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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는 울산시민들이 그동안 잊고 지냈지만 참으로 지키고 가꾸어야 할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지난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이뤄진 공업화로 인해 시민들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울산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 풍습, 그리고 명승고적 등이다.
1962년 울산에 울산공업센터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업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얻는 것도 많았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 비롯 동해안 끝자락 모퉁이에 위치했지만 조선시대에는 부산의 부산포, 인천의 제물포, 울산의 염포가 우리나라 3대 주요 무역항이었을 정도로 위치를 차지했었다.
울산은 어디를 둘러봐도 관광 자원이 차고 넘친다. 동쪽으로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을 뿐만 아니라, 서쪽으로는 울주 7봉이라는 영남알프스가 자리하고 있다. 알프스(?)라는 말이 거저 붙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멋진 풍광을 품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처럼 천혜 자연환경만 울산에 있는 게 아니다. 유네스코 등재를 코앞에 두고 있는 인류문화유산인 반구대암각화가 있고, 신라시대 충신 박제상 유적지가 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불타 소실되었던 것을 지난 2014년 복원한 울산의 태화루는 한때 밀양의 영남루, 진주의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써 이름을 날렸다.
또한 은월봉, 장춘오, 평원각과 함께 울주팔경 중의 하나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했다. 울산에는 이처럼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화유산의 흔적이 남았다. 흙 속에 뭍혀 빛을 보지 못한 유산들도 무지수일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안타까운 것은 울산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지킬 남아있는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계승 발전시키는 것에 소홀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60년대와 지난 90년대 외항강 주변 산업개발을 위해 그 일대 많은 유적을 훼손했다. 단지 물질적인 면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경관도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법을 놓고 20년을 넘게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논쟁해 온 이유도 경관 훼손 문제였다.
지난 7일 남구에 외항강 하구에 위치한 `울산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우선 늦었지만 환영하는 바이다. `울산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조선시대 낙동강 동쪽의 경상도 행정구역을 일컫는 `경상좌도` 수군의 총 지휘부(현재의 해군사령부)가 있던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이하 경상좌수영)의 성곽이다. 돌을 쌓아 성을 만든 형태로 길이 1천245m, 면적은 9만9천296㎡다. 동해안 일원 수군ㆍ 관련 성곽 중 가장 큰 규모다.
그동안 개발로 인해 본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보존관리에 들어가면 역사적 가치는 유지될 것이다. 개운포 성지를 관할하는 있는 울산시 남구청은 "국가유산청과 긴밀히 협력해 울산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을 조선 전기 수군성의 원형을 알 수 있는 역사유적공원으로 정비하고, 가리봉수대와 외황강 역사 자원도 발굴해서 외황강 역사 문화권을 개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