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사냥 강릉출사 둘째날,
어제밤 늦게까지 뒤풀이를 하고도,
새벽 5시가 가까워 오니 모두들 부스스 일어나 일출 촬영 준비에 바쁘게 움직인다.
5시30분, 일부는 솟대다리 위에, 일부는 솟대다리 아래 삼각대를 펼치고 해 뜨기를 기다린다.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솟대다리 밑은 벌써 왜가리와 오리가 등장해 화면 구성을 도와주고 있다. 바다는 점점 붉은 기운을 더해가고, 드디어 해가 수면위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수평선에는 어선 한 척이 해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해가 수평선 위로 솟아올라 9할 쯤 얼굴을 내밀었을 때, 삼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일명 오메가 일출의 장관이 펼쳐진다.
오메가 모양이 되는 일출 기후조건은 까다롭다.
또 바로 이때 카메라를 셔터를 누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오메가를 담는 빛사냥들의 환호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태광식당의 아침 메뉴는 곰치국이다.
아침 해장국으로 이리 시원한 국물을 맛보기는 처음이다. 참 맛있는 아침을 오랜만에 먹는 호사를 누려 본다.
조선 중기 때의 여류시인 허난설헌은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누나이다.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보인 난설헌은 8세 때 시를 지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시집에서 정신적 고통을 많이 받고, 친정도 역적으로 몰린 허난설헌은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시집 “난설헌집”은 중국과 일본에서 지식인들에 의해 애송 되었다고 한다. 생가를 둘러보고 나온 우리에게 해설사는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송정해변부터 안목해변까지 4Km의 솔밭 길이 이어진다.
솔향이 은은히 뿜어져 나오는 송림 사이로 왼편은 바다가 오른편은 농촌풍경이 보이는 솔밭 길은 흙도 푹신해서 걷기에 아주 좋다.
솔밭 사이를 걷다 보면 조각 공원도 만나고, 벤치에서 쉬어 가기도 한다.
해변 모래사장에 쓸쓸하게 놓여 있는 벤치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박범홍형의 뒷모습을 촬영하면서
어디선가 보았던 비슷한 광고 사진이 떠오르기도 했다.
힘들게 걷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 모습에서 환한 미소가 새어 나오고,
강릉 해변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며 걸어온 솔밭 길 트래킹에 찬사를 보낸다.
“솔향, 강릉”이란 의미를 알만해 질 무렵 강릉 항이 보이는 안목해변이 나타난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커피 마시러 오는 곳이기도 한 이 거리에는 정말 고급 커피집이 줄지어 늘어섰다. 그래서 이 거리를 일명 커피거리라고도 한다.
안목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봄을 즐기러 나왔다.
팔장을 끼고 해변을 거닐다 추억을 담는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 새우깡을 들고 뛰면서 갈매기 떼를 몰고 다니기도 한다.
순번을 기다리며 먹은 해물 칼국수도 좋았다.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파도도 높아진다.
강릉 항 방파제를 따라 끝까지 가면 멋진 빨간 등대를 만날 수 있다.
바다 바람에 언 몸을 녹이러 커피 집에 모였다.
강릉 항과 안목해변이 내려다보이는 2층에서 우아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신다.
강릉 출사 1박2일의 여정은 강릉시장에서 막을 내리게 되어 있다.
중앙시장 입구에서부터 닭강정, 튀김, 감자전등이 지나가는 관광객의 발목을 잡는다.
이곳 시장에서의 일정까지 위임받은 김봉기형이 안내 한 곳은 소머리국밥집이다. 수육과 순대를 안주삼아 막걸리 한 사발씩 하면서 지친 몸을 달랜다.
어제 밤에도 뒤풀이를 제공했던 봉기형이 오늘도 태균형과 함께 후원을 자처하고 나선다.
역으로 가는 길에 김봉기형 살던집도 들렸다. 옛 구도시 중심가인데 큰 건물사이에 지금도 옛 모습을 지키고 있어 놀라웠다. 집 앞에서 마지막 기념 사진 한 장 찍었다.
청량리역 앞, 호프집에서 전영돈형이 호스트로 나서서 해단 식을 거행했다.
빛사냥 “1박, 2일”
오늘은 얼마 걸었나 보자,
2만8천보, 20.2Km, 5시간16분, 566Cal.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이 걸어 가는 것, 그것이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첫댓글 글 좋고 사진 좋고 등장인물 모두 좋습니다. 함께 해서 좋았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벚꽃 못 본 아쉬움을 오메가 일출이 보상해 주고도 남았으며,
솔향강릉을 제대로 보여준 봉기형에게 감사드립니다.
용규형 사진도 잘 찍고 글도 잘 써.다시 읽어보니 강릉 바닷가를 따라 거닐던 모습이 아주 선하게 떠오르네.역시 출사여행은 즐거워..모두에게 늘 감사드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