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에 냉방 보강 필요성
냉방설비 보강을 지속 추진 예정
▲ 서울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의 1.4평 독방 내부에 선풍기 등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다.
법무부가 여름철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교정시설 내 에어컨 설치를 추진한다.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자를 보호하고 과밀 수용으로 악화된 수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치 대상은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자가 생활하는 수용동이다. 에어컨은 해당 수용동의 사동 복도 등을 중심으로 설치될 예정이며, 일부 여성수용동도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여성수용동이 우선 사업 대상에 포함된 것은 여자수용자의 과밀 수용 상황과 의료·치료 거실이 별도 수용동으로 충분히 분리돼 있지 않은 수용환경을 고려한 결과다.
법무부는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 폭염이 장기화·극한화되고, 폭염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자연재난으로 관리되면서 교정시설 내 적정 온도 유지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정시설에는 의료수용동 복도 등 일부 공간을 중심으로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만 일반 수용거실에는 대부분 선풍기만 비치돼 있다. 선풍기 역시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 가동 후 10분간 정지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냉방 여건이 제한적이다 보니 지난해 여름 폭염 속에서 수용실 내부 온도가 실외보다 높게 측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0일 오후 2시 기준 일부 교정시설 수용실 온도는 최고 34도까지 올랐다. 인천구치소와 안양교도소는 각각 34도, 서울남부구치소와 광주교도소는 각각 33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도 발생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10일까지 공주교도소, 광주교도소, 영월교도소, 울산구치소, 천안개방교도소 등 5곳에서 모두 7명의 온열질환자가 보고됐다.
폭염은 수용자의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교정시설 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냉방이 충분하지 않은 수용동에서는 수용자 건강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이어가야 하는 교정공무원들도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교정시설의 폭염 대응 필요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수용거실의 실내 적정온도 기준 마련을 권고했으며, 이후 여름철 폭염이 반복되고 수용 인원까지 늘어나면서 온열질환 예방 대책 마련이 교정행정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2022년 104.3%에서 2023년 113.3%, 2024년 122.1%, 2025년 125.8%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4월 기준 수용률은 126.9%를 기록했다.
현장에서는 과밀 수용이 냉방 문제와 결합해 수용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광주교도소의 경우 정원 3명 규모의 수용실에 5~6명이 생활하거나 5인실에 최대 11명이 수용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용실의 수용률은 200%를 넘는 수준이다.
법무부는 냉방설비 확충이 수용자 건강 보호뿐 아니라 교정공무원의 근무 여건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기 수용동 순찰과 생활지도 업무가 이어지는 만큼 고온 노출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향후 교정시설별 수용환경 등을 고려해 냉방설비 보강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폭염 대응과 온열질환 예방, 수용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보완책을 계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