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일 낭만을 잉태한 해변을 넘어 팔각산으로
<2014년 8월 16일 블루로드 B코스, 팔각산 산행>
▶ 오랜만에 맛보는 단체숙박에 정담을 나눌 시간은 비에 젖은 내연산 청하계곡 산행의 피로감으로 단절되고 바닷바람이 콧등을 간지럽히는 이른 아침 된장국으로 입맛을 다시고 영덕 블루로드 B코스 트레킹 출발점인 창포말등대, 영덕대게를 힘차게 받들고 있는 모형의 해맞이공원으로 달려간다.
▣ 영덕 블루로드 B코스
영덕 블루로드는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출발 울산,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삼척·동해, 강릉, 양양·속초,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전체 50코스 770㎞에 이르는 전국 최장 도보코스인 해파랑길 중에서도 부산의 갈맷길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이름이 잘 알려진 경북 영덕군을 지나는 4개 코스이고 "푸른 대게의 길"로 이름 붙인 B 코스는 걷는 곳 내내 푸른 바다를 시야에 담을 수 있어 해안 절경을 만끽하는 매력적인 트레킹코스다.
영덕 블루로드 B코스는 창포말등대를 출발해서 해맞이공원 → 대탄해수욕장 → 노물리방파제 → 석리마을 →경정3리 → 경정해수욕장 → 대게원조마을 → 현수교 → 죽도산전망대 →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약 15㎞의 거리이며 중간 휴식을 포함하여 5시간 정도 걸린다.
◆ 트레킹 풍경
▶ 시설물 외관에 파란색으로 물들인 대게 앞다리로 단장하고 서있는 창포말 등대로부터 트레킹은 시작된다.
▶ 남색 바닷물이 끝없이 밀려와 힌색 포말을 이르키고 사라지는 해변, 진 초록 빛깔의 송림 사이로 민낮을 드러낸 화강암 길을 세상살이 온갖 시름을 접고 환하게 웃으며 걸어가는 산우들의 모습에서 건강한 삶이 주는 행복감을 느낀다.
▶ 천형(千形)의 바윗돌들이 재 멋대로 널려있는 해안 풍경 북쪽 끝에 오늘 트레킹의 종착점인 죽도산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 코스의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선행객(先行客)이 걸어 놓은 형형색색의 리본이 해풍에 나부끼며 메달려 있다.
▶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영접하여 주는 나무계단을 밟고 돌아가면 아득한 수평선에서 실려오는 비릿한 바닷바람에 파도가 부서지는 겟바위 너머로 끝없이 이어진 그림 같은 포구의 풍경이 우리를 가다린다.
▶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과 열정으로 오늘의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산사랑 부부님의 모습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 죽도산 등대 아래 오로지 관광객만을 위하여 건설된 아름다운 현수교 " 블루로드다리" 를 건너면서 코스를 설계하고 건설한 관계자들의 세심한 예지력에 경외감을 느낀다.
▶ 오전 8시 창포말등대에서 시작된 영덕블루로드 B 코스 트레킹은 4시간 동안 눈과 마음에 흡족한 즐거움을 선사하였고 오전 12시 30분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포구 영덕대게 원조마을의 축산항(丑山港)이 내려다 보이는 죽도등대 전망대에서 막을 내렸다.
▣ 옥계계곡(玉溪溪谷)과 팔각산(八角山) 산행
▶ 지금까지의 산행 패턴과는 다른 오후 산행을 시작하기 위하여 블루로드 B코스가 끝나는 죽도산 아래 팔각정에서 준비한 미역냉국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버스를 타고 영덕의 명승지 옥계계곡과 팔각산으로 배부른 산행을 나선다. 팔각산은 산악회에 입문하고 일천한 시절인 2005년 7월에 영덕이 고향인 산우가 추천하여 초보 산행객으로 산세의 깊은 정취를 느끼기보다는 앞사람의 발자국만 밟으면서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달려간 기억이 남아있지만 그때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흘러가 조금은 산과 친숙해진 오늘 다시 찾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전날 비가 내리는 내연산 계곡 산행의 후유증과 오전 아름다운 해변 정경에 힘든 줄 모르고 걸었던 블루로드 B코스 트레킹의 환상에 묻혀 많은 산우들이 팔각산 산행을 포기하고 청류수가 굽이치는 옥계계곡으로 떠나고 겨우 10여 명의 산우들만 다부지게 등산화 신발끈을 묶는다.
