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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의 종류
개갓냉이. 고추냉이. 꽃황새냉이. 나도냉이. 냄새냉이. 냉이. 논냉이.
는쟁이냉이. 다닥냉이. 대부도냉이. 두메냉이. 말냉이. 미나리냉이. 벌깨냉이.
싸리냉이. 왜갓냉이. 좁쌀냉이. 황새냉이.
(1)개갓냉이(졸속속이풀. 쇠냉이)
'졸속속이풀'이라고도 하며 낮은 지대의 밭이나 들에서 자란다. 높이 20∼50cm로 풀 전체에 털이 없으며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많이 치며 뿌리에 달린 잎은 뭉쳐 나고 잎자루가 있고 길이 1.5cm 정도이며
깃꼴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5∼6월에 작은 노란색 꽃이 가지 끝과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總狀꽃次例)로 피며 4월에 어린 순을 나물로 먹거나 김치로 담가 먹는다.
한방에서는 감기, 인후염, 기관지염, 간염, 황달, 수종, 각기, 타박상, 종기 등에 처방한다.
민간요법으로 풀 전체를 짓찧어서 상처에 붙이기도 한다.
*총상꽃차례 (總狀꽃次例) = 무한꽃차례의 하나로, 꽃 전체가 하나의 꽃송이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꽃이 밑에서부터 끝까지 많이 달린다. 싸리나무, 아카시아, 등나무 꽃 등. 총상화서(總狀花序).
(2)고추냉이
시냇가에 자라는 십자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요즘은 많이 재배를 하며 높이는 30cm 정도이며, 잎은 심장 모양이고
뿌리에서 떨기로 나고 여름에 흰 꽃이 총상꽃차례로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장각과(長角果)를 맺는다.
땅속줄기는 양념 또는 약재로 쓴다. 몸통 줄기를 갈아 회를 찍어 먹는 와사비로 사용을 하거나 특유의 매운 맛으로
잎은 회를 쌈을 싸서 먹으면 좋고, 잎은 겉절이 또는 장아찌를 해먹는다.
*장각과(長角果)= 열과(
(3)꽃황새냉이
산골짜기의 냇가에서 자라는데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가 20cm 정도이고
꽃은 5∼7월에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흰색 또는 붉은 빛이 강한 자주색으로 피고
어린 잎은 식용한다.
(4)나도냉이
냇가나 습지에서 자라며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치며 높이가 1m 정도로
뿌리에서 나온 잎은 뭉쳐나고 긴 잎자루를 가지며 앞면에는 털이 없고 윤이 나며 뒷면은 자줏빛이 돈다.
꽃은 5∼6월에 황색으로 피고 가지와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고 어린 순은 나물로 식용한다.
(5) 냄새냉이(빈대냉이)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로 우리나라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길가나 빈터에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강한 냄새가 난다.
줄기는 아래쪽부터 갈라지고 전체에 흰색의 부드러운 털이 있다. 뿌리잎은 긴 타원형으로 1~2회 깃꼴로
갈라지며, 갈래잎은 4~6쌍이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난형 또는 타원형이다.
꽃은 5~10월에 흰색으로 피며 뿌리에서 나온 총상꽃차례와 줄기에서 잎과 마주나는 총상꽃차례가 있다.
열매는 공을 2개 붙여놓은 모양이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식물체 전체에 냄새가 강하게 나서 '냄새냉이'라 하며 혹자는 '빈대냉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수많은 줄기가 갈라지며 땅으로 납작하게 퍼져나가는 모양이 빈대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국내에는 1991년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뱔견되었다.
(6)냉이(나생이. 나싱개)
겨자과의 두해살이풀로 "나생이". "나숭게"라고도 하며 들이나 밭에서 자라고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를 치는데 높이는 10∼50cm로 뿌리잎은 뭉쳐나고 긴 잎자루가 있으며, 깃꼴로 갈라지지만 끝부분이 넓다.
5∼6월에 흰색 꽃이 피는데 어린 순은 뿌리와 더불어 이른 봄을 장식하는 나물이다. 냉이국은 뿌리를 함께 넣어야
참다운 맛이 나며 또한 데워서 우려낸 것을 잘게 썰어 나물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비타민 B1과 C가 풍부하다.
