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다문화거리, 장애인 접근성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갈 수 없는 식당과 장애인화장실‥무장애 실태조사와 개선 필요

[박진희]

안산 다문화거리, 장애인 접근성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갈 수 없는 식당과 장애인화장실‥무장애 실태조사와 개선 필요

• 기자명칼럼니스트 이찬우
• 입력 2023.05.31 17:07

최근 파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교통약자 여행 · 여가 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어 안산다문화거리를 갔었다. 이동지원센터에서 경기도에서 원하는 지역을 장애인콜택시와 운전자까지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무료로.

안산 다문화거리는 평소에도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물론 자가운전으로도 갔다 올 수도 있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비정규직 신분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었다. 평소에는 운전하느라 가벼운 맥주 한잔 편히 못 마셨는데 외국의 음식과 맥주 한잔이 그리웠다.

외국의 음식 중에서 네팔 출장 때 맛있게 먹었던 달밧(Dal Bhat)이 그리웠다. 달밧은 네팔의 주식이다. 달밧의 ‘달’은 콩을 뜻하고 ‘밧’은 밥을 뜻한다. 한 그릇 음식으로 접시에 밥, 반찬, 콩 수프가 나오는 평범한 음식인데 특히 아내가 그리워하는 음식이기도 했다.

안산 다문화마을 특구는 2009년 5월 관광·레포츠 분야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되어 현재 114개국 9만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외국 현지 그대로의 맛을 자랑하는 이색적인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안산시 대표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안산다문화거리 중심 거리의 1층은 그나마 접근성이 양호했다. 대부분 판매시설이다. ©이찬우

하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아니었다. 접근성이 너무 좋지 않았다. 중심 거리인 시장통 1층의 접근성은 그나마 다닐만했지만, 큰 단차의 난간과 계단 투성이인 2층과 3층에 위치한 식당의 접근은 불가능했다.

이곳 다문화거리는 현지의 불편함을 체험하는 장소는 아닐 것이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몇몇 나라를 방문했을 때 겪었던 일들이 생각이 났다. 오래전에 형성된 장소라는 것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외면한 관광지라고 생각되어 씁쓸했다,

공원에 있는 다문화 안전 경찰센터 옆에 부착된 안내도에 의하면 네팔식당이 4군데 있어서 기대하고 가보았지만 좁고 가파른 계단이 있는 2층이나 3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 곳은 갈 수가 없다.

대부분의 음식점은 상가 2층 이상에 있어 휠체어 접근성이 좋지 않다. 계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찬우

허기진 마음과 몸으로 주변을 4바퀴를 돌다가 지쳐 찾아간 곳이 유일하게 접근이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있는 상가였고, 그조차도 턱 하나를 올라가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곳은 네팔음식이 아닌 태국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공원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었지만 무슨 연유인지 문이 잠겨있어 기지를 발휘하여 큰길 건너에 있는 안산역 화장실을 이용하려 먼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정확한 정보만 있어도 좋으련만...

최근에 안산 다문화거리 미식투어를 10월까지 운영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중국·일본·인도·태국·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이색 맛집과 디저트 투어는 물론, 다양한 나라의 의상과 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세계문화체험관, 이색적인 식재료를 체험할 수 있는 다문화거리 마켓 체험도 함께 운영된다고 하고 참가비는 1인당 1만 원이어서 8월까지 예약이 마감되었다고 호들갑인데 전혀 호기심이 안 생긴다. 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매체를 통해서 이민근 안산시장은 “앞으로 안산을 내·외국인들이 서로 소통하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다”고 하시는데 내국인 중에 장애인도 포함된 것인지 묻고 싶다. 모두가 즐기는 관광명소가 되어야 한다.

안산시는 다문화거리의 무장애 실태조사를 하기를 바란다. 장애인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 조사단을 만들어서 무장애거리로 조성하기를 희망한다. 시간이 걸린다면 그전에 장애인이 접근가능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

세상은 넓고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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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