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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삼경인제
一枝 春心을 子規야 알랴만은
多情도 病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李兆年1268-1343)
2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골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목은 이색(牧隱 李穡1328-1395)
3
눈 마자 휘여진 대를 뉘라서 굽다던가
구불 節이면 눈 속에 푸르겠나
아마도 歲寒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원천석
4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월산 대군 이정(1455-1489)
5
귀먹바위 올라보니 늙은 눈이 오히려 밝네
사람살이 변한들 산천이야 가실까
바위 앞, 내와 언덕이 어제 본 듯하여라
이현보(1467-1555)
6
십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두고
산천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놓고 보리라.
면앙정 송순(俛仰亭 宋純1493-1583)
7
두류산 양단수를 예전 듣고 이제 보니
복사꽃 뜬 맑은 물에 산 그림자도 잠겼어라
아이야 무릉이 어디인고 나는 여긴가 하노라.
남명 조식(1501-1572)
8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물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그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김인후(1510-1560)
9
말 없는 청산이요 모양 없는 유수로다
값 없는 청풍이요 임자 없는 명월이라
이 중에 병 없는 몸이 분별 없이 늙으리라.
성혼(1535-1598)
10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아이야 탁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석봉 한호(1543-1605)
11
호수에 비 뿌리고 버들에 안개 끼였네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였는고
석양에 짝 잃은 갈매기만 오락가락 하노매라.
조헌(1544-1592)
12 오우가
내 벗이 몇인가 하니 水石과 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윤선도(1587-1671)
13 물
구름 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주 하네
바람 소리 맑다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치지 않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上善若水
14 돌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찌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니할 손 바위뿐인가 하노라.
15 솔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땅속의 뿌리 곧은 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16 대나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도 사계절에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17 달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18 漫興 1
산수간 바위 아래 띠집을 짓노라니
모르는 남들은 비웃는다 하지만
어리석은 나에게는 내분인가 하노라.
19 만흥漫興 2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싫도록 노니노라
그 밖의 다른 일이야 부러울 일 있으랴.
윤선도
*이 시는 윤선도가 병자호란 때 왕을 따르지 않았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갔다가 풀려나 전라남도 해남의 금쇄동에 거처를 정하면서 쓴 것이다.
20 만흥漫興 3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온들 반가움이 이만할까
말씀도 웃음도 아니어도 못내 좋아하노라.
21
우는 것은 뻐꾸긴가 푸른 것은 버들숲인가
저어라 저어라
어촌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나락 들락
찌그덩 찌그덩 여엉차
말가한 깊은 호수에 온갖 고기 뛰노나다.
22
간밤에 눈 갠 후에 경치가 달라졌네
저어라 저어라
앞에는 만경유리 바다 뒤에는 천첩옥산
찌그덩 찌그덩 여엉차
선곈사 불곈가 인간 세상 아니로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23
섬마을에 가을 드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만 이랑 맑은 물에 마음껏 노닐자
찌그렁 찌그렁 여엉차(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을 돌아보니 멀수록 더욱 좋다.
24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 동풍 다 지내고
잎 떨어지는 겨울에
너 홀로 피는가
아마도
서리 위 높은 절개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1693-1766
傲霜孤節
25
전원에 남은 흥을 저는 나귀에 모두 싣고
계곡 산 익은 길로 흥겹게 돌아와서
아이야 거문고(琴書를) 내와라 남은 해를 보내리라.
김천택
靑丘永言 580수 영조 4년 1728년
26
초가 암자 쓸쓸한데 벗 없이 혼자 앉아
평조 한 곡에 흰 구름이 절로 돈다
어느 뉘 이 좋은 뜻을 알 이 있다 하리오.
김수장 1682~미상
海東歌謠 1754년 시조 883수
歌曲源流 1876년 박효관 안민영 856수
海東歌謠 1754년 시조 883수 김수장 1682~미상
서울 화개동에 노가재라는 집을 짓고 굶주림 정도의 가난 속에서도 시세에 영합하지 않고 음악을 사랑하는 가객으로 평생을 보냈습니다.
27
매화 그림자 드린 창에
비녀 꽂은 미인 앉았고
두세 명 늙은이들
거문고와 노래로다
이윽고 잔 들어 권할 제
달 또한 오르더라.
안민영 1816-
28
어리고 성긴 가지 너를 믿지 않았는데
눈 기약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촛불 켜고 가까이 사랑할 때 그윽한 향기 떠 흘러라.
안민영
29
얼음 자태 옥 자질이여
눈 속의 너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달 뜨기를 기약하니
아마도 운치와 절개 너뿐인가 하노라.
안민영
30
배꽃비(梨花雨) 흩뿌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님
갈바람 낙엽질 때
저도 날 생각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梅窓 桂娘1513-1550
31
마음이 어린 후니 하는 일이 다아 어리다
萬重雲山에 어느 님이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긴가 하노라.
