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약속, 100일간의 기록] 091
지난 주말 소백산자락길 3코스를 취재 삼아 다녀왔습니다.
코리아둘레길 만드는 것도 벅찰텐데, 무슨 취재까지 다니냐고 그러실 수 있겠습니다.
과욋일이 없으면 안되는 위치다보니 이렇게 발걸음을 합니다.
이 길은 죽령 옛길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지요.
신라 아달라왕이 지금의 영남길 교통로를 뚫으며, 하늘재길 이후로 개통한
우리나라에서 기록상으로 두 번째로 오래된 길이 되겠습니다.
무려 2천년 전에 오늘 걸을 길과 같은 루트로 사람들이 오갔다는 뜻이겠습니다.
죽령 남쪽인 희방사역을 출발한 길은 이내 이런 철도 옆을 지나 곧바로 숲 속으로 빠져듭니다.
2천년 전 아달라왕이 냈던 길이 이 루트과 똑같지는 않았을지 모르지요.
그래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지난 2천년간 꾸준히 이 땅을 밟고
또 밟았기에 지금도 이 길이 그대로 우리 곁에 남아 있겠지요.
길 곳곳에는 스토리보드판이 이 길에 얹허진 이야기들을 풀어 놓습니다.
죽령계곡을 끼고 길이 이어지다보니 습한 기운을 먹고 자라는 덩쿨식물들이
낙엽송 등을 칭칭 감고 하늘로 향합니다.
죽령옛길의 남쪽은 그야말로 무인지경의 숲길로 이어집니다
휴일이어서 그다지 사람도 많지 않아 걷기에 참 좋습니다.
어쩌면 폭염주의보가 떨어지는 상황이라 나그네들이 덜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의 역사에 비해 노거수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많이 안타깝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불과 수십년 전까지 무차별의 벌목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빠르게 자라는 낙엽송이 길손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넓은 데크보다는 일본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자형 목도는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느새 산수국이 피었다 져가는 계절이군요.
이제 저도 세월의 속도감이 느껴지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죽령 고갯마루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골마을'이라는 많이 거창한 이름이 붙은 마을입니다.
접시꽃을 볼 때마다 코리아둘레길이 충북도 지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신 어느 시인이 생각납니다. ^^
시원한 죽령계곡과 함께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달큰한 향의 누리장나무 꿀을 빠는 산제비나비.
------------------------<이하 희방사 계곡 & 희방사>------------------------------------
걷기를 마치고, 차를 가지고 희방사 입구 주차장까지 가서 희방사를 보고 오기로 합니다.
희방사계곡의 희방계곡은 높이 28m로 근방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네요.
희방사까지 가는 길을 따르다보면 희방계곡을 내려보는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희방사의 대웅보전입니다. 원래 보(寶)자가 들어가면 부처님 세 분을 모신 본당을 뜻하는데,
이곳은 석가모니불 한분만 계십니다.
희방사 지장전 앞, 물맛이 참 좋더구요.
작은 불상에 얹혀진 염주가 많이 무거워보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소원들에 짓눌린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폭염 속이지만 마음만은 시원한 하루 되세요. ^^
첫댓글 폭포가 시원하네요.
20여년전에 둘러보았던 추억이 ~
소백산을 오르던 길머리를 희방사에서 하였죠.
좋은 곳 이네요.
잘보았습니다.
희방사가 남쪽 들머리가 되지요. 비로봉을 통해 종주도 한번 해볼법 한데 말입니다. ^^
눈에익은 숲길이면 이곳을 돌아본지가 오래된듯하지만~
그나마 장마철이라 폭포에 물줄기가 힘차게 내리는걸 보니 한층 시원한 오후 멋지게 담아주신 흔적에 머물다 갑니다~^^
네. 들려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밀림 속을 다녀오신 듯 합니다.
폭포에 발도 아니 담구시고
여유있는 일정이 아니었나보네요~ㅎ
연일 폭염속에도 건강히 지내시길. . .
ㅎㅎ. 일 삼아 다니는 게 좀 그렇지요. 저도 건강이 걱정입니다. ^^;;
벌써 한 2년은 지난듯 하네요. 죽령옛길을 오른지가.
죽령루를 지나 죽령옛길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아스팔트길에서 내려쬐는 햇볕에 무척이나 고생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거기 내려가는 길에 사실 샛길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면 2km 정도 햇볕은 피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
더운 날은 좀 그렇긴 하지요. ^^
@발견이(윤문기) 저도 그때 기억나요. .벌써 오래된 일이네요.
더운날 수고 많으셨어요~~^^
나무그늘이 잘 이어진 길, 뜨거운 여름 걷기 좋은 길 같네요.
죽령길은
저야 해파랑길 걸으러 오갈 때 시외버스를 타고
한 번은 터널로, 한 번은 고갯길로 넘었는데
백두대간 한 자락이 참 좋더군요.
작년 10월에 영주 선비촌에 묶으면서 소백산 자락길, 죽계구곡을 다녀왔는데 계곡따라 고즈넉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발견이님 한여름에도 전혀 더워보이지 않습니다 ㅎ
수고하셨습니다
무인지경의 숲속 길이 너무 활홀합니다. 보기 힘들어진 무궁화꽃이 너무 반갑고,
걸어보고 싶습니다. 겨울에 희방사 간 기억이 새록새록~~
20대에 영주역에서 출발하여 소백산을 다녀왔는데, 희방사에는 들러보지못했어네요....
쭈~~~욱 둘러보는 동안 추억에 잠기기도하고 보기만 해도 시원한 폭포와 나무들의 행진.....
좋은 길 안내 감사드리고 기회를 봐서 한번 다녀와야겠읍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사진이 참으로 화사하면서도 선명하게 잘 나오는데,.. 어두운 곳도 잘 나오고요,.. 비결을 조금 알려주시지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카메라 자체설정으로 하는 방법(제조사마다 다릅니다.)
2.후보정을 통한 방법입니다. (위 사진의 경우 raw파일로 찍어서 포토샵 번들 프로그램인 카메라로우 라는 프로그램으로 보정한 것입니다.)
흔히들 카메라로우는 로우파일만 보정이 가능한 줄 알지만 jpg 파일도 후보정이 가능합니다.
약간의 공부와 후보정 프로그램이 필요한 부분이지요.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으로 '포토 스케이프'의 역광보정 방법이 있으나 결과물 화질이 그다지 추천할 수준은 아닙니다. ^^;;
아 역시 숨은 땀과 수고가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많이 애쓰신 수고와 열정이 보이는 듯 합니다.....
가지 않고 다녀온 듯 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 쬐금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소백산은 가야 할 곳이거든요.....
힐링하기에 충분한 예쁜 코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