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혹은 착오 그리고 동상이몽(同床異夢)
말 많고 탈 많은 정부주도 실버타운 사업 1호
전북 김제시의 하동실버타운(김제시 노인복지주택, 혹은 김제시 노인임대아파트)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으며, 법을 잘 아는 공무원들은 왜 똑같은 오류를 반복했을까?
김제시의 사례를 잘 보면 우리나라에서 "실버타운"이 왜 잘못된 길로 갈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실버타운'이라 했다가 노인아파트, 노인복지주택, 노인주택, 노인전용 임대아파트...계속 명칭이 바뀌다가 결국 다시 '실버타운'이라 하는 김제시 하동 노인복지주택...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실은 실버타운이라 불리는 이 시설이 '노인복지시설'이라는 것입니다.
아파트는 지을 수 없는 부지(자연녹지, 복지시설부지)에 지어진 노인복지시설...
이는 우리나라 실버타운(유료노인주거복지시설) 대부분이 처한 현실입니다.
복지시설부지(개발제한부지)에 지어졌기에 아파트(5층 이상의 공동주택)가 될 수 없고, 아파트가 아니므로 '임대아파트'나 '노인아파트'가 될 수 없음.





처음엔 아주 단순히 그리고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예기치 못한 시행착오가 곳곳에서 발생합니다.

김제시로부터 갑작스럽게 이 '실버타운 사업'을 떠 안은 민간 건설회사는 실버타운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무원과 건설회사 중 누구의 잘못인지는 몰라도 그저 '노인을 위한 임대아파트' 정도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여기서 부터 모든 잘못은 시작됨)
하지만 '실버타운'과 '노인전용임대아파트'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부분을 모두가 간과했던 것입니다.


착각 혹은 착오
공무원들은 법을 집행하면서 누구보다 잘 알수 있는 위치일텐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려다보니(지방자치행정의 무리수) 스스로 법을 위반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땅(부지)"이 "공동주택"을 지을 수 없는 땅-자연녹지이며, 도시계획상 복지시설부지로 이미 정해져 있는 땅-이었기에 처음부터 "아파트"의 건축은 불가능했고 다만 "유료노인복지주택"이 "복지시설"로 분류되어 있음을 알고 유료노인복지주택, 곧 실버타운을 짓기로 합니다. 하지만 실버타운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태생적이 한계가 있는 시설로 극히 일부 부유층 노인을 상대로 영리목적으로 운영해야만 한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습니다.
'유료노인복지시설 곧 실버타운으로서는 사업전망이 전혀 없다'는 현실 앞에서 결국 편법을 쓰게 됩니다.
"공공임대아파트"는 공동주택의 일종으로 복지부 관할의 노인복지시설(노유자시설)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며 주택법을 준수해야만 하는 국토부 관할의 업무임에도 복지시설 부지에 공공임대아파트를 짓는다는 희대의 발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다시 노인복지시설(유료노인복지주택)이 되고 맙니다.
어차피 임대로 운영할 것이므로 '복지시설'이나 '임대 아파트'나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후 많은 건설회사들이 실버타운(노인복지시설)을 '아파트'로 오인하게 하는 등 문제는 생각 이상으로 커져 갑니다.
실버타운과 아파트(공동주택)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이 점을 간과하면 결코 해결책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김제시의 사례가 주는 역설적 교훈
김제시의 사례는 '실버타운(유료노인주거복지시설)은 고령화사회를 대비한 보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라는 사실과 함께 이와는 전혀 다른 방향인 "노인전용임대아파트(식사서비스 같은 필수적인 서비스가 포함된)"가 보다 효율적인 고령사회 노인주거대책임을 김제시는 실패를 통해 역설적으로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이해하기 힘든 점은 1차에 했던 실수(오류)를 2차 사업에서도 똑같이 반복했다는 사실입니다.
1차 사업이나 2차 사업이나 모두 노인임대'아파트'가 아니라 '노인복지주택' 곧 '실버타운'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법을 자세히 뜯어보면 이 곳에 7층 짜리 아파트는 애당초 불가하지만, 7층의 노인복지시설은 도시계획 관련법으로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김제 실버타운은 노인임대아파트가 아니며 일반 아파트로 '분양' 또한 할 수 없습니다.
이토록 '노인임대아파트'가 되고 싶어하는 '김제시 실버타운'... 그렇다면 처음부터 노인을 위한 각종 소프트웨어로 채울 수 있는 '임대아파트' 사업에 눈을 돌렸어야 했습니다.

☞ 2005년 이후 10년 이상 방치되고 있는 김제시 실버타운(2차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