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철도시대를 준비하자!
지난 연말 부전과 일광을 오가던 동해선이 울산 태화강역까지 연장되었다. 부전과 마산을 오가는 준고속철도 금년에 개통하고, 청량리역과 신해운대역을 3시간에 달리는 준고속철이 조만간 개통하면 부산 주변의 철도 인프라는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그런데 인구는 줄어들고 자가용 이용을 위한 도로 여건은 좋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철도에 얼마나 승객을 채우고 다닐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신해운대역을 지나는 무궁화호열차는 한 시간 내지 두 시간 간격으로 달리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텅 빈 채로 달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 부전-마산 간 준고속철을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광역전철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이용객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부산지하철도 최근 갈수록 이용객이 줄어들어 초비상이다.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 7억 4700만 원이던 것이 2020년과 2021년은 5억 2천만 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지하철 이용객이 증가하다가 202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 코로나의 영향도 크지만 지하철 1호선과 같이 달리는 동래-서면 구간의 BRT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작년 말 서면에서 남포동까지 BRT를 연장했고 금년에 지하철 2호선과 같이 달리는 가야로에 170억 원을 들여 BRT를 설치할 예정이라 지하철 운행수입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도 위주 버스 보조의 대중교통 체계로!
시내에서 버스를 타보면 먼 거리를 지하철 노선과 중복해 달리는 게 아무래도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버스회사의 이익을 감안해 노선 선정이 이루어지다 보니 그런지 모르겠지만, 철도를 대중교통의 근간으로 하고 버스는 보조적으로 운행하는 노선체계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일본의 도시교통 체계를 보면 지하철, JR, 회사철 등 철도가 대중교통의 근간을 이룬다. 각 철도역은 역세권의 중심지 및 버스의 시종점으로서 출발하여 다시 역으로 돌아온다. 부산시에서 준공영제에 따라 버스회사에 주는 보조금도 막대한데, 장기적으로 부산시의 버스 노선을 철도역세권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수는 없는가? 철도역에서 버스가 출발하여 이면도로 고지대 등을 돌아서 오는 체계로 바꾸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대형버스를 줄이고 좁은 길도 쉽게, 또 자주 다닐 수 있는 마을버스 노선을 확대해 나갈 필요도 있다고 본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별로 전용 셔틀버스를 임차하여 교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으로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모범사례를 소개한다.
달맞이언덕에 위치한 초고층의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는 2,369세대의 대단지로서 2018년 3월 19일부터 입주민들의 일괄 부담으로 자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높은 고지대에 위치한 탓에 2호선 종점인 장산역까지 오가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출퇴근 시간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그 외 시간에는 25분 간격으로 인근의 복지관과 대형마트를 경유하며 운행한다. 셔틀버스 덕분에 많은 힐스테이트 주민들이 지하철 이용자로 돌아섰을 것이다. 반여동 선수촌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지하철 이용이 불편한 많은 부산의 아파트단지들이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은 장기적으로 철도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역세권 주변의 도시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그린시티 외곽에 위치한 동해선 신해운대역은 인근 LG, 삼성, 동부아파트 등 가까운 아파트 입주민들은 많이 이용하지만 그 외 주민들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장산역에서 신해운대역을 잇는 2호선을 연장하고 신해운대역 뒤 폐쇄된 국군병원 부지 주변에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전해 신해운대역을 교통의 요충지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해운대의 관문인 시외버스터미널은 두 군데로 나누어져 이용이 불편하고 외관도 초라해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그리되면 지금 해운대구청 주변의 과밀 개발로 인한 극심한 교통정체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