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함이 필요할 때, 백운호수 알아보기

[고은성]

일상에서 느끼는 지루함과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바다, 산으로 향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마음을 달래 보기도 하고, 포근하게 안아줄 것만 같은 산을 탐방하며 일상의 지루함을 타파해본다.

그렇다고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가까이에 있는 강, 언덕, 호수들도 때로는 심심한 위로를 건네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서울에서 멀지 않은 백운 호수도 인기 있는 나들이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저 산책만 해도 괜찮아, 백운 호수의 매력

백운 호수는 인공 호수로 1953년에 준공할 당시에는 안양 및 평촌지역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였다. 이후 평촌이 신도시가 되면서 저수지에서 호수로 바뀌게 되었다. 백운 호수가 사람들이 찾아드는 명소가 된 이유는 주변 환경의 영향도 크다. 남동쪽에는 백운산, 북동쪽에는 청계산, 서쪽에는 모락산이 둘러싸고 있으며, 주변 계곡의 물이 호수로 모여들어 물이 맑고 경치가 수려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맑은 공기는 이곳의 풍경을 더욱 서정적으로 만든다.

산에서 자라난 새와 물고기들이 호수로 들어오게 되면서,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무리를 지어 물 위에 떠 있는 오리 가족들을 볼 수 있으며, 가마우지, 쇠백로와 왜가리 등 도시에서 보기 힘든 새들 또한 찾아드는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딱새, 까치, 붉은머리오복눈이 등 다양한 산새들이 풍경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새뿐만 아니라 잉어, 송사리 등이 물속에서 노니는 모습은 한적한 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감동을 더한다.

백운 호수에는 다양한 음식점, 카페, 라이브 음악 카페 등이 있어 서울 및 수도권 일대의 사람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수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생태탐방로에서의 산책은 백운 호수에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에 만들어진 이 산책로는 3개의 쉼터와 전망대가 있어 여유롭게 걷다가 잠시 쉬면서 풍경을 구경하기 그만이다. 총 3km 길이의 산책로를 걸으며 오리 배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 보트를 타고 시원하게 여름을 즐기는 모습, 호수가 주는 감성적인 분위기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여름에는 보트와 오리배가 있지만 겨울에는 썰매를 탈 수 있어 동심을 자극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매년 가을에는 의왕 백운 예술제가 열려 화려한 축제의 장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봄에는 산에 피는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풍경을 보며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특별하다. 이렇게 백운 호수에는 사계절 상관없이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풍성하다.

백운 호수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

예전에는 음식점만 즐비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찾아간 백운 호수의 카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세련된 건축물과 인테리어를 뽐내고 있었다. 산책길을 걸으며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였다.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찾아드는 사람들이 많고, 그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카페들도 트렌드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호수 주변을 걸으면서 흘렸던 땀을 식히기 위해 기와가 멋스럽게 올려져 있는 카페에 잠시 들러 쉬었다. 외부와 다르게 내부는 다양한 작품이 걸려있어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했다. 탁 트여있는 창문으로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음미하고 있으려니 그 어느 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호수의 잔잔한 모습에 눈이 즐겁고, 카페의 맛있는 음료에 입이 즐겁다. 호수를 한 바퀴 돌며 느꼈던 감상을 곱씹으며, 카페에서 즐기는 휴식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풍경만 즐기기에는 아쉬운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모그'다. 이미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백운 호수 공용주차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시즌별 전시와 에디션 제품을 선보이는 라이프 스타일 큐레이션 편집숍이다.

이곳에서 눈여겨 볼 곳은 지하 1층, 지상 3,4층에 있는 '무브먼트 랩 (Movement Lab)'이다. 백운 호수 외에 부산 해운대 달맞이 길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국내외 시장에 소개하고 브랜드의 잠재적인 가치를 협업을 통한 전시 형태를 통해 소개하는 시즈널 프로젝트 (Seasonal Project)를 진행한다. 이는 6개월마다 하나의 콘셉트로 다수의 브랜드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전시를 진행하고, 그 해석을 반영한 시즌 에디션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프로젝트이다.

무브먼트 랩에서 네 번째로 진행하는 이번 시즌은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푸른 얼룩(GREEN STAIN)’이라는 콘셉트로 올해 8월 7일부터 시작되어 내년 2월 18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 찾은 편집숍에서 만난 자연의 싱그러움은 마음을 차분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후각, 촉각 등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소품들이 곳곳에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콘크리트 건물과 정갈하게 설계된 인테리어 사이로 느낄 수 있었던 초록빛의 자연 덕분에 일상에서 찌들었던 마음이 자연스럽게 힐링 되는 기분이 들었다. 자연과 디자인의 조화를 제대로 느낀 시간이었다.

무브먼트랩 의왕 플래그쉽 스토어 / 모그 (MOG)
위치 경기 의왕시 백운로 588 
운영시간 매일 11:30-19:00 / 월요일 휴무
https://movementlab.kr/mog-uiwang/index.html

백운 호수에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예정이다. 의왕시가 호수를 중심으로 도시공원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의왕시는 호수 주변으로는 비즈니스센터, 지식 정보교류센터, 전문 의료기관, 수변 복합 상업시설 등을 유기적 연계하는 동시에 다양한 계층의 입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친환경 주거 단지로 조성하는 도시개발 사업인 '백운지식문화밸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을 진행하지만 기존 산림 훼손을 최소하고 녹지와 하천을 종합적으로 연결하는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면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백운 호수는 유명한 관광지로서, 그리고 친환경 전원도시로 더욱더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