한의학에서는 냉이의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제채(齊寀)라 하여 약재로 쓰는데, 꽃이 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풀로 쓰며 약효는 지라(비장)를 실하게 하며,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어 비위허약, 당뇨병,
소변불리, 토혈, 코피, 월경과다, 산후출혈, 안질 등에 처방한다.
(7)논냉이
높이는 60cm 정도로, 잎은 어긋나고 깃모양 겹잎으로 논이나 습지에서 흔히 자라며 4~5월에 십자형의 흰 꽃이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로 핀다. 논냉이는 프로토아네모닌이라는 자극성이 있는 독을 함유 하고 있는데
피부가 문드러질 정도로 강력하다. 때문에 '소를 죽임', '찬웃음 풀' 같은 부정적인 별명으로 불린다.
어린싹은 나물을 해먹으며 매운 맛이 난다.
(8)는쟁이냉이 (산갓)
겨자과(십자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고산지대의 깊은 계곡 주변에 자생하며 이른 봄 눈 속에서도 피는데
톡 쏘는 맛이 갓을 닮아 '산에서 나는 갓'이라는 뜻의 '산갓'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는쟁이냉이의 뿌리잎으로 주로 물김치를 담그는데 잎 뒷면의 자줏빛 때문에 진기한 보라색 국물이 우러난다.
겨자와 비슷하게 톡 쏘는 매운 맛이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먹기가 힘들지만 상큼하고 개운한 맛이 있어
선호하는 사람들은 산갓만 찾는데 숙취해소에 아주 좋기 때문에 술을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입춘을 전후하여 "입춘오신채立春五辛菜"라하여 산갓(는쟁이냉이), 당귀 싹, 미나리 싹,
무 싹, 움파 등 5가지 시고 매운 생채요리를 만들어 봄의 미각을 돋우었다고 한다.
*다음 차례에 산갓김치에 대하여 올리겠습니다.
(9)다닥냉이
두해살이풀로서 줄기는 곧게 서는데 윗부분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많은 가지를 가지게 된다.
꽃은 가지 끝에 이삭 모양으로 뭉쳐 차례로 피어 올라가며 크기는 3mm 안팎이고 흰빛이다. 5~6월에 핀다.
꽃이 지고 난 뒤에는 둥근 부채꼴의 열매를 다닥다닥 맺는다. 이로인하여 다닥냉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말냉이와 흡사하지만 다닥냉이는 열매가 아주 작다는 점에서 말냉이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원래 미국에서 나는 풀인데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자라는 귀화식물이다. 밭가나 황폐지의 풀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심장을 튼튼히 하는 강심작용이 있으며 몸이 퉁퉁 붓는 병, 뱃속에 물이 고인 증세에 효과 있다
(10)말냉이
낮은 지대의 밭이나 들에서 자라는데 높이 20∼60cm이고 잿빛이 섞인 녹색을 띠고 줄기에는 능선이 있으며,
털이 없고 뿌리에 달린 잎은 모여 나와서 옆으로 퍼지고 넓은 주걱 모양이며 잎자루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흰색이며 총상꽃차례에 달리며 귀화식물로서 어린순을 나물로 한다.
(11)미나리냉이
산지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데 5~6월 경에 산에 메밀꽃 같이 하얀 꽃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면
미나리냉이라 볼 정도로 개체수가 엄청 불어 나고 있고 땅속줄기가 길게 옆으로 벋으면서 번식을 하는데
줄기는 높이가 40∼70cm이고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있으며 꽃은 5∼7월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와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채자칠(菜子七)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백일해에 물을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12)벌깨냉이(제주황새냉이)
줄기와 잎에 흰색의 잔털이 있다
십자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이 원산지이다. 한국(제주도. 거제도. 부산. 김해. 밀양)과 중국(중부지방)에 분포,
저지대의 습기가 있는 응달에서 자라는데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어 가고 굵어진 위 끝에서 원줄기가 자란다.
뿌리에서 돋은 잎은 잎자루가 길고 홑잎과 겹잎이 있다.
