은 몽골 초원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티베트까지
정복하며 몽골의 통합을
이루려고 했던 인물입니다.
사실상 그 꿈에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청나라 강희제와의
마지막 초원대결에서 패하면서
그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몽골의 이야기와 음악을
펼쳐나가면서
지금 몽골에 가 있거나
다녀온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아마 ‘테렐지’라는
몽골 국립공원을 다녀왔을 것입니다.
울란바토르에서 50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관광지입니다.
아름다운 초원과 가축들,
아름답게 피어 있는 야생화들,
여기에 초원에서 보기 어려운
기암괴석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근처에서 40M 높이의
거대한 칭기스칸 동상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말타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짧은 일정의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가 돼 있습니다.
◉테렐지를 조금 못 가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종모드’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는 가본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완만한 계곡과 초원을 끼고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바로 갈단의 준가르 군대와
강희제의 청나라 군대가
피비린내 나는 결정적인 전투를
펼쳤던 곳입니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몽골 사회과학연구소 촐몬교수는
이 전투는 몽골 독립운동사에
가장 큰 전투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갈단의 패배는
몽골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운명까지
결정 지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그 결과 준가르의 근거지였던
신강과 이웃 티벳 땅은 강희제와
옹정제 건륭제를 거치면서
모두 청나라의 수중에 들어갔습니다.
◉The Hu가 부른
‘검은 천둥’(Sugaan Essena)은
몽골 근세사에서 칭기스칸의
꿈을 부활시키는데 가장 근접했던
인물인 갈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황금지역을 통치했던
갈단 보쇽투칸은
영웅의 의지와 정신이
하늘에 봉인된 몽골의 이름
불타는 번개와 함께
하늘을 가르는 검은 천둥’
이 노래는 ‘Star Wars’게임에
등장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3aguZjkVLaE
◉사라져 가는 칭기스칸
가문을 부활시켜
지금 할하 몽골의 기반을 닦은
여걸도 만나보도록 합니다.
15세기 동몽골이 권력다툼의
혼란 속에 빠져 있을 때 등장해
몽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만두하이(Mandukhai)입니다.
권력다툼 속에
남편 만두굴칸이 숨지고
남편을 죽인 볼후 진황이란
인물도 피살됩니다.
남편을 죽인 볼후 진황에게
바트 뭉흐라는 여섯 살난
아들이 있었습니다.
재혼한 어머니마저 돌보지 않는
버리진 이 아이를 거두어
몽골을 부활시키는 모험을
성공시킨 여인이
바로 만두하이입니다
◉칭기스칸 직계가족이
사라지고 없는 마당에
칸의 자리를 이을 인물은
이 아이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그 아이를 통해 칭가스칸 가문을
부활시킨 그녀의 전략은
국가경영 측면에서 칭기스칸보다
더 뛰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 칭기스칸’은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 됐습니다.
◉여섯 살 아이를 거둔 뒤
동몽골의 충성을 끌어내
7살 때 칸에 취임하도록 만듭니다.
그가 바로 다얀칸(大元)입니다,
이름에서도 몽골 부활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그런 뒤 섭정 역할을 하면서
동몽골을 안정시켰습니다.
다얀칸이 17살 됐을 때
42살의 그녀는 다얀칸과 재혼합니다.
그리고 일곱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낳습니다,
줄줄이 쌍둥이를 낳아
가능했습니다.
바로 이 아들들이
지금 몽골의 70%를 차지하는
할하족의 기반이 되는 선조들입니다.
◉우선 영화 ‘만두하이’의
ost를 만나봅니다.
몽골의 위대한 작곡가로 추앙받는
잔차노로프(Jantsannorov)가 만든
교향곡으로 불리는 음악입니다,
몽골인들이 으뜸으로 꼽고
자랑스러워하는 음악입니다.
몽골 전통악기로 구현하는
연주가 애잔하고 아름다워서
몽골의 대자연 속에
잠기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찬자노로프가 지휘하는
모린 후르(마두금) 앙상블
연주로 만나봅니다.
◉ 연주에 앞서 앞부분에
만두하이가 첫 번째 쌍둥이를
낳은 장면이 들어있습니다.
그녀는 국가를 새롭게
정립하는 때이니 두 아들에게
토로볼로드(Toro Bolod)와
울루스 볼로드(Ulus Bolod)란
이름을 지어주자고 말합니다.
‘강철 국가’, ‘강철 정부’의
의미입니다.
누가 토로이고
누가 울루스인지 묻자
‘언니가 들고 있는 아이는
울루스로 빨간색 줄에 묶어요.
다른 아이는 토로로
청색 줄에 매어주세요.
그리고 칸에게 좋은 소식을
전달해주세요.’라고 말합니다.
나중에 만두하이는 일곱 명의
아들을 각 지역에 데릴사위로 보내
다얀칸이 몽골을 장악해
나가도록 만듭니다.
◉영화는 역사학자 나착도르지의
소설을 바탕으로
1988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사회주의 국가 말기에
러시아, 일본과 합작으로 만든
6시간 대작입니다.
만두하이 역의 납시라이 숍드는
당시 42살로 만두하이의 재혼 때
나이와 같았습니다,
한국상영 때 다녀가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 ost를 연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bIOGoBYpGgI
◉만두하이는 다얀칸을 앞세워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을 강인한 남자로,
존경받는 군주로,
용감한 군인으로
길러내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남편을 길러
몽골 역사에 남을 칸으로 만들고
아들들을 길러
칭기스칸 가문을 부활시켰습니다.
무엇보다 분열과 반목을 계속하던
몽골을 칭기스칸 가계를
중심으로 통일시켰습니다.
◉만두하이는 35년 동안 수많은
전장을 누볐습니다.
남편이 남부로 원정을 떠난 뒤
야영지에 머무르던 그녀는
텡그리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부활시킨 제국은
죽지 않았습니다,
남편 다얀칸이 통치하는 동안
동몽골은 크게 부흥했습니다.
시베리아 툰드라와
바이칼호로부터
고비사막 넘어 황하 근처까지,
서쪽 중앙아시아 초원 지역까지
제국이 확대됐습니다.
◉‘지혜로운 만두하이’로는
모자랄 정도로 몽골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위대한 여성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장례식 후 그녀를 떠나보내는
멘트와 함께 장엄한 음악이
흐릅니다.
역시 올해 일흔네 살인
잔차노로프의 작품입니다.
‘조국이여 영원하라!
(The Homeland to Exist
for Eternity)입니다.
음악 전 나오는 멘트는
이렇습니다.
‘용감한 왕비! 당신은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푸른 하늘에 영원히
계시게 돨 것입니다.’
https://youtu.be/0G2-mkp0arA
◉두 명의 인물을 설명하느라
다소 길어졌습니다.
한 명이 한 권의 책으로도
모자라는 이야기라
줄여도 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마무리로 생각했던
음악을 생략했습니다.
오늘 나담 축하공연을
소개할 기회가 생기면
그때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젯밤 요란한 소나기가
한차례 내리더니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됐습니다.
낮 최고 기온도
30도 아래로 떨어져
무더위가 주춤해질 것 같습니다.
무더위가 워낙 심했던 터라
흐리고 비 오는 날씨가 반가운
월요일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