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경찰이 브리즈번에서 생후 8개월 사내아이에게 뜨거운 커피를 끼얹은 뒤 국외로 달아난 33세 남성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각국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9일 전했다.
지난달 27일 브리즈번 외곽의 공원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소년은 가족과 피크닉을 즐기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용의자가 다가오더니 소년의 몸에 커피를 끼얹고 뛰어 달아났다. 소년은 얼굴과 무릎에 위중한 화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이다.
퀸즐랜드 경찰은 의도적으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러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33세 남성을 체포하는 영장을 발부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가 사건 엿새 뒤 시드니 공항을 통해 도주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이 용의자 신원을 확인하기 불과 12시간 전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천만다행으로 아기는 응급 처치를 곧바로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비번이었던 간호사가 근처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차가운 물을 끼얹어 화상 부위의 열을 식혔다. 하지만 아기는 상당히 심각한 화상을 입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부모들은 그가 회복하는 데 앞으로 일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범행 동기도 밝혀내지 못했다. 폴 탈튼 형사는 자신이 맡아온 수사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황망한” 사건이라며 경찰은 용의자가 달아난 나라를 알고 그의 이름도 알고 있지만 수사에 어려움을 끼칠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2019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에 반복적으로 입출국했으며 뉴사우스웨일즈주와 빅토리아주에 주소를 갖고 있는 뜨내기 노동자라고 했다.
달튼 형사는 또 용의자가 경찰의 수사 방법을 익히 알고 있어 그를 추적하는 경찰의 감시 기법을 무력화하는 데 능했다고 했다.
아이 부모들은 이날 현지 언론에 용의자가 해외로 탈출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 황망했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떠나 안심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아이 엄마는 "경찰이 그에게 가까이, 아주 가까이 다가가 붙잡을 뻔했던 것처럼 들린다. 이런 사실은 분명 우리 아들의 정의를 찾아주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우리가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호주 ABC 방송에 털어놓았다. 아이 아빠는 아이가 (회복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이긴 하지만 피부 이식 수술을 더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 펀드 미 닷컴의 모금 페이지가 개설돼 지금까지 5만 호주달러(약 1억 3453만원) 이상 모였다고 BBC는 전했다.