화담 서경덕 1489-1546
32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날 밤이어드란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희 ~1530
33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몰랐던가!
있으라 했으면 가랴만은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희
34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우러예어 가는고.
황진희
35
내가 언제 못미덥던가
언제 님을 속였던가
月沈三更에 올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 소리
낸들 어이 하리오.
황진이
36
북쪽 하늘 맑다기에
우산도 없이 길을 나서니
산에는 눈이요 들에는 찬 비로다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백호 임제 1549-87
37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원앙금 비취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녹아 잘까 하노라.
평양 기생 한우
38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가 누웠는가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백호 임제
39
묏버들 가려 꺾어
보냅니다 님에게로
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 돋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함경도 경성의 기생 홍랑
40
창 밖이 어른어른커늘
님인가 여겨 펄쩍 뛰어 뚝 나서보니
님은 아니 오고
어스름 달빛에 지나가는 구름 날 속였구나
때마침 밤이니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 웃길 뻔하여라.
작자 미상
41
귀뚜리 저 귀뚜리 가엾어라 저 귀뚜리
어인 귀뚜리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짧은 소리 절절이 슬픈 소리
제 혼자 울고울어
비단 창 아래 얼핏 든 잠을
살뜰이도 깨우는구나
두어라 제 비록 미물이나
임없는 외론 방에 내 뜻 알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작자 미상
42
임 그려 꾸는 꿈이 귀뚜라미 넋이 되어
긴 가을 깊은 밤에 임의 방에 들어가서
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 볼까 하노라.
박효관 1781-1880
43 아무리 고개가 높고 험해도 나는 님 보러 가겠네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 넘는 고개
산지니 수지니 해동청 보라매라도
다 쉬어 넘는 높은 봉 장성령 고개
그 너머
님이 왔다 하면
나는
아니 한 번도 쉬어 넘으리라.
<작자미상>
山眞이 산에서 자란 매 산지니
水眞이 사람이 기른 매 원래는 손 手
海東靑 송골매
44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야은 길재 1353-1419
45
흥망이 有數하니 만월대도 秋草로다
오백년 왕업이 牧笛에 부쳐시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더라.
원천석 1330-
46
선인교 내린 물이 자하동에 흐르니
반천년 고려가 물소리만 남았구나
아이야 옛 나라 흥망을 물어 무엇하리오.
정도전 -1398
47
삭풍朔風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변성萬里邊城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김종서 1390-1453
48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고
내 마음 둘 곳 없어 냇가에 앉습니다(앉으니)
저 물도 내 맘 같아 울며 밤길 흐릅니다.(흐르누나)
왕방연
49
강호사시가 冬
강호에 겨울이 드니 눈 깊이 한 자가 넘네
삿갓 비껴 쓰고 띠풀옷 입고 앉아
이 몸이 춥지 않음도 나라님 은혜로다.
맹사성 1360-1438
춘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濁醪 溪邊에 錦鱗魚가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하옴도 역시 나랏님 은혜로다.
하
강호에 여름이 드니 초당에 일이 없다
有信한 江波는 보내나니 보람이로다
이 몸이 서늘하옴도 역시 나랏님 은혜로다
추
강호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小艇에 그물 실어 물결따라 띄어두고
이 몸이 소일하옴도 역시 나랏님 은혜로다
50
수양산 바라보며 백이 숙제를 한탄하네
주려 죽을진들 고사리는 왜 캐었나
저절로 자라난 풀인들 누구 땅에 났던가
성삼문 1418-56
*반역한 새 임금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임금이 된 이의 땅이라는 점은 또 인정하는 셈이다. 나는 아직도 옛 임금의 땅에 살고 있다고 여기면 이런 생각을 못할 터인데 말이다.
51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어 이서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성삼문
52
간밤에 불던 바람에 눈서리 치단말가
낙락장송이 다 기울어 가노매라
하물며 못 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유응부
53
방안에 타는 촛불 누구와 이별했기에
겉으로는 눈물지고 속 타는 줄 모르는가
저 촛불 나와 같아라 속 타는 줄 모르는구나.
이개 –1456
54
바람 서리 섞어진 날, 갓 피어난 노란 국화
금 화분에 가득 담아 옥당에 보냅니다
복사꽃, 오얏꽃아 꽃인양 말아라, 님의 뜻을 알 것을.
송순
55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 1545-1598
56 悲歌 10수 1
한밤중 혼자 일어나, 묻노라 이 내 꿈아
만리길 요양 땅을 언제 다녀 온고
반갑다 학 수레 신선 얼굴 친히 뵌 듯하여라.
이정환 1613-1673
57 悲歌 10수 2
바람 눈 섞어친 날, 묻노라 북녘 사자야
왕자님 얼굴빛이 얼마나 추우신고
고국의 못 죽은 신하가 눈물겨워 하노라.
