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는 이렇게 살았다. / 조 정래
박통의 산업 경제 폭팔로
고급 외제 차에
주말 동남아 골프 관광 여행객이
수천 명씩 떠나는
어마무시하게 풍족한 나라가 되었지만...
불과 반세기 전에는
으로 가난했던 나라입니다.
수출 경제로 얻은 것도 많지만
잃어버린 것도 많습니다.
☆ 지난날 우리들의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1.
학교 가는 길 중간중간 흙길이 조금이라도 좋은 구역은
신발 닳을세라 벗어 들고
맨발로 뛰던 검정 고무신 세대..
2.
책은 보자기에 싸서 어깨 가로 묶음으로 하여
달리면 필통에서 달그락 소리가 났던 몽당연필 세대..
3.
영양 부실로 두상에 마른버짐 꽃을 달고
다리에도 여기저기
헐미 자국을 갖고 살아온 흉터 자국 세대..
4.
춘궁기는 거반 점심을 굶어 하교 길에는...
빼기, 잔대, 개구리 뒷다리,
천방뚝 뽀삐,찔레 순, 우렁이,
메뚜기, 새박우, 뱀딸기, 송구, 고염,
개멀구, 개복숭아,머루, 다래, 참꽃...
하늘 아래 입에 넣을 수 있는것은
샅샅이 뒤져서 다 먹고 다닌 허기진 세대..
5.
학질, 초점, 배앓이, 껄깨이,
지랄병, 천연두, 문둥병, 천식...
궁핍으로 이런저런 병을 겪었지만
바르는 약은 된장이나 개멀구 잎사귀,
먹는 약은 금계랍, 회충약,
그리고 바르는 약은 아까징끼로,
몹쓸 고질병을 겪은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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