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청도에서 처음 겨울을 날 때 난치없이 겨울을 나다가
오랜 기간 기침을 쿨럭 쿨럭 거리며 고생을 하였다.
이 기침이 멎지를 앉아 걱정을 하는데
문득 자신의 모습이 흡사 일제 때의 독립군투사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렇지 않은가?
TV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투사들의 모습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김서린 입김을 불어내며 감개 어린 모습으로
두고 온 산하를 그리워하다 숨을 거두는 모습이 왠지 자신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굳이 그래서라기 보다는
장기출장 계획을 예정보다 일찍 마감하고 귀국을 서두른 기억이 웃음 결에 따라 붙는다.
2007년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경험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실수다.
중국 난방은 보통 중앙집중식으로 라지에다를 이용한 난치공급이다.
같은 중국이라도
동북에 있는 사람이 청도에 거주하게 될 때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난치이다.
동북은 난치가 필수이나
청도는 기후상으로 일반 보급형 아파트에는 난치가 없다.
서서히 청도도 난방보급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한국사람들에게 체감으로 느끼기에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온돌 즉 바닥난방은 한국의 전통이다.
이의 효율성이 입증되어 서서히 중국난방에 한국의 바닥난방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문제는 시공상의 품질이다.
배관의 연결부위가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관상으로 이상이 없는 듯한 연결 부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결함이 나타난다.
수압과 충격의 내구성에 그들의 한계가 있다.
특히나 다른 공인들의 무관심이다.
자신의 분야가 아닌 부분에 대하여는 일에 대한 편의로 다른 공정의 훼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작년 심양에서는 업체선정에 불만을 품은 한 장식회사의 농간으로 보일러배관을 훼손하여
15층인 고객의 집은 물론 14층, 13층까지 물이 새어 대대적인 보수를 해준 사례가 있다.
올해 인테리어공사 중 30여 집의 바닥난방을 설치하였다.
그 중 2집이 누수가 발생되어 마루바닥을 다시 깔아 주었다.
장식이 완공되어 이사까지 완료된 집을 재 작업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래 집으로 물이 흐르지 않아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이러한 문제로 골머리를 안고 있던 어느 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단수가 되었다.
아침 중요한 시점에 물이 안 나오니 난감할 밖에
하여간 예고 없이 전기나 수도를 끊는데야 당할 재간이 있나!
확 끓어오르는 열을 삭이며 습관적으로 주방, 세면대, 화장실 직수용의 수도꼭지를 열어
잔여의 물을 받아 대충 처리하고
생수를 받아 고양이 세수를 하고는 출근을 하였다.
문제는 그 중 화장실의 수도를 잠그지 않은 것이다.
늦은 오후 회사에서 저녁때 물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단수에 대비하여 큰 물통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무언가 찝집한 기분이 영 가시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집안이 하두 지저분하여 그러려니 하고 애써 원인을 찾아보면서
오늘은 밀린 빨래도 하구, 청소도 하구, 주방정리도 하구, 대청소를 해야지 하면서
혼자 청승맞은 계획을 세우고 있던 차 물업에서 사무실로 급한 전화가 왔다.
한 고객님의 집으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자리를 박차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중 내 집에서 그러려니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장식을 한 고객 중의 한 집이려니 생각하고 골치께나 아픈 현실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동시에 출동한 회사직원과 물업회사의 직원을 만나보니 손가락으로 우리 집을 가리키는 것이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키 구멍에 키를 넣는데 왜 그리도 안 들어 가는지
집어 넣고는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그 또한 생각이 안 난다.
간신히 문을 따고 들어가니
아뿔사!!!!!
화장실에서 물이 넘쳐 거실의 마루바닥까지 한강을 이루고 있었다.
아래층에서 주인이 올라와 사람 잡아 먹을 듯한 험한 분위기를 뒤통수로 느끼며
뭐라고 떠들어 대는 그의 소리를 까마득하니 뒤로한 채
수도를 잠그고 화장실 배수구멍의 덮개를 열어 놓고 아래층으로 함께 내려갔다.
허거덕!!!!!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다.
화장실, 주방, 현관, 거실, 안방은 물폭탄에 초토화 되어있었다.
이것이 예술이라면 기막힌 작품이 될 것이다.
싸구려 장식이 아닌 고급장식이 그 자리에 서있는 자신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었다.
집 주인의 처절함이 험난한 앞길을 예고한다.
시간이 흘러 배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졌다.
그러는 동안 나는 누수에 대하여 노이로제에 걸렸고
불보다 물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몸이라도 피곤하면 물에 빠지는 꿈에 시달리고
집을 나설 때 잠긴 수도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보일러 앞을 지날 때는 배관의 연결부위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배상문제의 여파로 나는 생활고에 시달려 여전히 손가락을 빨고 있다.
누가 밥하고 술 좀 사주면 참 고맙겠다.
첫댓글 ㅎㅎ건너 오이소 다른건 몰라도 삼겹살에 쐬주야.....
ㅎㅎ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ㅋㅋ...그 사건난지가 언젠데 이제 올리슈? 암튼 술은 좀 그렇고 밥은.. 네가 사세요~~ 후다닥~~
거게 다~~ 홀애비 신세의 비애 올시다.ㅋㅋ
실수로 그럴수는 있습니다 저두 자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하는대 중국배관자재가 아닙니다 압을 견디지못하거든요 또 시공상문재 기술이 아니고요 방수가 젤인데 3회 반복 방수후 물을 담아 담수 실험을 하지 안습니다 공정이 바쁘다구 술귀신은 여기도 있는대..천태 이무슨부동산에 방 알아보러 같는대 복비를 한달치 달라내요 자기내는 회사가커서 한달치를 받는대요..ㅎㅎ 120평 42000원+1달복비+야진..
읽다보니 상관관계가 없구먼..ㅎㅎ..삼겹은 아니되옵니다.배살때문에 그냥 생선회로 하심이....
난치가 무슨 말인지... 한참 후에 알았다는...
아부지~~~~~~~~~헐... 밥은 언제라도 같이 묵어유~~~~~~
아니 그런일이토요일 점심에 오세요 국수라도 삶아드릴께요
대하동님 저랑 같으시군요 ㅋ 저도 저번주 토요일날 물 틀어놓구 나와서 난리가 났는데 ㅋ 아직도 해결중입니다.
죄송한데..글이 너무 재미있어 한참 웃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