4월 말에 줄기 끝에 흰꽃이 총상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장각과(長角果)이다.
뿌리에 달린 잎이 벌깨덩굴의 어린 잎과 비슷하고 꽃은 논냉이류와 비슷하므로 벌깨냉이라 한다.
(13)싸리냉이(싸리황새냉이)
싸리황새냉이라고도 하며 산기슭의 그늘진 습지에서 자라며 높이 약 50cm로 포기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나고
가지가 갈라지고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고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14)왜갓냉이(산고추냉이)
십자화과 다년생풀이며 남쪽의 지리산 등 심산지역 및 중부권 이북 산지에서 자라고 꽃은 5월에 피며 백색이고
꽃잎은 길이 8-10mm로서 총상화서에 달리고 전체에 털이 없고 높이 30-50cm이며 밑부분에서 뻗는 가지가 나오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는데 겉절이와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15)좁쌀냉이
들의 약간 습한 곳에 자생하며 모양은 황새냉이와 비슷하지만 황새냉이보다 줄기가 곧게 서고,
잎은 소형, 털이 많고 전체에 잔털이 밀생하고 가지가 갈라지며 4 ~5월에 흰색의 꽃이 피고
6월에 열매가 익는다. 어린 순을 봄나물로 먹지만 대개는 잡초로 취급 받는다.
(16)황새냉이
논밭 근처와 습지에서 자란다. 줄기를 보면 황새의 다리처럼 중간중간에 꺾여 자라는데
그 모습이 황새의 다리와 비슷하다하여 황새다리냉이로 불리다가 황새냉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열매의 모양이 황새다리처럼 길쭉길쭉하다고 붙인 이름이라는 설도 있고...
(17)두메냉이
두메냉이
백두산 바위지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전체는 털이 없다. 뿌리는 굵으며 깊이 들어가고
잎은 줄기 밑부분에서 모여나기하며 잎이나 꽃대가 극히 작은 것이 특색이다.
꽃은 7~8월에 피고 백색이며 총상꽃차례는 원줄기 끝에 달리고 단순하며 꽃자루가 있다.
열매는 짧은 대가 있고 곧추서며 길이 2.5cm, 폭 1.3cm정도로서 끝에 점상(點狀)의 암술머리가 있다.
씨는 열매 안에 한 줄로 배열한다.
(18)대부도냉이(도랭이냉이. 도렁이냉이)
인천 대부도 갯벌근처에서 처음 발견되어 대부도냉이라고 하며,
진탕 근처에서 자라기 때문에 도렁이냉이. 도랭이냉이라고도 한다.
유럽 및 아시아 서부지역 원산인 2년생 초본으로 종자로 번식한다. 가지가 갈라지며 밑부분의 잎이 3회 우상으로
가늘게 갈라진다. 중앙부의 잎은 심장형이고 양쪽 밑부분에 있는 귀 같은 돌기가 서로 겹쳐져서 원줄기를 감싼다.
잎몸은 위로 갈수록 보다 작아지고 둥글게 되어 원줄기를 완전히 둘러싼다.
꽃은 5~6월에 황색으로 피며 총상꽃차례는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달린다.
열매는 각과로서 사각상 달걀모양이며 길이 3.5~4mm, 폭 3mm이고 비스듬이 옆으로 서며
종자는 갈색이고 거꿀달걀모양으로서 주위에 좁은 날개가 있다.
'냉이'
나생이 ·나숭게, 나싱이, 나싱개, 나싱구, 나시
꽃말 :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공간이 식탁이다. 특히 봄나물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음을 밥상에서 먼저 알려주는 전령사다. 새콤달콤한 달래무침이나 달래간장으로 밥 한 그릇 뚝딱 비웠을 때, 된장 풀어 끓인 냉잇국을 한 수저 떴을 때, 입 안 가득 퍼지는 냉이 향기에서 우리는 봄을 느낀다. 여기에 쌉쌀한 맛으로 겨우내 텁텁했던 입맛을 신선하게 자극하는 씀바귀까지 더해지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그래서 옛날부터 사람들이 봄나물을 아예 보약이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산채는 일렀으니 봄나물 캐어 먹세 /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 본초를 상고하여 약재를 캐 오리라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에서 2월의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학창 시절에는 그저 시험에 나올까 외우기에 바빴지만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달래김치, 냉잇국이 얼마나 입맛을 돋우는지 몸으로 체험해 알기 때문인데 오죽하면 봄나물 캐러 간다는 말 대신에 아예 옛날 동양 의학서에 적힌 약초를 캐 오겠다는 말로 대신했을까?