이정환
58 비가 10수 8
구렁에 난 풀은 봄비에 절로 자라
아는 일 없으니 그 아니 좋을쏘냐
우리는 너희만 못하여 시름겨워 하노라.
이정환
59
한 손에 가시나무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우탁 1262-1342
60
봄 산에 눈 녹이는 바람
문득 불고 간데없네
잠간 빌려다가 머리 위에 불리고져
귀밑의 해 묵은 서리를 녹여볼까 하노라.
우탁
61
구름이 무심탄 말 아마도 허황한 말
중천에 떠 있어 멋대로 다니면서
구태여 밝은 햇빛을 따라가며 덮으니
이존오 1341-71
62 何如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렇게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이방원 1367-1422
63 丹心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포은 정몽주 1337-92
*당시 방원의 나이 25세, 포은은 55세의 노숙한 초로의 나이이다.
포은이 보기에는 아버지를 따라 싸움터를 다니면서 포악하고 직선적인 권력욕에 사로 잡인 철부지로 보였을 것이다.
복잡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 변화에 순응하라고 했지만 그 나이에 고려를 버리고 새 권력자를 옹위하기에는 틀린 일이다.
포은 죽어야 하고, 방원은 죽여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리하여 그해에 조선을 건국하고 방원은 세 번째 왕이 되었다.
64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뚝 떨어지며
벼 다 벤 논에 게는 어이 기어다니노
술 익자 체 장사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쩌리.
황희 1363-1452
65
마음아 너는 어이
늘 그렇게 젊었느냐
내 늙을 적이면
넌들 아니 늙을쏘냐
아마도 너 쫓아 다니다가
남의 웃음 될 뻔하여라.
서경덕 1489-1546
66 어부단가
이 중에 시름없기는 어부의 생애로다
한 조각 작은 배를 만경파에 띄워 두고
세상을 다 잊었거니 세월 가는 줄을 알랴.
이현보 1467-1555
67
재 너머 성 권농 집에 술 익었단 말 어제 듣고
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눌러 타고
아이야 네 권농 계시냐 정 좌수 왔다 하여라.
송강 정철 1536-1593
68 將進酒辭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가지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서 매어가나
구슬끈 비단 상여에 만인이 울며 따르거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나무 그 숲에 가기만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쓸쓸히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 때야
뉘우친들 무엇하리.
정철
69
산촌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묻혔어라
사립문 열지 마라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밤중만 일편명월이 내 벗인가 하노라.
신흠 1566-1628
*어려운 상황은 사람의 감성을 예민하게 한다.
대궐에서 높은 벼슬할 때는 찾는 이도 많았고
눈이 와도 대문 여닫는 소리가 높았을 게다.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흙이라 한 들 흙일줄야 있으랴.
윤두서1668-1715
우리강산 제일강산
태어나서 살만하고
죽어서도 묻힐만하네.
한힘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를 버리고 가시리잇고
날더러 어찌 살라하시고 나를 버리고 가시리잇고
붙잡아 두고 싶지옵마는 행여 아니 올세라
설은 님 보내옵노니 가시는 듯 도셔 오쇼셔.(돌아오소서)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로다.
오백 년 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부쳤으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객(客)이 눈물계워 하노라.
6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날 저물거든 꽃에서나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무명씨>
7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해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발을 언제 갈랴하느나.
남구만
8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충무공 이순신
9
한 바다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 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충무공 이순신
10
때를 만나서는 천하도 힘을 합하더니 時來天地 皆同力
운이 다하니 영웅도 어쩔 수 없구나 運去英雄 不自謨
백성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한 길이 무슨 허물이야 / 愛民正義 我無失
나라를 위한 일편단심 그 누가 알리 / 愛國丹心 誰有知
전봉준
問爾何事 棲碧山
笑而不答 心自閑
桃花流水 杳然去
別有天地 非人間
이태백
11
스님이여, 말씀 마오 청산 좋다고
푸른 메 좋다더니 어이 내치오.
시험하소 훗날에 이내 자취를
한번 들면 청산에서 안 돌아오리.
僧乎莫道靑山好 山好如何更出山
試看他日吾踪跡 一入靑山更不還.
<최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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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 내 일이여 그릴 줄 몰랐던가
이시라하면 가랴만은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이(黃眞伊, 1506 ~ 1567)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 것을.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메라.
황진이
내 언제 신이 없어 님을 어이 속였관데
월침삼경에 올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낙엽이야 낸들 어이 하리요.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 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하리.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야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어드란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춘산곡
춘산(春山)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
저 뫼 저 불은 끌 물이나 있거니와
이 몸의 내 없는 불 일어나니 끌 물 없어 하노라.
김덕령(1567-1596)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유수(流水)난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긋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 하리라.
<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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