▣ 옥계계곡(玉溪溪谷)
옥계계곡은 경상북도 청송과 영덕 그리고 포항의 끝자락이 만나는 곳에 산세가 빼어난 팔각산(八角山)과 동대산(東大山)에서 흘러내리는 옥처럼 맑은 물이 사철 넘쳐 흐르는 계곡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명승이자 유원지로 이름 그대로 명불허전이다. 계곡은 넓고 깊으면서 수량이 넉넉할 뿐 아니라 흘러내리는 청아한 물소리 그리고 천혜절경의 운치를 더해주는 때 묻지 않은 원시림이 펼쳐진다. 계곡에 들어서면 삼귀암, 학소대, 병풍석, 이월봉, 진주암 등이 37개의 비경을 만나고 각각의 명소마다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계곡입구에는 조선 정조 때 선비 손성을(孫星乙)이 건립한 침수정(枕亭)이 있다. 침수정은 경상북도 문화재로 베개 침(枕) 자와 양치질할 수(漱) 자를 쓰며 흐르는 물을 베개 삼고 돌로 양치질한다는 중국의 역사서 손초전에 나오는 침류수석(枕流漱石)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대경일보 dkilbo@hanmail.net, cafe.daum.net/bluesky4165/SiaE/445에서]
▣ 팔각산(八角山)
경상북도 영덕군 달산면(達山面) 옥계리(玉溪里)에 있는 팔각산은 해발 628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빼어난 운치와 사철 맑은 물이 넘쳐흐르는 옥계계곡을 끼고 뾰족한 8개의 암봉(巖峯)이 이어져 있는 형상에 유래하여 '옥계팔봉'이라고도 부른다. 연이은 봉우리에 오를 때마다 동해와 삼사해상공원, 주왕산과 옥계계곡의 물줄기가 조망되고 산 북쪽 산성계곡 일대에는 250ha 면적의 산림욕장이 조성되어 있다.
◆ 산행지도
◆ 산행 풍경
▶ 팔각산 산행에 나선 고작 10여 명 중에 중앙산악회 회원은 야속하게도 혼자만 동참하여 으뜸의 이 정재 회장님과 함께 이 흥엽 대장의 안내로 기억을 더듬으며 등산로 초입에 있는 가파른 108개의 철제계단을 올라가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 산행코스는 팔각산장을 출발하여 제1봉 ~7봉까지의 암봉을 돌아 제8봉( 628m) 정상을 찍고 하산하여 전망대를 거처 팔각산장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기 산행이다.
▶ 산아래 좁은 논밭을 둘레에 거느리고 있는 파란 스레트 지붕의 마을 풍경이 한가롭다.
▶ 완만한 등산로는 제1봉을 지나면서부터 급한 경사길로 변하고 갈색의 암벽이 호기롭게 솟아 오른 봉우리 들은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 제5봉을 지나면서 바위틈에 모질게 뿌리를 내리고 허리가 구부러진 노송들이 반기는 암릉길을 환희에 찬 모습으로 주행하는 산우들....
▶ 산악인의 정형을 갖춘 이 정재 회장님의 신중한 모습에서 산행의 안전을 위하여 방심은 금물(禁物)이라는 교훈을 일께 운다.
▶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암봉으로 연이은 제7봉까지의 모습과는 또 다른 흙봉우리(제8봉) 정상에 올라선 산우들이 일락성취(一樂成就)의 행복한 모습으로 기억의 징표를 쓴다.
▶ 팔각산행을 마치고 옥계계곡 맑은 물을 흠뻑 적시며 먼저와 있던 산우들과 함께 또 다른 기다림으로 설레는 울진땅으로 달려가 털털하게 맞아주는 경상도 아줌마의 해물탕 맛으로 방전된 기력을 되찾고 바다가 발 앞에 잡히는 민박집에서 바다 수영을 즐기는 행락객들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일찍은 시간 단잠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