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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기독교 비판. | |
번호 : 13907
글쓴이 :
rwBIG |
조회 : 6 스크랩 : 0 날짜 : 2006.04.15 20:10 |
ㅋ 종교 얘기는 언제나 재밌습니다. 할말이 많으니까요.
특히나 독선을 주장하는 기독교는 씹을 거리가 워낙 많아서 비난의 표적이 되곤 합니다.
기독교를 비난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보여지는 데요.
첫째는 개인적 경험에 의한 신자들(인간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교리'에 대한 비판입니다.
첫번째 것의 좋은 예는 요 밑에 글에도 나와 있듯이 주일날만되면 동네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그리고 그것을 당연한 권리처럼 여기는 무뇌아 같은 교회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또라이 같은 목사들이 성범죄는 물론이고 신자들을 등쳐먹고 각종 사기에 더러운 짓을 일삼는
뉴스라도 날라치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라는 종교에 맹공을 퍼붓습니다.
두번째 것의 예는 일반적인 대다수 교회들이 '성경 말씀'이라며 절대 진리로 주장하고 있는 바를
비판하는 것인데, 가령 "동성애는 하면 안된다."라는 것이라 든가, "자살하면 무조건 지옥에 간다."라는 것에 대해 "동성애가 왜 죄악시되는가?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훼손하는 교리는 집어쳐라!"라고 반박하고 전태일의 예를 들어 진정한 기독교적 삶을 반추하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행위등이 그것입니다
저는 첫번째 것 보다는 두번째 것이 정당한 기독교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것은 종교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이 덜된 사람들'에 대한 윤리적 비판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에 대한 비난은 우리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을 정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종교에 자체에 대한 비판인 것처럼 변용되는 것은 잘못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같은 인간들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인간들을 보고 그 조직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기치는 건 목사 뿐 아니라 신부도 될 수 있고 스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질서도 안 지키는 무뇌아들은 천주교에도 있을 수 있고 불교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비종교인들에게도 있을 수 있구요.
즉, 첫번째 것과 같은 비판은 논리적 근거로서의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허나 두번째 것은 그 성질이 다릅니다.
첫번째 것에 대한 비판은 사실 기독교인이라 할지라도 다들 인정하는 점입니다. 강남의 순복음 교회가 교통질서 훼방하는 또라이 짓을 하는 걸 보면서 "저게 옳다. 저게 예수님의 가르침이다."라고 말하는 미친 기독교신자는 단 한명도 없을 겁니다. 사기치는 목사를 두고 "훌륭하게 예수님 말씀을 따르는 분이다!"라며 칭송하는 사람 또한 없을 겁니다. 하지만, "동성애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 중 하나이다."라거나 "자살을 하더라도 천국에 갈 수 있다."라고 말하는 기독교 신자는 거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윤리(첫번째 것)와 교리(두번째 것)의 차이입니다.
윤리는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도덕 기준입니다. 반면 교리는 그 종교의 신이 정해준 도덕 기준입니다.
윤리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 이성적 판단이 요구되지만, 교리는 그것이 정면으로 거부됩니다.
윤리는 모든 인간에게 통용되는 규범이라 할 수 있지만, 교리는 그 종교의 신을 믿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규범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종교를 비판 할 때 중점을 두어야할 것은 교리에 대한 것입니다.
종교를 비판할 때는 그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덜떨어진 윤리의식에 대한 것인가, 아니면 종교적 교리에 대한 것인가.
윤리의식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종교의 이름'은 거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거론하고자 한다면,
그 종교가 그렇게 덜떨어진 행태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나 교리적인 측면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허접하게 예를 들자면, "강남의 대형 순복음 교회가 매주 교통 민폐를 끼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기독교의 복음주의 때문에 교회 세를 확장해야만 하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민폐를 끼치는 것이다."라는 식의 종교적 가르침에 대한 비판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기독교 신자들이 하는 짓을 보니까 참 꼴불견이더라. 그러니 기독교는 개독교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당한 종교 비판이라 할 수 없습니다.
비판의 목적은 개선입니다.
윤리적 차원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윤리 의식수준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기독교 자체에 대한 개선은 아닙니다. 기독교 자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 비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는 일부 몰지각한(윤리의식이 떨어지는 또라이 같은) 교인들의 행태로 대변되는 것이아니라,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옳다고 믿는 '교리'로써 대변되는 겁니다.
따라서 기독교에 대한 비판은 교리에 대한 비판으로 집중될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기독교 자체의 개선을 위한 비판 즉, 정당한 비판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