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Bourvil + Louis De Funes 외 음악: Georges Auric/ 131분
2차 세계대전을 주 소재로 한 영화지만 결코 전쟁영화로만 볼 수가 없다. 또 자막도 그리 필요치 않으며 다 보고나면 아주 마음이 푸근해지는..... 낭만적이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고품격 코미디....... 프랑스가 만든 최고의 코미디라고 평한 어느 미국 평론가도 있었는데....(1960년대에는 프랑스가 만든 이런 스타일의 고품격 코미디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유행을 하였고 심지어는 미국의 인기배우, William Holden 까지 프랑스로 원정을 가 자진해서 출연한 영화들이 있을 정도로 당시, 프랑스의
코미디 영화 파워는 전 세계적으로 대단하였었다.)
1942년,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동부지방에 공중폭격을 마친 영국의 전폭기 한대가 어쩌다 귀향 루트를 잃어버리고 그만 실수로 빠리 상공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쏘아대는 방공 포화에 격추를 당하게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조종사를 포함한 3명의 일행은 모두 다 낙하산으로 무사히 뛰어 내리게 된다. 사자가 큰 입을 벌리고 있는 동물원에, 또 오페라하우스 옥상에 그리고 무시무시하게도 독일군 사령부 건물외벽에 각각 내리게 되는 이들.(이런 장소 설정부터가 벌써 웃기기 시작한다.) 이들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Tea for Two’(아래 노래)라는 당시 유럽에서도 대단한 인기였던 미국의 유행음악을 휘파람 암호 신호로 정하고 시내의 터키탕에서 다시 만나기로 사전에 약속을 한 상태이다.
한편, 평범한 일상생활 도중에 이들 때문에 졸지에 같이 도망자가 되어버린 두 명의 프랑스인(위의 포스터)이 있는데, 한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이고 또 한명은 그 시간에 독일군 사령부 건물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페인트공이다. 바로 이 두 명이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 인 셈 인데 프랑스 최고의 희극 배우 이 두 명이 열연을 하면서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작은 체격에 풍부한 얼굴표정이 일품인 Louis De Funes (1914-1983, 프랑스/지휘자 역/)그가 말하는 프랑스어는 그 다양한 액센트 때문인지 그냥 듣는 자체만으로도 즐겁기 그지없다. 그래서 인지, 전 세계 언어 에서 사랑 표현에는 최고라 일컫는 프랑스어가 코미디 에서도 역시 최고의 언어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또 한명은 이후 성격배우로도 변신하여 범죄자 Alain Delon 을 저격하는 냉혈한 형사역도 한 적이 있는(그의 유작, 암흑가의 세 사람, 1970) Andre Bourvil (1917-1970/페인트공 역/). 두 명 다 생전에 프랑스의 국민 배우 같은 존재였는데, Bourvil 은 53세라는 젊은 나이에 아깝게도 1970년에 타계 하였고, Funes 도 1982년까지도 외롭게 활동을 계속하다, 1983년에 69세 의 나이로 그만 별세를 하였다.
한때는 그 유명한 Jean Gavin (1904-1976, 프랑스)과 함께 코미디 트리오를 이뤄 수많은 작품에 함께 출연을 하면서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였는데, 이중에서 특히 Funes 는 한국에서 ‘판토마’(Fantomas, 1964) 라는 영화로도 무척이나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다. Jean Gavin 은 두말을 할 필요가 없는 대 스타이지만, Funes 와 Bourvil, 이 두 사람도 지금 돌이켜보니 이젠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든 참으로 아까운 천재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김승호, 구봉서, 김희갑, 서영춘 님들 하고 비교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문제의 콧수염 때문에 더더욱 웃기기 시작하는 터키탕 장면에서부터 이 코미디 는 독일 장교들과 호텔의 한 침대에서 어쩌다 같이 잠을 자게 되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해프닝, 호박을 던져서 받아온뒤 쫓아오는 독일군들을 물리치는 추격 장면들,또 사시의 눈을 가진 독일병정(Jacques Marin, 1919-2001)의 출연 등너무나도 많고 많은 장면들에서 폭소를 멈추지 않게 하는데 정말 2시간 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만든다. 기가 막힌 시나리오에서부터 이렇게 흠을 잡을 수없는 연기까지.... 참, 어떻게 그 시절에 이렇게 완벽하게 잘 만들 수 있었을까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이다. 과연, 요즈음에 만든 (무언가가 남는 게 없는)코미디 물과는 정말로 차원이 다른 인간미가 물씬 풍겨나는 고전적 정통 코미디 物 인 것 이다.
감미로운 아코디온의 소리와 현악기가 참으로 조화를 잘 이룬 특징 있는 오리지널 스코어의 주제곡(아래 음악)은 장 콕토 (Jean Cocteau/1889-1963)의 오랜 문화계 친구이자, 1930년부터 영화음악을 만들기 시작하여 (평생 약120여곡) 1952년의 ‘물랑 루즈’ 와 1953년의 로마의 휴일 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대 작곡가, 졸쥬 오릭 (Georges Auric/1899-1983) 이 맡아 전체적으로 포근한 샹송의 분위기로 아름답게 음악 연출을 하였다.
영화전체에서 여러 번 반복하여 들려지지만 맨 끝 장면인 글라이더 두 대가 푸른 창공을 날아 스위스로 가는 장면에서는 특히 분위기와도 썩 잘 어울린다. 영화 속에서는 (군사)작전명으로도 통하고 또 휘파람으로 몇 번씩이나 들을 수 있는 Tea for Two 라는 너무나 유명한 팝송 (아래 노래와 가사)은 1942년.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No No Nannette’ 라는 작품의 주제곡으로서 2차 세계대전 중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면서 영화 속의 프랑스 페인트 공, Bourvil 도 잘 알고 있는 곡이 된다. 그는 극중에서 영어는 비록 잘못하지만 “Tea for Two, Two for Tea" 라는 가사로 직접 노래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곡은 전후, 1950년에 유명한 가수 겸 배우 도리스 데이 가 히로인, Nannette 역을 맡아 주연한 동명 타이틀의 영화(브로드웨이 뮤지컬의 Reworking 작이며, 그녀의 5번째 출연 영화)에 제목으로 사용이 되면서 더욱 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탠더드 팝송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웹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