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생에 여자였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했나?
지금 화투를 한 장 뽑아서 당신의 전생의 사랑 기억을 되살려 보기 바란다.
매월 화투의 상징이 당신의 기억을 되살려 줄 것이다.
1월 - 소나무와 학
겨울의 끝자락, 찬 바람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그는 언제나 그녀를 지켜주었다.
전생에서 그녀는 왕가의 여식이었고, 그는 그녀의 호위무사였다.
차가운 궁궐 담장 아래, 그녀는 언제나 홀로 서 있었고, 그는 항상 그 뒤에 서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말 한마디 섞을 수 없었지만, 그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녀의 마음은 따뜻했다.
학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날, 그는 전장으로 떠났고, 그녀는 그를 기다리다 끝내 소나무 아래에서
한 줌의 재가 되었다.
2월 - 매화와 꾀꼬리
전생에서 그녀는 양갓집 규수, 그는 떠돌이 시인. 눈 속에서 피어난 매화처럼 그녀는 담장 너머에서
그의 시를 들으며 마음을 앓았다. "당신의 목소리는 꾀꼬리 같아요." 어느 날, 그녀가 수줍게 속삭였다.
하지만 이 사랑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는 먼 길을 떠나야 했고, 그녀는 정혼자가 있는 몸이었다.
떠나는 그의 등을 보며 그녀는 담장 너머로 손을 뻗었지만, 바람 속에 흩어진 매화 꽃잎만이 그녀의 손에 남았다.
3월 - 벚꽃과 낭만
청춘이 꽃처럼 피어오르던 시절, 그녀는 기생이었고 그는 유학을 떠나는 학자였다.
봄날의 연회에서 처음 만난 그는 그녀의 춤에 넋을 잃었고, 그녀는 그의 시선에 가슴이 떨렸다.
그러나 벚꽃이 화려하게 피는 만큼 그 사랑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가 떠나는 날, 그녀는 한복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봄은 다시 올까요?"
그가 떠나고, 그녀는 벚꽃이 지는 것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4월 - 등나무와 두견새
비틀린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그녀는 가문의 배신자로 몰려 유배지로 향했다. 전생의 그 남자는 그녀의 연인이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고발한 자이기도 했다. 그는 그녀를 위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지만,
그녀는 등나무에 몸을 기대어 그를 원망했다. 밤마다 울부짖는 두견새 소리는 그녀의 울음 같았고,
끝내 그녀는 등나무 아래에서 숨을 거두었다.
5월 - 난초와 연못
이 전생에서 그녀는 궁중 무희였고, 그는 그녀를 아끼던 왕이었다. 그는 난초 같은 그녀의 우아함에 반했고,
그녀는 그의 깊은 사랑에 기대었다. 연못가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마다 그녀는 믿었다.
"우리는 영원할 거예요." 하지만 정치는 사랑보다 강했다. 그는 그녀를 지키지 못했고,
그녀는 독배를 들이켜야 했다. 그녀의 마지막 눈물은 연못에 떨어져 작은 파문이 되어 사라졌다.
6월 - 모란과 나비
화려한 전생이었다. 그녀는 절세의 미인이었고, 그는 황제였다. 모란이 만개하던 날, 그는 그녀를 황후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궁중의 여자들은 질투했고, 그녀는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었지만,
황제의 손길에 묶여 있었다. 그녀는 화려했지만 외로웠고, 결국 궁의 깊은 정원에서 홀로 시들어갔다.
7월 - 홍싸리와 산돼지
소박한 농가의 딸이었던 그녀, 그리고 마을에서 가장 용감했던 사냥꾼. 그들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고,
그의 꿈은 그녀와 함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냥 도중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그의 흔적을 찾아 산을 헤맸고, 결국 홍싸리꽃 아래에서 그와의 기억을 간직한 채 평생을 홀로 보냈다.
8월 - 공산과 기러기
이번 전생에서는 그녀는 절에 들어간 여승이었고, 그는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장수였다.
그는 그녀를 찾아왔지만, 그녀는 이미 머리를 깎고 세상의 인연을 끊은 뒤였다.
"우리의 인연은 다음 생에…" 그녀의 말에 그는 마지막 미소를 지었다.
기러기 한 쌍이 그들 위로 날아가며 긴 여정을 시작했다.
9월 - 국화와 술잔
국화처럼 고결한 삶을 살던 그녀는 이생에서 왕의 후궁이었다. 왕이 그녀를 총애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왕의 호위무사에게 가 있었다.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숨기며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사랑이 들켜 그는 죽임을 당했고, 그녀는 평생을 국화꽃과 술잔 앞에서 눈물로 보냈다.
10월 - 단풍과 사슴
한때 모든 것을 가졌던 그녀는 결국 단풍잎처럼 시들어갔다. 이 전생에서 그녀는 기품 있는 부인이었고,
그는 젊은 예술가였다. 그녀는 그의 재능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결코 이뤄질 수 없었다.
가을이 되면 단풍잎을 보며 그는 그녀를 떠올렸다. "당신은 단풍처럼 아름다웠어요.“
11월 - 오동나무와 봉황
이번 생에서는 그녀가 황실의 공주였고, 그는 신분이 낮은 무사였다. 그는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녀는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신분의 벽은 너무 높았다. 그녀는 결국 황실의 운명을 따라가야 했고,
그는 먼 전장에서 싸우다 이름 없이 사라졌다. 오동나무 아래에서 그녀는 그를 떠올렸다.
12월 - 비와 제비
이 마지막 전생에서는 그녀가 무당이었고, 그는 떠돌이 도사였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비가 내리던 날, 그는 홀연히 사라졌고,
그녀는 우산을 쓰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제비 한 마리가 비 사이로 날아가며
그에게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듯했다.
이처럼, 그녀와 그 남자의 인연은 수많은 전생을 거쳐 이어져 왔다.
비록 매번 다른 모습과 운명으로 엇갈렸지만,
그들의 사랑은 마치 화투의 꽃들처럼 계절을 따라 흐르며 피고 졌다.
과연 다음 생에서는 그들이 함께할 수 있을까?
by 화투타로 master (K-Tarot Academy)
첫댓글 재밋 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재밌다 하시니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