《동의보감》에 씀바귀는 성질이 차고 맛이 쓰지만 몸의 열기를 제거해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켜 심신을 편하게 해주며 춘곤증을 물리쳐 노곤한 봄날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했다. 냉이 역시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좋아 피를 잘 돌게 해주며 간에 좋고 눈이 맑아진다고 했으니 약초나 다름없다.
요즘 봄나물은 온실재배로 사시사철 거의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약이 되는 봄나물은 제철 노지에서 캔 것으로 그중에서도 냉이가 으뜸이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나와 가장 먼저 움이 트는 나물이 냉이이기 때문이다. 옛날 어르신들은 겨울을 넘긴 나물 뿌리는 인삼보다도 명약이라고 했으니 냉이가 보약이 되는 이유를 여기서도 찾을 수 있다. 생각해보면 기나긴 겨울 동안 묵은 반찬만 먹다가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냉이무침에 냉이된장국과 냉이된장찌개, 냉이장아찌에 냉이김치, 냉이전까지 신선한 봄나물이 밥상에 올라왔으니 굳이 따로 보약을 찾아 먹을 이유가 없다.
냉이가 좋기는 좋은가 보다. 고대에 이런저런 이유로 나물만 먹고 산 인물이 있었는데, 백이숙제와 채원정이다.
백이숙제(伯夷叔齊)는 기원전 11세기 무렵, 중국 주나라 때의 전설적인 성인이다.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황제의 자리에서 몰아내려 하자 신하가 임금을 토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무왕이 반대를 뿌리치고 주왕을 쫓아내자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 곡식 먹기를 거부하며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으며 숨어 살다 결국 굶어 죽었다.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냉이는 성질이 따뜻해 오장을 조화롭게 한다며 중국 송나라 때 채원정이 냉이를 먹고 높은 학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칭찬했다. 채원정은 공자, 맹자의 뒤를 잇는 유교의 성현인 주자가 존경한 인물이다. 어릴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글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서산이라는 곳에 들어가 냉이를 캐어 먹으며 주린 배를 달래가면서 학문을 닦았다. 글을 읽은 후 채원정이 산에서 내려와 명망 높은 주자를 찾아가 제자로 받아주기를 청했다. 주자가 그의 학문을 시험해보고는 학문의 깊이에 매우 놀라 “이런 사람을 제자의 반열에 두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마주 앉아 서로 학문을 논했다고 한다.
고사리를 캐 먹은 백이와 숙제는 굶주려 죽었고 냉이를 먹으며 공부를 한 채원정은 주자도 존경하는 학문의 경지를 이뤘으니 냉이가 보약에 버금가는 봄나물이라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냉이는 우리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즐겨 먹는 봄나물인데 예전부터 봄을 축하하는 대표 나물이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만두와 춘권은 본래 새해를 축하하고 봄을 맞이할 때 먹는 음식이었다. 당나라 시대에는 만두와 춘권을 빚을 때 소로 냉이를 넣었으니 성질이 따뜻한 봄나물 냉이를 넣어 양기를 보충한다는 뜻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중국 북방에서는 봄이면 냉이를 캐어다 만두와 춘권을 빚는다. 일본에서도 냉이는 봄을 맞으며 먹던 일곱 가지 채소, 즉 칠종채(七種菜) 중 하나였으니 봄을 축하하는 음식에 냉이가 빠져서는 안 되었다. 한중일 삼국에서는 봄이 되면 제일 먼저 냉이를 먹으며 몸보신을 하고 봄맞이를 했던 것이다.
'냉이'의 어원
현재의 국명 '냉이'는 정태현 등이 1937년에 붙인 것이다. '냉이'는 오래 전 '낳다'는 뜻의 낳과 낫에 접미사 이가 붙어 '나이'였다가 '나히'...나이...낭이...냉이로 바뀌었다는 학설이 있다.
