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아므런 대답이
없으리라는걸 알면서
불러 봄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늘 내가아닌 다른사람을
위한 삶을 사셨네요
열여덥 어린나이
가진것없는 강정몰에
입들이 산처럼쌓이고
자랑할것없이 착하기만하는
고집이세고. 농사일이
전부인
부모말을 천상의 소리로 듣고
부모그림자를 밟는 아버지란 사람을 만나
서리발 같은 시어머니 등살에
샛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부엌바닥에
불마져 꺼져버린 부드막위
다 찌글어진 양재기 에 담긴
식어버린 밥톨을 물에 흘들어
마시며 배를 채우셨던 어머니
육이오 동란으로
총탄으로 다치신 아버지을
종가의 어려운 틈새속에서도
아버지가 입원하고있는
대구 18병원까지 버스를 몇번인가
갈아타시고 세번이나
다녀 오셨으며
얼마 되지 않은 논과 밭에
채소를 심어 어둠이 깨기전에
밭으로 논으로 다시 어둠이
내릴때까지 거두어
보따리 장터에 나가셔서
이집 저집 다니며 장사 하시다
해지고 어둠이 내리면
하루종일 주린배를움켜쥐시고
팔다남은 채소묶음이 담긴
다리이를 머리에 이시고
집에 오시는 아픈발자국이
쌀독에 남지않은쌀알 글그셔셔
솥에불을지피시는 어머니
이내
바가지 그득 물을 떠마시고
식구들밥상을 채려주시고
울어대는아이에게젓을물리시고
드러누우셔 버리신다
무심히 떠오르는 달은
집앞 마당에밝은 빛을 쏘건만
배고픔에 지처 울어대는아이는
새하얀 콧물이 입가를지나
입안으로 들어간다
쏟아지는 소나기속에
논둑이 무너질세라
달리는 농부의 아내인 어머니는 슬프다
애태워 자란 벼를 한포기라도
비에 묻힐까 달리는 어머니의
가여린 다리가 떨린다
매일 숨차게 넘어가는 정재고개는
어머니 숨소리에 가프고
베어진 콩 다발을
몸보다 세배가 더 큰덩이를 만들어
머리에 이고 재를 넘는 어머니는
죽을것 같은 숨소리로
쉬곳을 못찾고는 넘어져버린다
비가오지않은 날은 논두렁을
주저리 주저리 걸으며
냇가 수통을 너머온 물로
두렁에 철푸덕이 않아
두렁 곁을 논흙을 끌어 붙여 이겨댄다
그리곤 물을 손가득 닿겨 손가락을 펴고 이겨댄다
날씨는 영하20도가 넘고
모진눈보라는 세차게 불어치는 미나리꽝
사거리에 모퉁이에서
장화도없는 맨발과
장갑없는손으로 차거운 어름밑
미나리를 진흑탕속에 한가닥 한가닥캐서
다라이위에 쌓고 또쌓고
발바닥 손바닥은 시리다 못해남의것이 된지오래건만
캐야만 살수있는 어머니는
채곡이 싸여지는 미나리를
또개 얻은 머리위에 얻고 지친다리로 집으로온다
김치 몇가닥에 몇술의 밥으로 배를채우고
쌔까막케 되어버린 어둠에서
희미한 호롱불빛에서 8살먹은 아들과 어린 동생들 까지
밤새워 미나리를 다듬기를 새벽2시
아픔에지친 다리는 기능을 잃은지오래인데
어머니는 다듬고 묶어진 미나리다발을 다리이에 차곡차곡 채운다
잠을 잔듯말듯 일어나시는
어머니는밤새워 다듬고 묶어진 미나리를
차곡차곡 다라이에서 차거운 샘가에서
얼름이 얼어버린 펌프를 녹이고 당겨
물을 품어 미나리를 얼름의 물속에 씻어 내어
다시 다라이에 쌓고 쌓는다.
그리곤 이내 어머니는
한모금이 물만 마시고는
쌓여진걸 미나리 다라이를 머리에 또가리를얻고
힘에 겨워하며 겨우 겨우 머리에 올리고는
이내 골목길을돌아 시장골목을 헤메이며
"미나리사시오"를외치고 다니신다
넓고 넓은 5마지기 보리논을
잘 갈려진 낫으로 몇날이고
몰 한모금 드실새도 없이 땡별아래 베시고
뒤집어 말리시를 몇번
정해진 날 따겁고 독한 먼지속에
숨쉬기도 어려움고 끝내기도 어려운 타작을
마치시기를 몇해 한번도 넘기기 어려운
지옥같은 아픔을 참고 고생하셨던 어머니 아버지
한끼의 밥술조차 챙기시지 않고 자식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치셨던 어머니 아버지
행여 아들딸들의
자존감을 무시당할까봐
노심초사 하시고
밥한똘도.아끼시고
하루시간이 부족할만큼 뛰시고 달리셨던 나의 어머니 아버지
태사공 옥천 조씨 종가를 지키기위해
증조 부모님부터 6개 제사와 명절 생일등
그많은 웃어른과 손들을 총괄 하셨던 어머니 아버지
아들 직장이있는 마산까지
큰 이불보따리를 기차에싣고
자식 자취방을 찾아오신 어머니
잘나지 않은 아들 딸에게
잘난 짝꿍을 찾기위해 고생하시고
자식들의 생활에 눈물과 탄식의 삶을 사셨던 어머니
어둑 어둑 해가 넘어가고 찬바람이
으시시 할 때가 되어야 손에들었던 나락을 베던 낫을 놓으셨고
벼를 수확하는날은 하루도아니고 이틀 삼일 이상을
아버지는 지게로 지시고 어머니는 머리에 이시고
어린나는 볏단을 묶어 어깨에 메어 큰길가로 나르고
리어카에 실어 집앞 당산에 내리고는
밤새워 집에까지 나르고 나면 하늘에는 달이 휘엉청 밝고
마을 닭은 새벽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었지요
그때서야 달밝은 밤에 휘청 휘청 집에와서는
지친몸을 쉴새도없이 식구들 밥챙기러 가시는
어머니를 보는 아들의 눈가에는 피눈물이 흘럿고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몇년을 몇번을 사막보다 뜨거운
딸기 하우스 속 에서 딸기수확과 선별 포장을 위해
한번의 허리도 펴지못하시고 하루종일
자식들 위해 싸우셨던 아버지 어머니
다 떨어진 어머니 고무신은
뽀쪽이 내 밀린 발가락이 슬프게 울고 있건만
허리가 아프고 머리가 헤어지시는줄 모르고
자식들 밥숟가락 더하기위해
매일 매일을 아버지는 무거운짐을 지게로 어머니는 무거운짐을 머리에 이시고
정재 고개를 넘어가시는 모습음
아버지의 어깨가 어머니 머리눌림에
카락사이에 흐르는 땀방울이 애절한 한이되어 한방울 한 방울 흘러내렸지요
바람이 불면 자식들 걱정에
밤새워 잠 못이루시고
문 지방을 몇번이고 열고 닫았다를 반복 하시며
동창이 밝아 왔지요
많은 자식 두신 어머니는
한푼 두푼 모아둔 금전은 쌀독속에 감추시며
자기입은 고구마 몇개 보리밥 몇술로 때우시고
배부른양 입맛만 다시고는 배고프신지
물으셨지요
오늘은 여기 한과 설음이 땀이 한줌의 가루가 되어 항아리에
한켜 한켜 담겨있네요
우리 자식들은
하늘 나라에 가셔서는 힘들게 사시지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