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안 마이클 [Duane Michals, 1932.2.18~]
미국의 사진작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찍는 사진보다 비밀스러운 상상력에 의지해 내면세계를 다양하게 탐구하였다. 그의 전형적인 사진 형식인 연속사진(Sequence Photo)은 섬세하고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중노출, 의도적 흔들림, 포토몽타주 등을 통해 사진이 가지는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으며, 사진 위에 텍스트와 회화를 결합하여 그 의미를 풍부하게 하였다. 193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매키즈포트(McKeesport)에서 태어났다. 1953년 덴버대학교를 졸업하고, 1956년 파슨스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였다. 1957년 『댄스 Dance』지의 아트디렉터 조수로 첫 직장을 얻었으며, 1958년 『타임 Time』지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이 시기에 그는 러시아 여행 중에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 계기가 되어 디자인에서 사진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사진가로서의 새로운 삶은 1960년 『쇼 Show』지의 전속 사진가로 입사하면서 시작되었다. 1963년 뉴욕 지하화랑(Underground Gallery)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으며, 1966년 조지 이스트먼 하우스가 개최한 '사회적 풍경을 향해서'라는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이 사진전은 그를 포함하여 브루스 데이비슨(Bruce Davidson), 리 프리들랜더(Lee Friedlander), 개리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 대니 라이온(Danny Lyon) 등 미국의 대표적인 사진가 5명이 참가하여 현대사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1969년부터 그의 전형적인 사진 형식인 연속사진(Sequence Photo)을 찍기 시작하였다. 연속사진이란 카메라의 각도나 거리, 방향은 고정시켜 놓고 시간의 흐름(변화)만 연속적으로 포착하여 찍은 사진을 말한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스틸 컷으로 옮겨 놓은 것 같은 그의 사진은 기존의 사진이 보여주지 못했던 인간의 내면과 꿈, 기억, 욕망, 성, 정치 등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비밀의 세계를 담아내었다. 마이클은 "지금까지 사진가들이 모두 외적 대상에 대한 관찰자나 기록자들이었지만 나는 내 자신 안에 내재하고 있는 것을 심화시켜 시각적으로 영상화하겠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시나리오에 의한 철저히 연출된 사진을 찍었으며 다중노출, 몽타주, 의도적 흔들림 등을 통해 사진이 가진 표현의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진 위에 글을 써서 사진의 내용을 보완하고 의미를 보다 강하게 전달하였다. 주요 작품에는 《우연한 만남 Chance Meeting》(1970), 《사후 영혼의 여행 The Journey of The Spirit After Death》(1970), 《사물은 기묘하다 Things Are Queer》(1973), 《약을 한 알 먹고 후지산을 보십시오 Take One and See Mt. Fujiyama》(1975), 《할아버지의 죽음 Grandpa Goes go Heaven》(1989) 등이 있다. -두산백과사전
우연을 가장한 일상의 초월 듀 안 마이클은 평범한 정의의 사진 작가를 넘어서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를 일컬어 '초현실주의 사진가'라기 보다는 '개념미술가' 혹은 '아티스트'로 불러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일견 맞는 말이다. 콘스트럭티드 포토(constructed photo) 작가인 신디 셔먼의 경우에도 스스로를 사진작가이기 보다는 '아티스트'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작업들에서는 해프닝적인 요소들이 많이 발견된다. <우연한 만남>, <인간의 조건>을 비롯해서 <약을 한 알 드시고 후지산을 보십시오>라는 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듀안 마이클의 작품 세계를 공간적 배경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적인 공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우리들의 실제 삶이 벌어지는 현실과 밀착되어 있는 생활의 현장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주변에서 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일어나는 일들은 전혀 평범하지 않은 방향으로 연출된다. 그는 낯익고 평범한 공간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기상천외한 해프닝을 연출하고 있다. 문학에서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용어로 이런 기법을 '낯설게 하기' 혹은 '소격 효과'라고 하는데 그런 해프닝이 벌어지는 공간이 낯익고 평범하면 할수록 우리들은 듀안 마이클이 연출해내는 해프닝에 더욱 놀라게 된다. 그는 사진에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이 즐겨 쓰는 우연성의 요소를 도입했다. 그는 현대미술이 그러햇던 것처럼 우연성을 도입함으로써 합리와 논리의 굴레를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우리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 무의식의 세계를 열어보이고 있다. 그가 작품에서 연출하는 해프닝이 비합리적이면 할수록 우리들의 일상적 생활 공간은 환상과 무의식이 지배하는 세계로 변화해 간다. 듀안 마이클은 때로 자기 자신을 모델로 작품 속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하고 실제 해프닝을 실연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가 작품에서 벌이는 기상천외한 해프닝은 일상의 공간을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형이상학적 공간으로 질적인 비약을 성취시키는 매개가 된다. 무의식의 세계를 사진을 통해 탐구한 정신여행의 안내자 듀안 마이클이 연속사진만을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다중 노출이나 몽타즈 수법 등을 이용해 때로는 M.C.에셔의 드로잉 작품의 착시 현상을 연상케 하는 낱장의 작품들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듀안 마이클을 가장 그 답게 드러내는 방법은 역시 그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혼란스러운 정체성의 혼미, 자신의 내면에 감추어져 심화된 그 무언가를 영상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노력의 방법으로 채택한 연속사진의 형식에 있었다. 연속사진을 통해 그가 추구한 것은 불가사의한 마음의 세계였고, 우리 안에 내재된 우주였다. 그가 바라 본 세상은 거시적이고 우주적인 것이었으며 대상을 그 자체로 파악하지 않고, 우주적 전체성이라는 대전제 아래 종속적인 관계 속에서 파악해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입장에서 세상을 들여다보면 모든것을 포괄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어떤 대상을 단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멀찍이 뒤로 물러서서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조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상의 모든 현상들은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상과 자신을 일대일의 상대적 입장에서 밖에는 바라볼 줄 모른다. 그러나 마이클은 이러한 인식관계에서 벗어나 이른바 소설작법에서 말하는 창조자의 관점에서 대상을 조망하기 때문에, 모든 현상들이 거시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듀안 마이클이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연속사진의 형식이 이야기 내용과 하나로 만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인 것이다. 그는 언제나 현실의 시간 밖으로 물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과정을 통틀어서 바라볼 수 있는 근원적인 위치에 서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속사진에서 그가 부각시키고 있는 시간은 순간적인 시간이다. 짧은 한순간에 나타난 시간보다는 이것을 초월적인 차원에서 포괄하고 있는 대전제로서의 영원이라는 시간이 더욱 암시적으로 부각되어 있다. 즉 현실적인 대전제로서의 영원이라는 시간이 더욱 암시적으로 부각되어 있다. 즉 현실적인 한순간이 전체로서의 시간과 합류하여 영원성을 암시하고 있다. 듀안 마이클이 다루는 사진의 주제는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비밀의 세계이다. 때로 그의 사진에서는 M.C. 에셔의 그림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백일몽이나 죽음 또는 기적과 같은 특이한 세계를 소재로 삼는다. 그의 사진은 신비가나 심령과학자들이 불가사의한 초능력의 세계에 탐닉하듯이, 일관되게 비일상적인 심령적 비밀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그의 사진집을 펼치면 마치 신비학이나 심령과학을 다룬 책자를 넘기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한 동화책을 보는 것과 같은 기이한 환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는 완전히 불가사의한 세계에 몰입해서 상상력이 펼치는 초현실적인 세계를 포착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찍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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