가을에 거둔 먹을거리가 떨어져갈 무렵 냉이는 요긴한 음식이 되었을 것이다. 아직 산나물이 나오기 전에도 이 냉이는 들녘에 흔하였으니 이를 캐어 겨우내 남은 조금의 곡물과 함께 죽을 쑤어 먹었을 것이다. 냉이의 이름이 지역마다 나시, 나이, 나싱이, 나생이, 나싱구, 나싱개, 나승개 등 다양한 것도 오래 전부터 한반도 사람들이 배고픈 봄을 버티어 친숙해진 까닭이다.
나물과 나무는 그 어원이 나마새로 같다. 식물 중에 먹을 수 없는 목질의 것은 나무, 먹을 수 있는 풀과 나뭇잎 등은 나물이 되었다. 냉이의 사투리가 나마새의 곁가지로 보이는 나시, 나이, 나싱이, 나생이, 나싱구, 나싱개, 나승개인 것은 퍽 흥미로운 일이다. 옛날 한반도의 조상들에게 냉이는 나물의 '대표'였을 수도 있다.
냉이의 학명과 속명인 Capsella는 라틴어 Capasa(상자)에서 유래된 말로 열매의 모양이 마치 상자를 연상시킨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영어이름으로는 열매 모양이 마치 양치기들이 어깨에 걸쳐 메는 쌈지(지갑)같이 생겼다고 말 그대로 Shepherd's purse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줄을 퉁기는 '샤미센(三味線)의 삼각채와 같이 생겼다고 しゃみせんぐさ(三味線草/샤미센구사/삼미선풀)라고도 하고, 여름에는 전혀 별볼일 없는 풀이 된다고 夏無(なつな/나쓰나)라고 하다가 なずな(나즈나)라는 이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는 풀이가 있다.
냉이의 생태
냉이는 늦가을에서 부터 봄까지 우리의 사랑을 받는 나물풀이다. 김장 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 11월 초, 밭에서는 냉이도 쑥쑥 자란다. 냉이를 봄에만 먹는 줄 아는 사람들은 이맘때 나오는 냉이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11월에는 수확하는 작물들이 많아서 냉이가 눈에 들어올 겨를이 없다. 하지만 봄 냉이만큼 가을 냉이 맛도 좋다. 겨울에 땅이 얼지 않으면 냉이를 캘 수 있다. 특히 겨울비가 내린 직후 밭에 들르면 냉이향을 느낄 수 있다.
냉이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눈이 녹고 거름을 부리고 밭을 정리해나갈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냉이다. 땅바닥에 짝 달라붙어서 군락을 이룬다. 3월이 되면 동네 아줌마들이 칼과 봉지를 들고 밭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겨울을 난 뿌리는 인삼보다 좋다는데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다. 이른 봄에 먹는 냉이에는 비타민이 많아 춘곤증을 몰아내는 데 좋다.
냉이는 늦가을에 싹을 틔워 겨우내 조금씩 자라다 봄이 되면 빠르게 성장한다. 3월부터 꽃을 피우고 4월이면 씨앗이 영글어 떨어진다. 4~5월에 하얀 십자꽃이 피는데, 총상꽃차례[總狀花序]를 이룬다. 꽃받침은 4개로 긴 타원형이고 꽃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며 6개의 수술 중 4개가 길며, 1개의 암술이 있다. 이 무렵 노란색 꽃을 피우며 냉이 옆에 피는 풀이 꽃다지다. 꽃다지의 열매는 타원형이지만 냉이의 열매는 역삼각형으로 달려 있다.
그러나 4월이 깊어가면 냉이는 나물로써의 가치를 상실한다. 4월 중순 이후에 자라는 냉이는 고유의 향기를 잃어 식용 가치가 없어진다. 냉이에는 단백질과 칼슘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다. 철분과 잎에 비타민 A가 특히 많고 무기질 함량도 매우 높다. 한주먹 정도의 양을 가지고 요리를 해서 먹는다면 하루 필요한 양을 먹는 것과 같다.
산골짜기 냇가에서 자라는 '꽃황새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